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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라면도 커스텀 시대"…성수 상륙한 '신라면 분식'

  • 2026.06.12(금) 16:50

스프·면·토핑 골라 사진 넣으면 나만의 라면 완성
해외 한정판 신라면부터 연구원 개발 메뉴까지
농심, 성수동서 브랜드 팬덤 확대 실험 나서

신라면 브랜드 체험 공간 '신라면 분식'/사진=김다이 기자 @neverdie

대한민국에서 가장 '힙한' 골목으로 꼽히는 서울 성수동에 거대한 붉은색 간판이 들어섰다. 익숙한 듯하면서도 어딘가 낯설고 신선한 모습이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한국 대표 라면 '신라면'의 존재감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곳은 농심이 신라면 출시 40주년을 맞아 선보인 국내 첫 대형 안테나숍 '신라면 분식'이다. 페루 마추픽추와 일본 하라주쿠 등 세계 주요 명소를 거치며 글로벌 팬덤을 쌓아온 브랜드 체험 공간이 마침내 한국에 상륙했다. 오는 16일 정식 개장을 앞두고 전 세계 다섯 번째이자, 국내 최초로 문을 여는 성수동 '신라면 분식'을 미리 찾았다.

해외 팝업 역수입

사실 '신라면 분식'은 농심이 해외 명소에서 먼저 선보이며 글로벌 팬덤을 구축해 온 프로젝트다. 농심은 페루 마추픽추, 일본 하라주쿠, 베트남 호찌민, 미국 JFK 공항까지 총 4곳에 신라면 분식을 운영하며 해외 소비자들에게 농심의 라면과 신라면 브랜드를 알려 왔다.

이번 성수점은 해외 성공 사례를 국내로 들여온 일종의 '역수입' 형태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해외 매장과는 차별화된 규모와 콘텐츠를 담고 있다.

기존 해외 신라면 분식은 브랜드를 소개하고 제품을 판매하는 수준에 가까웠다. 반면 성수동 신라면 분식은 신라면의 본고장인 한국에 처음 선보이는 공간인 만큼 체험 요소와 콘텐츠를 대폭 강화했다.

신라면 분식에서 라면 만드는 공정과 신라면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사진=김다이 기자 @neverdie

농심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위해 콘텐츠를 처음부터 새롭게 기획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DIY 라면 체험부터 전용 굿즈, 이색 메뉴까지 해외 매장의 콘텐츠를 그대로 가져온 것은 하나도 없다. 

1층 매장 입구에 들어서면 신라면의 역사와 캐릭터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면 만들기부터 익히기, 튀기기, 스프 투입, 포장까지 이어지는 라면 생산 공정이 직관적인 이미지로 펼쳐진다.

그 끝에 자리한 '갓 만든 라면' 코너에서는 매주 금요일 전날 공장에서 생산된 신라면과 안성탕면, 너구리 등을 판매한다. 유통 과정을 최소화해 가장 신선한 상태의 제품을 선보인다는 취지다.

시중에서 보기 힘든 기획 상품도 눈길을 끈다. 외국인 고객을 겨냥해 한국적인 미를 담아 제작한 '신라면 스페셜 에디션 세트'를 비롯해 브랜드 로고를 활용한 티셔츠와 우산이 준비돼 있다. 특히 '분식' 콘셉트에 맞춘 '라면 토핑 수세미', '분식 반찬 메모지', '김밥 마스킹테이프' 등 위트 있는 굿즈들이 보는 재미를 더한다.

내가 알던 신라면이 아냐 

2층으로 올라가면 신라면 분식의 핵심 콘텐츠가 펼쳐진다. 가장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되는 공간은 '내가 만드는 라면' 코너다. 소비자가 직접 원하는 라면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수요를 반영해 기획했다.

과거 예능 프로그램에서 셀프 라면 제조 콘셉트가 소개된 적은 있지만, 이처럼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춘 형태로 구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심은 이를 위해 전용 설비도 별도로 제작했다.

방문객은 라면 스프 3종과 면 종류, 프레이크 등 총 17개 재료를 원하는 대로 조합할 수 있다. '식품'이라는 본질에 맞춰 '두잇 야미(Do It Yummy)'라는 이름을 붙였다. 즉석에서 촬영한 사진을 전용 패키지에 부착하면 세상에 하나뿐인 완제품 라면이 완성된다.

DIY 라면을 만드는 모습/사진=김다이 기자 @neverdie

체험존 옆에 마련된 'SHIN 키친'에서는 농심 연구진이 SNS 인기 레시피를 바탕으로 개발한 메뉴를 판매한다. 신라면 볶음밥과 신라면 아부라소바, 냉라면, 아사도 삼겹라면 등이 대표적 메뉴다.

특히 이번 매장의 대표 메뉴인 '산라탄탄면'은 연구원들이 성수점만을 위해 새롭게 개발한 오리지널 레시피다. 현장에서 만난 농심 라면 연구원은 "성수동은 외국인 방문객 비중이 높은 지역인 만큼 기존에 없던 색다른 메뉴를 선보이고 싶었다"라며 "신라면 분말스프의 얼큰한 맛에 참기름과 식초, 참깨 드레싱을 더해 산라탕의 새콤함과 탄탄면의 고소한 풍미를 동시에 살렸다"고 설명했다.

바로 옆 'SHIN 월드' 코너에서는 즉석 라면 조리기를 이용해 해외 수출 전용 제품을 직접 끓여 먹을 수 있다. '신라면 똠얌', '신라면 치즈 볶음면', '신라면 김치' 등 국내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제품들이다. 해외 시장에서 변화한 신라면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라면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익숙한듯 새롭게

성수동 신라면 분식은 단순한 팝업스토어와는 결이 다르다. 농심은 이번 공간을 약 6개월간 운영하는 '안테나숍'으로 규정했다. 안테나숍은 소비자 반응과 트렌드를 수집해 제품 개발과 마케팅에 반영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다. 방문객들이 어떤 레시피를 선호하는지, 어떤 굿즈에 관심을 보이는지, 어떤 해외 제품에 호기심을 느끼는지 등을 데이터로 축적하겠다는 구상이다. 

농심이 성수동을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성수동은 패션과 뷰티, 식음료(F&B) 브랜드들이 경쟁적으로 팝업스토어를 열며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실험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젊은 세대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 유입도 꾸준히 늘고 있다.. 

신라면 분식에서 맛볼 수 있는 해외 전용 라면들/사진=김다이 기자 @neverdie

팝업은 내국인과 외국인을 위한 콘텐츠가 모두 반영됐다. 내국인 고객들에게 신라면은 너무나도 익숙한 브랜드다. 그런 익숙함을 넘어서 새로운 레시피를 제공해 신라면의 재발견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또 외국인 고객들에게는 '신라면'이라는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고 신라면 본고장에서 친근한 이미지를 가져가게 하는 것이 목표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은 농심의 대표 브랜드이지만 오랜 시간 축적된 이미지가 강한 제품이기도 하다"며 "이번 성수동 신라면 분식은 그 익숙함 속에서 새로운 경험과 해석을 제안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세대들이 직접 체험하고 맛보고 즐기는 과정을 통해 신라면 브랜드가 더욱 다양한 모습으로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라면 분식은 오는 16일부터 11월 말까지 운영된다. 운영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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