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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소생]농심 육포깡 vs 오리온 지지미…'안주용 과자' 승자는

  • 2026.07.09(목) 16:49

농심과 오리온, 각각 육포깡·지지미 출시
기존 음식을 모사한 제품·인기 술안주 공통점
스낵으로서보다 저렴한 술안주로 인기 예상

농심 육포깡(위)과 오리온 지지미 2종(아래)/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제품이 쏟아지는 소비의 시대. 뭐부터 만나볼지 고민되시죠. [슬기로운 소비생활]이 신제품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제품들을 직접 만나보고 가감없는 평가로 소비생활 가이드를 자처합니다. 아직 제품을 만나보기 전이시라면 [슬소생] '추천'을 참고 삼아 '슬기로운 소비생활' 하세요.[편집자]

*본 리뷰는 기자가 육포깡은 직접 구매, 지지미 2종은 오리온으로부터 제공받아 시식한 후 작성했습니다. 기자의 취향에 따른 주관적인 의견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가난한 자의 술안주

주머니에 몇천원밖에 없던 20대 초반,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가 안주가 부족하면 새우깡을 샀다. 800원짜리 과자 한 봉지면 술 몇 병이 금세 넘어갔다. 안주로 치면 이렇게 가성비 좋은 안주가 없었다. 가격도 저렴한데 양도 많고 하나씩 집어먹기도 편했다.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도 과자 안주는 소박함의 상징이었다. 서민의 일상을 그릴 때 빠질 수 없는 게 편의점 테이블에 앉아 소주 한 병과 새우깡 혹은 오징어땅콩을 집어 먹는 장면이다. 가끔은 생라면을 부숴 먹기도 하지만 그 역시 이 경우엔 '과자'로 불리는 게 맞다.

새우깡은 '없는 자'의 술안주였다./그래픽=비즈워치

아무튼 과자는 늘 술과 잘 어울리는 안주였다. 밀가루나 감자, 옥수수를 튀기거나 굽는다. 거기에 소금 혹은 시즈닝으로 간을 한다. 바삭한 식감에 짭쪼롬한 맛. 아이들의 간식이라는 편견을 걷어내고 보면 어울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 

요즘처럼 불황이 화두인 시대에는 더 말할 것도 없다. 갈수록 술을 덜 먹는 시대라지만 술 한 잔이 필요한 시간은 언제나 있고, 그럴 때 어떤 안주와 함께 하느냐는 늘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치킨 한 마리를 시키려고 해도 3만원이 필요한 요즘 내키는대로, 떠오르는대로 안주를 주문하기도 어렵다.

이런 마음을 알아챈 걸까. 국내 대표 제과 기업인 오리온과 농심이 올 여름을 맞아 나란히 '안주하기 딱 좋은' 스낵을 내놨다. 바로 농심 육포깡과 오리온 지지미다. 각각 육포와 전을 모티브로 한 과자다. 대표적인 술안주인 육포와 전이 과자가 된다면 어떨까. 술안주로도 제격일까. 이번 [슬기로운 소비 생활]에서 알아보기로 했다.

어디까지 비슷할까

농심은 지난달 초 신제품 스낵 '육포깡'을 출시했다. 지난 2023년 6월 출시한 '먹태깡' 이후 3년여 만에 내놓은 신제품 '깡' 라인업이다. 앞선 먹태깡이 대표적인 맥주 안주인 먹태를 모티브로 만들어 성공한 데 이어 이번에도 또다른 맥주 안주 '육포'를 콘셉트로 잡았다. 

'술안주맛 과자'의 가능성을 열어 준 농심 '먹태깡'/사진=농심

앞서 출시된 먹태깡은 대성공이었다. 출시 초 '대란'이 벌어졌다. 소매가 1700원인 과자가 중고거래앱에서 50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편의점 앱 이용률도 치솟았다. 먹태깡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재고 확인을 하기 위해 앱을 설치했다는 방증이다. 농심은 먹태깡의 인기에 힘입어 먹태깡 컵라면까지 출시했다. 경쟁사들은 잇따라 비슷한 '건어물맛 과자'를 내놨다. 먹태깡은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 5000만봉을 돌파했다.

그 먹태깡의 배턴을 이어받은 육포깡은 진한 소고기 풍미에 고추와 후추를 더해 매콤한 맛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육포 분말은 0.1%로 체면치레만 했지만 육포 시즈닝으로 육포 특유의 감칠맛은 살렸다. 육포의 향은 유지하면서 스낵의 바삭한 식감을 살렸는 설명이다. 출시 첫 주 100만봉이 팔리며 일단 기선 제압엔 성공했다.

