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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타이펙스]⑥농심·삼양, 태국서 벌어진 'K라면' 대결

  • 2026.05.27(수) 14:17

2026 타이펙스 아누가
농심·삼양 현지화 경쟁
태국 입맛 잡은 '매운 한국맛'

타이펙스 아누가 2026에 설치된 농심 부스 전경/사진=김다이 기자 @neverdie

태국이 'K라면'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K드라마와 K팝으로 시작된 한류 열풍이 K푸드 소비로 번지면서 한국 라면이 현지 간편식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식 면류 제품은 태국 라면 수입 시장에서 약 69%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며 현지 간편식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매운맛을 선호하는 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농심 '신라면'과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한국식 매운맛'의 상징으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 라면업계의 동남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26일 태국 방콕 임팩트 전시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타이펙스-아누가 2026' 현장은 개장 직후부터 글로벌 바이어들과 현지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K라면 대표 주자인 농심과 삼양식품은 각각 브랜드의 정체성을 살린 대형 단독 부스를 마련하고 현장감 넘치는 마케팅으로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태국에 뜬 '신라면 분식'

농심은 바이어와 관람객의 동선이 집중되는 8홀 메인 출입구 맞은편에 대형 단독 부스를 꾸몄다. 지난해 독일 아누가 박람회에 이은 두 번째 단독 부스 참가다. 농심은 신라면의 글로벌 슬로건인 'Spicy Happiness In Noodles(라면이 전하는 매콤한 행복)'를 전면에 내세웠다.

관람객 동선 한가운데 배치된 만큼 현장 유입도 활발했다. 가장 붐빈 공간은 단연 부스 입구에 마련된 '신라면 분식' 테마의 시식존이었다. 현장에는 즉석조리기로 갓 끓여낸 신라면과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신라면 툼바', '신라면 김치볶음면'의 매콤한 냄새가 진동했다.

농심 부스 입구에는 라면을 맛보기 위해 대기 줄이 끝없이 이어졌다. 외국인 관람객들은 매운맛에 땀을 흘리면서도 연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일부 관람객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컵을 들고 국물까지 시원하게 비워냈다.

이날 시식 테이블의 주인공은 국물 없는 '볶음면' 라인업이었다. 심규철 농심 글로벌마케팅부문장은 "태국은 날씨가 덥다 보니 전통적으로 국물보다 볶음면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이러한 시장 특성에 맞춰 최근 신라면 브랜드를 볶음면 카테고리로 적극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스 방문객들이 농심 라면 3종을 먹고 있는 모습./사진=김다이 기자 @neverdie

이어 "한국의 문화와 소재를 살린 '신라면 김치볶음면'과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신라면 툼바'를 주력으로 내세웠다"며 "신라면이 한국의 문화를 대표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스 내부에서는 신라면을 비롯해 짜파게티, 너구리, 안성탕면 등 농심의 대표 라인업이 진열돼 K라면의 헤리티지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특히 태국 현지에서 익숙한 똠얌 풍미를 접목한 제품들이 눈에 띄었다. 농심은 앞서 태국의 전설적인 미슐랭 셰프 '쩨파이(Jay Fai)'와 협업해 현지 향신료를 가미한 '신라면 똠얌'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는 한국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하되 현지 문화에 유연하게 스며드는 농심의 전략 중 하나다. 김준태 농심 아시아영업본부장은 "신라면이 진짜 지켜야 할 '한국의 매운맛', '프리미엄 품질', '한국의 식문화'는 절대로 타협하지 않는다"면서 "이 단단한 본질 위에 '신라면 똠얌'처럼 현지의 맛을 영리하게 입히는 변화를 추진하며 글로컬 전략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고 밝혔다.

셀프 포토존과 굿즈 공간도 마련됐다. 관람객들은 신라면 캐릭터 소품을 들고 사진을 찍거나 한정 굿즈를 받기 위해 줄을 서며 활기찬 축제 분위기를 즐겼다. 현지 바이어들은 농심이 단순히 제품 전시보다 '한국식 매운맛 경험' 자체를 공간으로 구현해 낸 것에 대해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불닭 세계관 확장

삼양식품도 맞불을 놨다. 삼양식품은 '삼양 크레이브 랩(SAMYANG CRAVE LAB, 완전히 빠져들어서 먹는 맛)' 콘셉트의 체험형 부스를 선보였다. '빠져들 듯 먹는 맛'을 강조하기 위해 '불닭'과 글로벌 타깃 브랜드인 '맵(MEP)', '탱글(Tangle)' 브랜드를 각각 독립된 공간으로 구성했다.

현장에는 크레이브 랩 로고 볼펜과 장바구니 키링, 탱글 캐릭터 굿즈 등이 전시됐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서만 받을 수 있는 한정 굿즈와 신규 캐릭터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스 안쪽으로 들어가면 거대한 용기면 3개를 쌓아 올린 이색 포토존이 눈에 띈다. 부스 곳곳에는 QR코드와 디지털 스탬프 미션도 배치됐다. 제품 설명을 듣고 퀴즈를 맞히거나 SNS 인증 이벤트에 참여하면 한정 굿즈를 받을 수 있다.

시식존도 쉴 틈 없이 운영됐다. 오전에는 불닭볶음면 시식이 진행됐고 이후에는 맵과 탱글 제품, 불닭소스를 활용한 메뉴까지 시간대별로 다른 메뉴가 제공됐다. 용기면을 층층이 쌓아 만든 포토존 주변에는 관람객들이 몰려 사진을 찍고 라면을 맛봤다.

타이펙스 2026에 마련된 삼양식품 부스에서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사람들/사진=김다이 기자 @neverdie

삼양식품은 이번 행사에서 불닭뿐 아니라 신규 브랜드인 맵과 탱글 홍보에도 힘을 줬다. 맵은 동남아 현지 입맛을 반영한 브랜드다. 이번 행사에서는 '고추장 팟차'와 '코리안 칠리 크랩' 등 태국 맞춤형 신제품을 전면에 배치했다. 태국식 게요리와 한국식 매운맛을 결합한 제품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태국 소비자들은 매운맛에 대한 거부감이 적고 향신료 문화에도 익숙하다"며 "한때는 가장 매운 제품인 '핵불닭볶음면'이 현지 인기 상위권에 오를 정도"라고 말했다. 또 "맵은 태국을 시작으로 동남아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세븐일레븐과 로터스, 빅씨, 탑스 등 태국 주요 유통채널에 입점을 완료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삼양식품은 태국을 동남아 핵심 시장으로 보고 있다. 동남아는 미국 다음으로 큰 해외 시장이다. 특히 태국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를 핵심 국가로 꼽는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태국 시장은 삼양 내부에서도 주요 전략 시장으로 보고 있다"며 "단순히 수입 브랜드 1위를 넘어 태국 시장 내 강자로 자리 잡기 위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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