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제품이 쏟아지는 소비의 시대. 뭐부터 만나볼지 고민되시죠. [슬기로운 소비생활]이 신제품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제품들을 직접 만나보고 가감없는 평가로 소비생활 가이드를 자처합니다. 아직 제품을 만나보기 전이시라면 [슬소생] '추천'을 참고 삼아 '슬기로운 소비생활' 하세요.[편집자]
본 리뷰는 기자가 제품을 네스프레소로부터 제공받아 3주간 사용해 본 후 작성했습니다. 기자의 취향에 따른 주관적인 의견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바꿀 때 됐죠?
우리나라에 '캡슐커피'라는 게 처음 등장한 건 2007년이다. 네스프레소가 처음으로 캡슐 커피 머신을 선보였다. 네스프레소가 처음으로 캡슐 커피 머신을 선보인 게 1986년이니, 국내에도 제법 빠르게 도입된 셈이다. 이후 일리와 라바짜 등 이탈리아 기업들도 캡슐 커피를 만들면서 가정용 커피 시장에 새로운 장르가 안착했다.
국내 캡슐 커피 머신 시장이 도약한 건 코로나19 시기다. 코로나19 직전인 2018년까지 1000억원 선에서 정체했던 캡슐 커피 머신 시장 규모는 2022년 4000억원을 웃돌게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카페에 방문하지 못하게 된 사람들이 집에서라도 '맛있는 커피'를 먹고자 했기 때문이다.
커피 머신 업계에선 머신의 교체 주기를 대략 5~6년으로 본다. 코로나19 당시 처음으로 캡슐 커피 머신을 구입한 사람들의 교체 주기가 돌아오고 있다는 의미다. 2018년 회전 추출 방식을 도입한 네스프레소 버츄오를 출시한 뒤 컬러 배리에이션과 콤팩트 사이즈 머신 등만 내놨던 네스프레소가 모처럼 신규 공법을 적용한 머신을 내놓은 이유다.
네스프레소는 지난달 차세대 버츄오 머신 '버츄오 업'을 국내에 출시했다. 기존 버츄오 모델의 장점인 회전 추출 공법을 통한 풍부한 크레마는 살리되, 실사용 시 불편했던 부분들을 개선한 '업그레이드' 머신이다. 미국과 캐나다에 이어 세 번째 출시 국가로 지정됐다는 점에서 한국 캡슐 커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사실 버츄오 업을 완전히 새로운 모델로 보기는 어렵다. 기존 버츄오 플러스나 버츄오 넥스트와 추출 방식이나 사용되는 캡슐이 완전히 동일하기 때문이다. 기존 모델의 장점은 이어받고 단점을 개선한 2.0 모델이라고 보는 편이 옳다. 모델명을 '버츄오 업'으로 정한 것 역시 기존 버츄오를 '업그레이드'했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버츄오가 처음 출시됐을 때처럼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머신을 기대해선 안 된다는 이야기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버츄오 업은 잘 만든 업그레이드 기기다. 기존 제품에서 제기됐던 단점들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 하지만 '기변'을 고민하는 기존 머신 이용자들에겐 겉으로 보기에 큰 변화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 이번 '버츄오 업'은 6년 넘게 '버츄오 넥스트'를 이용했던 기자의 마음을 바꿔놓을 수 있을까. [슬기로운 소비 생활]에서 비교해 보기로 했다.
작지만 큰 변화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당연히 '외관'이다. 우선 덩치가 작아졌다. 전면부 폭이 120㎜에 불과해 142㎜인 버츄오 넥스트는 물론 콤팩트 모델인 버츄오 팝(136㎜)보다도 슬림하다. 물통은 머신을 놓는 위치에 따라 뒤로 돌려 놓거나 옆으로 뺄 수 있다.
오랫동안 사용하다 보면 커피 얼룩이 잘 생기는 트레이와 컵 서포트를 플라스틱이 아닌 스틸 소재로 처리한 것도 만족스럽다. 청소가 간편해진 건 물론 전체적으로 제품이 훨씬 고급스러워 보이는 효과가 있다.
공간이 좁은 곳에서 사용 시 불편했던 캡슐 처리 방식도 변화했다. 머신 옆을 여는 방식이 아닌 컵 서포트가 위치한 전면부를 당겨 앞으로 꺼내면 된다. 캡슐 커피 머신 옆에 다른 주방기기를 두는 식으로 공간을 활용했던 소비자에게 매우 유용하다.
무엇보다 이 기기의 가장 큰 변화점은 예열 시간이다. 기존 버츄오 모델들은 전원을 켠 뒤 물을 예열하고 커피를 내리기까지 평균 30초 안팎이 소요됐다. 하지만 버츄오 업의 경우 전원을 켜고 캡슐을 넣은 뒤 버튼을 누르면 3초 만에 예열이 완료된다.
커피 한 잔 내리는 데 3초나 30초나 별다를게 있을까 싶지만, 체감으로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변화였다. 특히 출근 준비로 바쁜 아침에 커피를 내릴 때, 버튼을 누르고 언제 추출이 시작되나 기다리는 것과 버튼을 누르자마자 추출이 시작되는 건 '27초' 이상의 차이가 있다.
이런 '소소한 만족감'이 버츄오 업의 핵심이다. 그간 같은 버튼을 여러 번 클릭해야 했던 머신 클리닝 역시 별도 버튼을 탑재해 간편하게 실행할 수 있게 했고 추출량을 줄여 진한 커피를 내리는 '아이스&라테' 기능도 전용 버튼을 도입했다. 기존 버츄오 캡슐의 레시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앱을 연동해 추출 온도와 물 용량 등을 세팅할 수 있는 '나만의 커피 레시피' 기능도 있다.
출시 초 SNS나 블로그 등에서 가장 많이 지적되는 단점은 추출한 캡슐에서 흐르는 잔수였다. 기존 모델들처럼 캡슐을 눕혀 사용하는 게 아닌, 세워서 넣는 방식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추출 후 바로 캡슐을 보관통에 떨어뜨리면 캡슐에 고여 있던 커피 잔수가 흘러내리거나 튀는 현상이 나타났다.
다만 추출이 완료된 후 바로 레버를 올려 캡슐을 낙하시키는 게 아닌,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낙하시키면 이런 현상이 감소했다. 캡슐 안의 잔수가 마른 뒤 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적으로는 크게 불편한 부분은 아니었지만, 다음 버전에서 개선될 필요는 있다. 그래도, 기존 모델을 5년 이상 사용했다면 고민할 필요가 없다. 지금이 교체할 시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