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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광고]"머리부터 발끝까지"…'입에 착' 그 노래

  • 2026.04.26(일) 13:00

패러디 열풍 분 동아오츠카 오로나민C 광고송
박카스·비타500이 양분하던 드링크 틈새 공략

그래픽=비즈워치

[그때 그 광고]는 우리나라 식품유통업계의 광고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광고들을 소개하고 그 뒷 이야기들을 펼쳐보는 콘텐츠입니다. 꼴찌 브랜드를 단숨에 1위로 만든 '최고의 광고'부터 잘 나가던 브랜드의 몰락을 불러온 '최악의 광고'까지, '광고의 정석'부터 '광고계의 이단아'까지. 우리의 인상에 남았던 여러 광고 이야기를 나눠 볼 예정입니다. 여러분의 추억의 광고는 뭔가요? 혹시 이 광고 아닌가요.[편집자]

중독송

머리부터 발끝까지 오로나민C~ 오로나민C~ 오로나민C~ 건강하고 활기차게 오로나민C~ 오로나민C~ 오로나민C~ 생기발랄 탄산 드링크 오로나민C

한 번 들으면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노래들이 있습니다. 김광석이 "또 하루 멀어져간다"를 되뇌일 때, 서태지가 "난 알아요"라고 외칠 때 우리는 그 노래를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란 확신을 갖게 됩니다. 제가 이야기한 노래가 아니라도, 누구나 마음 속에 그런 노래 한 곡쯤은 있을 겁니다.

물론 꼭 인생이 담긴 명곡이어야만 잊을 수 없는 건 아닙니다. 단순하고 재미있는, 그런데 무한히 반복되는 멜로디도 우리의 머릿속에 잊지 못할 자국을 남깁니다. 우리는 이런 곡들을 '중독송' 혹은 '수능금지송'이라고 부르곤 하죠. 특히 15초라는 짧은 시간 동안 시청자들에게 인상을 남겨야 하는 TV 광고 시장에선 이 '중독송'의 파급력이 큽니다. 머릿속에 노래가 계속 맴도는데, 그 노래와 제품이 직관적으로 연상된다? 최고의 CM송입니다.

중독적인 CM송의 위력이 어느정도였냐면, 거대 브랜드 두 개가 꽉 잡고 있는 시장에서 노래 하나로 활로를 열었던 제품이 있습니다. 바로 2015년 출시된 동아오츠카의 '오로나민C'입니다. 짧은 광고 영상 내내 요들송을 연상케 하는 "오로나민C~"가 반복되고 전현무의 현란한 댄스까지 더해지면 이보다 더한 중독송이 없습니다. 

실제로 오로나민C는 출시되자마자 광고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출시 첫 해부터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고 유튜브 등에선 오로나민C 광고를 패러디한 영상들이 흘러넘쳤습니다. 10년 전엔 그런 용어가 없었지만 지금으로 치면 '오로나민C 댄스 챌린지'가 열렸던 셈입니다. 심지어 '본국' 일본에서도 한국의 오로나민C 광고를 패러디한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죠.

오로나민C는 한 시대의 아이콘으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라는 가사의 뒷부분이 뭐냐는 질문에 "오로나민C~"라고 대답하면 1020, 포미닛의 "핫이슈"를 말하면 30대, 김종국의 "사랑스러워~"를 외치면 40대 이상이라는 겁니다. 그만큼 젊은 세대 사이에서 오로나민C 광고가 인기였단 얘기입니다.

이게 되네

오로나민C의 국내 출시는 상당한 도전이었습니다. 국내 건강 드링크 시장은 동아제약의 박카스와 광동제약의 비타500이 양분하고 있었죠. 제 3자를 용납하지 않는 견고한 시장입니다. 특히나 오로나민C를 판매하는 동아오츠카의 입장에선 동아제약의 박카스와 경쟁하는 것처럼 보이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었습니다.

동아오츠카는 '박카스'와 대조되는 이미지를 가져가는 것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박카스 하면 생각나는 단어는 '피로회복'이죠. 힘들고 지친 삶 속에서 다시 기운을 내게 해 주는 음료가 박카스입니다. 박카스 광고가 늘 서민들의 소박한 삶을 다루는 것도 이런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서죠.

동아오츠카는 2021년 '맑눈광' 김아영을 오로나민C 모델로 기용했다./사진=동아오츠카

반면 오로나민C는 '생기발랄'을 테마로 잡았습니다. 피로회복과 정반대되는 이미지입니다. 광고 역시 힘듦을 보여주는 게 아닌, 신나고 즐거운 일상을 부각합니다. 회사 주차장에서 춤추는 전현무, 학교 복도에서 춤추는 여학생, 운동장에서 춤추는 축구선수 등 삶이 즐겁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그리고 이런 생기와 활력을 전달하는 데 있어 동아오츠카는 프로 중의 프로입니다. 또다른 생기발랄의 아이콘 '포카리스웨트' 역시 동아오츠카의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오로나민C는 박카스와 비타500에 이은 3위 포지션을 확고하게 굳힙니다. 이쯤되면 동아오츠카를 '생기발랄 전문 기업'이라 불러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오로나민C

동아오츠카는 동아제약과 일본의 오츠카제약이 손잡고 만든 기업입니다. 동아오츠카의 대표 제품인 포카리스웨트 역시 오츠카제약이 1980년에 출시한 이온음료를 동아오츠카가 판매하고 있는 거죠. 오로나민C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역사는 이쪽이 더 오래됐는데요. 무려 1965년에 출시된, 환갑이 넘은 제품입니다. 

오로나민C는 원래 '비타민 드링크'를 콘셉트로 한 제품이었습니다. 1960년대만 해도 비타민은 알약이나 가루약 등으로 섭취해야 했는데, 이를 마시는 드링크로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개발된 게 오로나민C였죠. 실제 오로나민C에는 일일 권장량의 2.2배에 달하는 비타민C(220㎎)가 들어 있습니다. 괜히 이름이 오로나민 'C'가 아닙니다.

오로나민C 하면 다른 음료와 차별화되는 독특한 뚜껑도 인상에 남습니다. 돌려서 따는 스크류캡이 아니라 손잡이를 잡고 들어올리는 방식의 뚜껑인데요. 역사가 오랜 제품인 만큼 옛날 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건가 싶지만 사실은 아닙니다. 

동아오츠카의 오로나민C. 손잡이가 달린 캡이 특징적이다./사진=동아오츠카

원래 오로나민C는 맥주병 같은 크라운 캡을 사용하다가 스크류 캡으로 바꿨는데요. 1985년 일본을 뒤흔든 '파라콰트 살인사건' 때문입니다. 오로나민C의 스크류 캡을 열고 파라콰트를 주입한 뒤 닫고 자판기에 넣는 방식으로 무차별 살인을 저지른 연쇄살인 사건인데요. 파라콰트는 우리나라에서 주로 '그라목손'이라 불리는 맹독성 농약입니다. 

이후 오츠카제약은 지금과 같이 한 번 따면 다시 닫을 수 없는 형태의 캡을 도입합니다. 좋지 않은 일에 연루돼 캡을 바꾸게 됐지만 오히려 지금은 이 캡이 오로나민C를 상징하는 모습이 됐습니다. 또 이런 형태의 캡은 스크류 캡보다 탄산을 더 오래 유지시켜 차별화된 '톡 쏘는 맛'을 살려 주기도 한다고 하니, 전화위복이라 불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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