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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산업, '프리미엄 분식' 도전 접나…사라진 '멜팅피스'

  • 2026.07.30(목) 14:12

하림산업 프리미엄 분식 간편식 '멜팅피스'
론칭 이후 기존 제품 차례로 단종 수순
홈페이지 브랜드 소개에서도 제외

하림산업의 분식 HMR 브랜드 '멜팅피스'/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하림산업의 프리미엄 분식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멜팅피스'가 사업 축소에 나서고 있다. 튀김류와 함박까스 등 대부분의 제품들이 판매를 중단했고 홈페이지에서도 '멜팅피스' 카테고리가 삭제됐다. 사실상 사업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홍국의 '프리미엄' 꿈

멜팅피스는 하림산업이 지난 2023년 론칭한 프리미엄 분식 브랜드다. 튀김과 핫도그 등 대표적인 한국의 길거리 음식들을 셰프 레시피로 재탄생시켜 길거리 음식에 대한 편견을 깨겠다는 의도를 담았다. 특히 튀김류를 떡볶이와 함께 먹는 문화를 반영해 '떡볶이 소스'를 별첨한 게 특징이었다. 

론칭과 함께 많은 제품을 내놓는 하림산업의 전략에 맞춰 멜팅피스 역시 순대튀김·새우튀김 등 튀김 7종과 핫도그 3종, 함박까스 3종 등 총 13종의 다품종 전략을 내세웠다. 하림 측은 멜팅피스 론칭 당시 "길거리 음식은 친근하다는 인식을 바꾸고 시크·힙한 이미지를 입히고 싶다"고 강조했다.

하림산업의 분식 HMR 브랜드 '멜팅피스'/사진=하림산업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프리미엄을 내세운 만큼 가격이 높았던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됐다. 300~500g인 튀김류가 8000~1만2000원대, 90g짜리 함박까스가 7개 들어 있는 630g 함박까스가 1만2000원대로 경쟁 제품군 대비 비싼 편이었다. '이럴 바엔 집 앞 분식집에서 튀김을 사다 먹지'라는 말이 나올 가격대였다.

멜팅피스가 포함된 하림산업의 냉동식품 부문의 매출은 2024년 334억4900만원에서 지난해 401억8100만원으로 20.1% 늘었다. 이 부문에는 하림산업의 대표 제품인 '더미식 만두' 등의 냉동 제품과 '푸디버디', OEM 제품 등이 포함돼 있다. 멜팅피스는 론칭 이후 탄력을 받지 못하고 부진한 실적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멜팅피스는 2023년 론칭 당시 선보인 13종 이후 신제품을 한 차례도 내놓지 못했다. 론칭 후 매달 신제품을 쏟아냈던 더미식, 푸디버디와는 다른 행보다. 오히려 제품군을 차례로 정리했다. 현재 하림산업 공식 몰에서 판매 중인 멜팅피스 제품은 핫도그 3종 뿐이다. 브랜드 안내 역시 더미식과 푸디버디, 라면, 맥시칸만 남아 있다. 사실상 단종 수순을 밟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림산업 홈페이지의 브랜드 소개 페이지. 브랜드 안내 탭에 멜팅피스가 없다./사진=하림산업 홈페이지

하림산업 관계자는 "현재 멜팅피스는 브랜드 운영 방향과 제품 전략 전반에 대한 내부 검토 및 정비를 진행하고 있다"며 "판매 제품 구성과 홈페이지 운영 변경 역시 이러한 운영 정비 과정의 일환이며, 향후 브랜드 및 제품 운영 방향은 내부 검토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히려 좋아?

일각에선 목표에 미치지 못하는 매출 성장세에도 끊임없이 브랜드 확장을 이어갔던 하림산업이 이제 부진한 사업군을 정리하기 시작한 것으로 본다. 하림산업은 그간 핵심 한 두 가지 제품에 역량을 집중하기보다는 경쟁 대기업들에 버금가는 다양한 제품군을 내놓는 '다품종 출시' 방식을 고수해 왔다.

현재 더미식은 현재 라면·즉석밥·냉동만두·냉동밥·요리면·국물요리·밀키트·트레이·냉동반찬·덮밥소스·요리양념 등 10여 개 카테고리에 100여 개 이상의 제품을 운용하고 있다. 푸디버디도 밥과 국, 라면, 핫도그 등 20개가 넘는 제품군을 운영하고 있다. 멜팅피스 역시 론칭과 동시에 13종을 발표했다. 

멜팅피스 제품 리스트/사진=하림산업 홈페이지

'닭고기 가공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없애고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다양한 카테고리에 많은 제품을 선보여 인지도를 단숨에 끌어올리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같은 방식은 양날의 칼이다. 잘 되면 매출이 급성장하며 단숨에 기존 브랜드들과의 경쟁이 가능해지지만 부진하면 큰 폭의 적자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하림산업의 경우 전형적인 후자다. 

그런 만큼 하림산업이 멜팅피스를 정리할 움직임을 보이는 건 오히려 긍정적 시그널로 볼 수 있다. 하림산업이 지금까지의 전략을 수정하고 '잘 팔리는' 브랜드에 집중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미취학 아동을 타깃으로 한 간편식 브랜드 푸디버디, 더미식 만두 등 시장에서 품질을 인정받은 제품들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한다면 반등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 증가세가 기대치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부진한 카테고리를 정리하는 건 당연한 움직임"이라며 "자연스럽게 핵심 제품군 위주로 포트폴리오가 재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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