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업계가 글로벌 헤어케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 생활용품 영역으로 인식됐던 헤어케어가 프리미엄 뷰티 카테고리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헤어케어가 뷰티 산업의 핵심 성장축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몸집 키우는 헤어케어
K헤어케어는 최근 가파른 속도로 확대되는 추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두발용 제품류의 누적 수출액은 총 2억3262만달러(3514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30.6% 증가한 수치다. 업계는 이 같은 성장세가 유지될 경우 올해 연간 수출액이 무난하게 6억달러(9075억원)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헤어케어가 인기를 끄는 배경으로는 K뷰티 후광 효과가 꼽힌다. 글로벌 소비자들이 스킨케어와 색조 등 한국 화장품 경험을 통해 신뢰사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헤어케어 제품 선택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K뷰티 성지'로 꼽히는 올리브영의 지난해 헤어케어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대비 200% 증가했다.
여기에 얼굴처럼 두피도 관리해야 한다는 '스칼프케어'와 '글라스 헤어'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도 시장 확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매끄럽고 건강한 머릿결을 연출하기 위한 관리법이 새로운 뷰티 문화로 자리를 잡고 있다. 여기에 다양한 기능성 제품군을 갖췄다는 점 역시 K헤어케어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런 K헤어케어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는 기업 중 하나는 아모레퍼시픽이다. 아모레퍼시픽 헤어케어 사업은 지난해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하며 'K' 브랜드 저력을 입증했다. '미쟝센'과 '려', '라보에이치' 등 헤어케어 3대 축을 현지 대표 유통 채널에 입점시키거나 온라인 채널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넓힌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현재 이들 브랜드는 서구권과 중화권, EMEA 등에 진출한 상태다.
LG생활건강은 북미 시장에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10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를 아우르는 북미 코스트코 오프라인 매장 600여 곳에 '닥터그루트' 제품을 입점시켰다. 덕분에 닥터그루트는 올 1분기 북미에서 전년 대비 세 자릿수 매출 신장률을 달성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올해 3월에는 현지 최대 뷰티 채널인 세포라에도 진출했다.차세대 성장동력
업계에서는 향후 헤어케어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본다. 기존 생활용품을 전문으로 하던 기업뿐 아니라 화장품 브랜드는 물론 헤어케어를 주력으로 하는 신생 브랜드까지 시장에 뛰어드는 곳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기업은 탈모 완화, 두피 안티에이징 등 기능성 제품은 물론 맞춤형 헤어 솔루션, 프리미엄 향 중심 제품군까지 앞다퉈 선보이며 시장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연구개발(R&D) 경쟁도 가속화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최근 세계 최대 규모의 모발 연구 학술대회인 세계모발학회(WCHR)에서 '비타민A 유래 비스테로이드 물질'을 활용해 여성형 탈모를 완화, 모발이 자라기 좋은 두피 환경을 조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솔루션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모발 두께와 모낭 환경 개선을 목표로 개발 중인 신규 소재 '람시딜'에 대한 연구 결과도 공개했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세계모발학회에 참가해 모발 품질을 결정하는 메커니즘과 '헤어 롱제비티' 관련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볼륨 감소와 모발 손상이 단순한 외부 요인의 축적이 아닌 형성 초기 단계의 구조적 특성에 의해 달라질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사후 관리 수준을 넘어 새로운 모발이 형성되는 과정 자체를 고려한 '예방 중심 헤어케어' 접근으로 확장한 셈이다.
또 두피 구조에서 착안한 설계를 바탕으로 핵심 인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펩타이드 원료 '그로우 펩' 개발에 대한 성과도 소개했다. 이번 연구는 모낭과 모발 형성 과정 자체를 연구해 '건강한 모발이 오래 유지되는 조건'을 탐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는 설명이다. 해당 원료는 향후 려의 '루트젠' 라인에 활용될 예정이다.
시장 전망도 밝다. 글로벌 그로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헤어케어 시장 규모는 올해 52억달러(7조8525억원)에서 2026년 55억달러(8조3045억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후 성장세는 더욱 가속화해 오는 2035년에는 98억달러(14조797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CAGR)은 6.6%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소비자는 트리트먼트와 노워시, 에센스, 미스트, 오일 등 세분화된 상품군을 선호하고 영국은 기능성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 미국의 경우 손상모와 탈모 관리 샴푸, 호주는 헤어스타일링 가전 수요가 크다"며 "두피와 모발 관리가 일상적인 자기 관리의 영역 중 하나가 되면서 중장기적으로 K헤어케어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