농심 육포깡(왼쪽)과 오리온 지지미 2종(가운데, 오른쪽)/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오리온도 지난달 말 '안주 과자' 신제품을 내놨다. '지지미 부추전맛·김치전맛' 2종이다. 지지미는 부침개나 전을 뜻하는 '지짐이'를 변형한 제품명이다. 'K피자' 부침개를 스낵 형태로 재탄생시켰다. 부침개 특유의 맛과 식감을 그대로 구현하기 위해 원물을 넣고 얇게 부쳐낸 형태로 만들었다.

지지미 부추전맛은 실제 부추를 넣었다. 부추 플레이크가 1.8% 함유됐다. 제품에도 부추 원물이 콕콕 박혀 있는 게 보인다. 김치전맛 역시 김치 플레이크가 2.0% 들어 있다. 두 제품 모두 밀가루가 아닌 감자전분이 제 1원료다. 부침개 특유의 바삭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을 살리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패키지에는 한복을 입은 남녀가 부침개를 먹는 모습을 익살스럽게 그렸다. K푸드 열풍에 힘입어 K피자와 K스낵을 접목한 '지지미'로 글로벌 시장 소비자를 공략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맥주냐 막걸리냐

육포깡을 맛보고 난 뒤 '국내 스낵 시장의 기술력이 여기까지 왔구나'라는 감탄이 절로 들었다. 과자로서 맛이 있고 없고를 평가하기 이전에, 과자에서 정말 '육포의 향'이 느껴진다. 바삭한 식감이 아니었다면 진짜 육포라고 생각할 만도 하다. 육포 시즈닝과 소고기풍미분말, 후추분말, 마늘분말, 양파향의 조합으로 그럴 듯한 육포의 '느낌'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맛 자체도 괜찮다. 단 맛이 도드라지게 느껴져 많이 먹으면 다소 물리는 경향이 있던 먹태깡과 달리 육포깡은 짭쪼롬한 맛에 후추의 알싸함이 얹어져 쉽게 물리지 않는다. 과도하게 짜거나 맵지도 않다. '육포'를 표방한 만큼 마요네즈를 곁들여도 잘 어울린다. 마요네즈의 고소함과 두터운 지방이 짠 맛과 후추향을 중화시켜준다. 맥주 안주로도, 그냥 심심풀이 스낵으로도 먹태깡보다 '한 수 위'라는 생각이다. 60g으로 양을 대폭 줄인 먹태깡과 달리 새우깡과 같은 90g 중량으로 돌아온 것도 가산점이다. 

지지미 2종의 가장 큰 특징은 식감이다. 바삭하면서도 기름을 듬뿍 머금은 듯한 부침개 가장자리의 식감을 상당히 잘 구현했다. 김치전맛의 경우 김치의 칼칼하면서도 살짝 새콤한 맛이 느껴진다. 김치 플레이크뿐만 아니라 김치양념베이스, 김치볶음맛시즈닝, 김치찌개소스분말 등 넣을 수 있는 '김치맛'은 다 넣은 덕이다. 영혼의 단짝은 '막걸리'다. 맥주나 소주는 씻어주지 못하는 기름기를 막걸리는 깨끗하게 씻어줄 수 있다. 막걸리 특유의 뒷맛도 지지미가 개운하게 닦아내 준다.

이에 비해 부추전맛의 경우 맛의 지향점이 살짝 애매하다. 단순히 '매콤한 맛'과 '고소한 맛'으로 나뉘어 있었다면 납득이 되지만 '부추전맛'이라고 한 만큼 차별화된 향을 기대했지만 과자의 고소함이 압도적으로 강해 부추 고유의 맛이나 식감을 느끼기는 어렵다.

매콤한 맛이 없는 만큼 느끼함도 배가된다. 부침개 가장자리의 장점인 식감을 살리는 동시에 단점인 '기름에 절어 있는 맛'까지 가져왔다는 느낌이다. 실제 후기에서도 '첫 입은 맛있지만 한 봉지를 다 먹기 버겁다'는 이야기가 많다. 한 봉지 중량이 58g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뼈아픈 후기다.

차라리 해물 베이스를 이용해 '해물파전맛'을 내놨다면 어땠을까. 오리온은 이미 고래밥·오징어땅콩 등 우수한 해물맛 과자 라인업을 보유한, 해물맛 시즈닝에 일가견이 있는 기업이다. 총평하자면 스낵과 술안주 양면 '하이브리드'인 육포깡과 달리 술안주로는 나쁘지 않지만 스낵으로는 롱런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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