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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갑자기?'…패션업계, 자전거에 꽂힌 까닭은

  • 2026.07.23(목) 07:20

의류·자전거 간 '계절 시너지' 확보
이상기후에 소비 트렌드 변화 대응
패션 넘어 라이프스타일 기업 도약

/그래픽=비즈워치

국내 패션업계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전거 사업'을 선택하고 있다. 단순히 사업을 다각화하는 차원을 넘어 의류 중심 기업에서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려는 전략이다. 특히 계절에 따라 실적 변동이 큰 의류 산업의 특성을 보완하고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전거 사업의 가치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상호보완

최근 패션 기업들은 '무엇을 입느냐'에서 '어떤 삶을 즐기느냐'로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주목하고 있다. 의류와 신발, 가방 등 전통적인 패션 제품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스포츠와 레저, 여행, 모빌리티를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자전거는 이 같은 전략과 가장 잘 맞아 떨어지는 사업군 중 하나로 평가 받는다.

/그래픽=비즈워치

대표적인 사례가 노스페이스를 전개하는 영원무역이다. 영원무역은 지난 2015년 스위스 프리미엄 자전거 브랜드 '스캇'의 경영권을 인수하며 자전거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후 영원무역은 스캇을 핵심 사업 축으로 육성,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의 약 28%를 차지하는 주요 사업 부문으로 키워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을 전개하는 더네이쳐홀딩스는 오는 9월부터 5년 간 영국 프리미엄 자전거 브랜드 '브롬톤'의 국내 총판을 맡을 예정이다. 브롬톤은 3단 접이식 구조에 따른 휴대성과 뛰어난 내구성 등을 앞세운 '친환경 모빌리티'로 인식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자전거 마니아와 도시형 라이더를 중심으로 높은 충성도를 확보하고 있다.

/사진=더네이쳐홀딩스

이들 기업이 자전거 사업을 주목하는 이유는 사업 간 서로 다른 계절성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영원무역과 더네이쳐홀딩스가 주력하고 있는 아웃도어 의류는 가을과 겨울 시즌에 판매 비중이 높다. 이와 달리 자전거는 봄을 앞둔 1분기부터 여름이 다가오기 전인 2분기까지 수요가 집중된다. 라이딩 활동이 활발한 시기와 아웃도어 판매 시기가 겹치지 않는 셈이다.

이는 기업 입장에서 실적 변동성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연중 안정적인 매출 흐름을 만드는 것은 기업의 수익성과 재고 관리 측면에서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여기에 재고 관리와 생산 계획도 보다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이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만으로도 경영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시너지 낸다

이상기후가 일상화되고 있는 점도 자전거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는 배경 중 하나다. 과거에는 겨울철 한파가 길어 패딩과 같은 아웃도어를 판매할 기간이 충분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겨울이 늦게 시작되고 일찍 끝나는 경우가 많아 판매 기간 자체가 짧아지고 있다. 기온 변화는 소비자 구매 패턴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기업들의 상품 기획부터 생산 일정, 재고 운영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

실제로 패션업계에서는 예상보다 따뜻한 겨울로 방한 의류의 재고 부담이 커지거나 갑작스러운 한파로 공급이 부족해지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특정 계절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수록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따라 계절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거나 성수기가 다른 사업을 확보해 위험을 분산하겠다는 생각이다.

자전거가 기존 고객층과의 연계 효과가 크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아웃도어 브랜드의 주요 소비자는 등산과 캠핑, 트레킹, 러닝 등 다양한 야외활동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건강한 라이프스타일과 친환경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 자전거 구매로 자연스럽게 연결될 가능성도 크다는 평가다.

/사진=스캇스포츠코리아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국내 자전거 시장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급성장한 이후 수요가 다소 안정세에 접어든 상태다. 또 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고가의 자전거 구매가 감소하는 추세다. 해외 유명 브랜드와 국내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브랜드를 들여오고 운영하는 것만으로는 차별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

이에 따라 업계는 종합적인 고객 경험이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가진 경쟁력과 함께 애프터서비스(AS), 정비 서비스, 라이딩 문화 조성, 커뮤니티 운영 등을 강화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단기적인 판매 확대에 치중하기보다 브랜드 충성도를 끌어올리는 전략이 핵심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은 제품 하나를 구매하더라도 자신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제안하는 브랜드를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자전거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과 라이프스타일 전략을 함께 구현할 수 있는 사업인 만큼 성장 잠재력이 큰 분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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