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이 경험을 앞세운 '뉴리테일' 실험에 나섰다.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매장을 넘어 콘텐츠를 소비하고 체험하는 공간으로 백화점의 역할을 확장하려는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의 이번 시도가 오프라인 유통의 새로운 성공 모델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작지만 알차다
신세계백화점은 10일 강남점 지하 1층 스위트파크에 아트 그로서리 '어나더 팜'을 오픈했다. 어나더 팜은 예술 작품을 감상, 식품과 아트 작품·굿즈까지 쇼핑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 콘텐츠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 최신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매장이다.
이날 찾은 어나더 팜은 매장 밖에서부터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매장 입구를 감싸고 있는 듯한 미디어월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영상 콘텐츠를 송출하며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마치 전시관 입구에 들어서는 듯한 분위기였다. 대표 아트 브랜드들의 아이덴티티 역시 미디어월을 통해 자연스럽게 노출되고 있었다.
매장 내부는 기존 백화점의 문법을 깨기 위한 흔적들이 곳곳에서 느껴졌다. 넓지 않은 매장 규모에도 불구하고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한 점이 돋보였다. 어느 한쪽에만 치우치지 않도록 동선을 구성해 쇼핑과 전시, 체험이 하나의 흐름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설계했다. 덕분에 고객이 많아도 답답하거나 혼잡하다는 느낌이 크게 들지 않았다.
가장 눈에 띈 건 입구 전면에 배치된 '드롭존'이다. 이곳은 매달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이는 팝업 형태로 운영된다. 현재는 일본 대표 애니메이션 지식재산권(IP) '도라에몽'과 글로벌 아티스트 장 줄리앙이 협업한 반팔 티셔츠와 굿즈들이 진열대를 메웠다. 뒷편에는 미국 아티스트 다니엘 아상이 '포켓몬', '티파니앤코' 등과 협업한 제품부터 '귀멸의 칼날', '진격의 거인', '원피스' 피규어들이 전시돼 있었다.잠재 고객 모시기
이처럼 신세계백화점이 IP를 앞세우는 건 충성도 높은 고객을 유입시키기 위해서다. 인기 IP의 경우 강력한 팬덤이 형성되어 있는 데다, 희소성 있는 상품들이 즐비하다. 확장성이 뛰어난 콘텐츠 자산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롯데백화점 역시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메이플스토리 등 게임과 애니메이션 글로벌 IP 팝업스토어를 연이어 열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번 어나더 팜이 기존 주력 고객층인 3040세대 뿐만 아니라 미래 잠재 고객까지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신세계백화점에서 20대 이하 고객 비중은 5% 수준에 불과하다. 콘텐츠와 체험 요소를 통해 젊은 세대가 백화점을 익숙하고 즐거운 공간으로 인식하도록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된 셈이다.
이런 시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센텀시티점의 '하이퍼그라운드', 강남점·대구점 내 스위트파크 역시 체험 중심으로 공간을 구성했다. 하이퍼그라운드는 MZ세대가 선호하는 브랜드를 한데 모은 것이 특징이다. 스위트파크는 인기 디저트를 큐레이션한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번 어나더 팜 흥행 여부에 따라 향후 점포 확대도 검토할 예정이다. 온라인에서 무엇이든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시대인 만큼 오프라인 경쟁력이 상품 자체보다 '방문해야 할 이유'를 만드는 것에 달려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어나더 팜은 신규 매장을 넘어 목적형 방문 공간으로 전환시키는 신세계백화점의 오프라인 전략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그간 추구해온 문화와 쇼핑의 가치를 담아 아트와 콘텐츠, 그로서리 등이 결합된 문화 체험형 쇼핑 공간을 새롭게 선보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여러 아티스트와 IP의 큐레이션 등 문화 쇼핑 공간을 확대해 국내 리테일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차별화된 경험 중심 매장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