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논란
한 때 성공했던 방식을 버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평범한 사람들도 그렇지만 그 방식으로 거대한 성공을 맛본 이들은 더 그렇죠. 자신에게 부와 명예를 가져다 준 방정식을 반복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실패를 겪더라도 쉽게 노선을 바꿀 수 없습니다. 요인을 다른 데서 찾기 마련입니다.
국내 최대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인 더본코리아를 일군 백종원 대표가 유튜브로 돌아온 것도 이와 같습니다. 더본코리아는 백 대표의 방송 출연과 유튜브 없이는 지속되기 어려운 사업입니다. 백 대표가 '프로 사업가'로서의 매력을 영상 매체를 통해 보여 주고, 이를 본 사람들이 가맹 사업에 뛰어들어야 이 사업이 돌아갑니다.
이 때문에 백 대표는 지난 5월 법적 이슈에서 벗어났다고 판단되자마자 유튜브에 복귀했습니다. 당연히 유튜브 댓글창은 백 대표의 복귀를 반기는 '친백파'와 백 대표를 비판하는 '반백파'로 나뉘어 진흙탕 싸움 중이지만요.
복귀 성공 여부를 가리는 첫 번째 가늠자인 조회수는 복귀 후 첫 영상이 38만회를 돌파한 데 이어 나머지 영상들도 10만회 안팎을 기록 중입니다. 백 대표의 레시피 영상은 시간이 지난 뒤에도 꾸준히 클릭되는 타입인 만큼 나쁘지 않은 결과라고 봐야 할 겁니다.
문제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또다시 백 대표를 둘러싼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는 겁니다. 바로 '대패 삼겹살' 논란입니다. 백 대표와 각을 세우고 있는 김재환 PD가 제기했던 논란이 법정 싸움으로까지 번졌고, 최근 법원이 "백 대표는 대패삼겹살의 원조가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SNS를 중심으로 다시 한 번 이슈몰이가 되고 있습니다.
대패삼겹살이 왜
대패삼겹살 논란은 백 대표가 방송에서 "대패삼겹살을 내가 개발했다"고 말한 데서 시작됩니다. 백 대표는 과거 방송을 통해 육절기를 구입하려다가 실수로 햄 슬라이서를 구매했고, 이를 이용해 냉동 삼겹살을 썰었더니 대패로 민 것처럼 돌돌 말려 나온 데서 착안해 '대패삼겹살'이라는 메뉴를 개발했다고 설명했었습니다. 백 대표는 한 방송에서 "원래대로면 그 메뉴(대패삼겹살) 쓰면 안 된다"며 "제가 다 (소송을) 걸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죠.
하지만 이 주장은 당시에도 많은 반박 주장이 있었습니다. 백 대표가 대패삼겹살을 개발한 1993년 이전에 대패삼겹살을 먹었다거나 파는 곳을 봤다는 증언들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백 대표를 꾸준히 비판해 온 김PD는 '대패로드'라는 콘텐츠를 통해 1980년대부터 비슷한 메뉴를 팔아 왔던 식당들을 취재하고, 햄 슬라이서를 구매해 냉동 삼겹살을 직접 썰어보기도 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으레 있을 법한 이야기입니다. 방송인이자 사업가의 과장 섞인 PR이 입방아에 오른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본코리아의 한 가맹점주가 김PD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며 '대패삼겹살' 논란은 법원으로 향합니다. 김PD의 주장이 허위 의혹인지 '팩트'인지를 재판으로 가리게 된 겁니다.
결과는 아시다시피 김PD의 승리로 나왔습니다. 재판부는 대패삼겹살이 1980년대 부산 지역에서 이미 유행한 음식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둥글게 말린 특유의 형태 역시 냉동 삼겹살을 육절기로 썰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모양인 만큼 백 대표의 독창적인 음식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부메랑 된 말
이번 대패삼겹살 논란은 그간의 다른 논란들과 궤가 다릅니다. 백 대표가 본인이 해당 메뉴를 개발했다는 이야기를 방송에서 수차례 했고 그 영상들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백 대표가 주주총회에서 이야기했던 "수많은 억지 민원과 고발"로 보기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백 대표 입장에선 방송에서 할 법한 과장 섞인 자기 자랑이라고 항변할 지도 모릅니다. 백 대표가 '대패삼겹살' 상표권을 갖고 있는 건 '팩트'고 이를 특허라고 표현한 것 역시 상표등록을 특허청에서 맡기 때문에 잘못 말한 것이라고 할 수도 있죠. 실제로 많은 기업이나 기업인들이 상표권을 '특허'라고 표현하곤 합니다.
하지만 백 대표가 대패삼겹살을 '개발'했다는 잘못된 정보를 이야기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처음 논란이 됐던 2018년에 이 점을 확실히 사과하고 넘어갔다면 지금 이 일이 또다시 파묘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는 요점을 비켜간 해명으로 일관했었죠. 결국 과거는 부메랑이 돼 돌아왔습니다.
백 대표는 유명 방송인인 동시에 사업가입니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안고 가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방송인은 특성상 구설수가 생기기 쉽고, 사업가는 그 구설수가 가장 위험한 직업이기 때문입니다.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는 이 위험한 공존을 성공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까요. 아니면 또다른 '과거의 백종원'이 현재의 더본코리아를 흔들게 될까요. 모두 백 대표에게 달린 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