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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SSG닷컴, '2시간 실험'에 나선 진짜 이유는

  • 2026.07.10(금) 07:40

이마트 양재·하남점서 '2시간 배송' 시범 운영
퀵커머스 세분화…대용량 장보기 정조준
새벽배송 막힌 PP센터, 낮 시간 가동률로 승부수

그래픽=비즈워치

SSG닷컴이 '2시간 내 배송'이라는 새로운 퀵커머스 카드를 꺼냈습니다. 이미 1시간 내 배송 서비스인 '바로퀵'을 운영하고 있는데도 이보다 '느린' 서비스를 추가로 신설한 건데요. 현재 퀵커머스 시장이 '1시간 배송'을 기본값으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2시간 배송'을 내세운 것은 '대용량 장보기 수요'를 잡기 위해서 입니다. 

더 많이 더 빨리

SSG닷컴은 지난 9일부터 이마트 양재점과 하남점 인근 지역 고객을 대상으로 2시간 내 배송 서비스 시범 운영에 돌입했습니다. 오후 8시까지 주문하면 결제 시점을 기준으로 2시간 안에 배송이 완료되는 서비스인데요.

현재 쓱배송은 주간배송·새벽배송·트레이더스배송으로 나뉩니다. 이 중 주간배송은 지역에 따라 2개에서 5개 구간으로 시간을 나눠 '예약배송'의 형태로 운영됩니다. 시간대가 가장 세분화된 지역은 오전 10시~오후 2시, 오후 6시30분~오후 11시30분 등 배송 구간 하나가 4~5시간에 달합니다. 이는 고객이 원하는 시간대를 선택해 주문해도 4시간에서 5시간 정도 기다려야 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반면 2시간 배송은 이 배송 시간을 2시간 단위로 좁힌 서비스입니다. 주문 시점을 기준으로 2시간 안에 배송을 완료해주는데요. 고객이 원하는 경우 2시간 배송이 아니라 기존 예약배송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SSG닷컴은 다음달 서울 주요 지역에 이어 오는 9월에는 전국으로 서비스를 넓힌다는 계획입니다. 연말까지 50여 개 점포에서 이 서비스를 운영한다는 목표죠.

사진=SSG닷컴

SSG닷컴은 이미 1시간 내 배송인 바로퀵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는데요. 그런데도 더 느린 '2시간' 배송을 새롭게 제시한 건 대용량 장보기 수요 때문입니다. 이를 퀵커머스로 끌어오려는 것이 이번 전략의 핵심입니다.

기존 바로퀵은 일반 퀵커머스와 마찬가지로 오토바이 등의 이륜차로 상품을 나릅니다. 이륜차는 기동성이 좋아 이마트 반경 3㎞ 안에서 1시간 안팎으로 신속하게 배송할 수 있습니다. 반면 한 대가 실을 수 있는 적재량에 물리적인 제약이 따릅니다. 이 때문에 바로퀵은 소량 상품 위주로 운영될 수밖에 없습니다. 1~2인 가구가 주로 이런 퀵커머스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대형마트의 주력 매출원인 3~4인 가족 단위 고객의 대용량 장보기에는 이륜차 배송이 적합하지 않습니다. SSG닷컴의 2시간 배송은 바로 이 공백을 공략하기 위한 것인데요. 이륜차로 감당하기 어려운 무거운 제품까지 쓱배송의 사륜 배송 차량을 활용해 즉시 배송으로 소화하겠다는 전략입니다.

더 다양하게

실제로 대용량 장보기 수요는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다른 퀵커머스 경쟁사들도 상품 구색을 넓히며 장보기 영역 확장에 나섰습니다. 현재 퀵커머스 시장 1위인 배달의민족 B마트는 당초 1~2인 가구를 겨냥한 소포장 상품 중심의 초소량 배달을 표방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용량 휴지나 계란 30구 같은 상품까지 품목을 다변화하며 3~4인 가구 장보기 수요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일부 사륜차 배송도 병행하고 있죠. 소용량 장보기뿐만 아니라 대용량 장보기를 원하는 니즈가 커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2시간 배송은 퀵커머스 서비스를 더 세분화하는 전략이기도 합니다. SSG닷컴이 퀵커머스 서비스를 확대하는 이유는 실제로 수요를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SSG닷컴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간 바로퀵 매출은 올해 1월 대비 197% 증가했습니다.

사진=SSG닷컴

SSG닷컴 관계자는 "필요한 상품을 원하는 시점에 받아보려는 온디맨드 장보기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변화하는 소비 패턴에 맞춰 배송 서비스를 세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SSG닷컴의 2시간 배송은 사륜차를 활용하기 때문에 일반 퀵커머스와 비교해 취급 상품 수가 훨씬 많다는 점도 강점입니다. 일반적으로 이마트 점포 한 곳이 취급하는 상품 수는 평균 15만개에 이릅니다.

반면 기존 바로퀵으로 배송할 수 있는 상품은 1만여 종에 불과해 이마트 상품 전체를 배송하지 못했습니다. B마트가 취급하는 2만여 종과 비교해도 이마트 매장의 품목 수는 우위를 점합니다. 2시간 배송 도입으로 더 많은 상품을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겁니다.

이번 SSG닷컴의 2시간 배송을 통해 이마트 오프라인 점포는 진정한 의미의 즉시 배송 기지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간 이마트는 전국 160여 곳에 이르는 점포를 PP센터로 활용해 물류 거점 역할을 맡겨 왔는데요. 이번 2시간 배송을 통해 이마트 상품 대부분을 더 신속하게 배송할 수 있게 되면서 오프라인 점포를 물류 기지로 활용하겠다는 이마트의 전략이 본격화할 전망입니다.

규제의 벽

SSG닷컴이 지난해 바로퀵에 이어 올해 2시간 배송까지 연달아 도입한 것은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규제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현재 SSG닷컴 배송망은 자체 온라인 물류센터인 '네오'와 이마트 점포를 활용하는 'PP센터' 두 곳으로 나뉩니다.  PP센터는 대형마트 점포이기 때문에 현재 새벽배송이 불가능합니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 때문입니다.

2012년 도입된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마트의 영업을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제한하고 월 2회 의무휴업을 규정합니다. 이 탓에 이마트 점포 내에 위치한 PP센터 역시 해당 시간대에는 가동할 수 없습니다.

사진=SSG닷컴

새벽 시간대를 온전히 활용할 수 없는 조건에서 SSG닷컴이 택할 수 있는 것은 낮 시간대에 PP센터의 가동률을 더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바로퀵과 2시간 배송 모두 가동률을 높이는 전략인 셈이죠.

최근 정치권에서는 유통산업발전법 완화 논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만약 실제 개정으로 이어진다면 SSG닷컴의 배송 전략도 새 국면을 맞을 수 있습니다. PP센터가 새벽 시간대에도 가동할 수 있게 되면 바로퀵과 2시간 배송으로 쌓아온 낮 시간대 운영 노하우를 새벽배송에도 그대로 확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아직 3위에 머물러 있는 SSG닷컴이 배송 전략을 발판 삼아 반등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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