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ODM(제조자개발생산) 업계 양대 산맥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올해 1분기 나란히 호실적을 기록했다. 주요 고객사인 중소 인디 브랜드가 전 세계적으로 'K뷰티 전성기'를 맞은 덕분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ODM 기업들이 글로벌 화장품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ODM 전성시대
한국콜마는 지난 1분기에 매출 7280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89억원으로 31.6% 늘었다. 통상 1분기가 화장품 업계의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힌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성장세다.
실적 호조를 이끈 건 한국 법인이다. 한국콜마 한국 법인은 1분기 매출 3430억원, 영업이익 512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47.1%, 영업이익은 65% 늘었다. 대형 고객사들의 스킨케어와 선케어 수출 물량 확대가 힘을 보탰다는 설명이다.
코스맥스도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코스맥스는 1분기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15.9% 증가한 6820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0억원으로 3.3% 증가했다. 전체 실적의 60% 비중을 차지하는 한국 법인이 고성장한 덕분이다.
실제로 코스맥스 한국 법인은 1분기 매출이 423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16.7%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의 경우 343억원에서 380억원으로 10.8% 늘었다. K스킨케어의 약진은 물론 탑티어 고객사 외에도 다수 브랜드가 급부상하며 성장에 기여했다.잘 키운 기술력
이들 기업 실적의 일등 공신은 단연 '인디 브랜드'다. 인디 브랜드들은 최근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입소문으로 글로벌 시장을 휩쓸고 있다. 특히 자체적인 생산 설비가 없는 이들 브랜드는 화장품 기획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ODM 기업에 모두 맡기고 있다. 인디 브랜드의 성공이 곧 ODM의 성공으로 이어지는 '동반 성장' 구조가 안착된 셈이다.
ODM 업계를 등에 업은 중소기업의 화장품 수출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소기업 수출액은 298억달러(약 44조3782억원)로 집계됐다. 이 중 화장품 수출액은 21억8000만달러(약 3조2460억원)로 전년 대비 21.3% 늘었다. 분기 기준 최대 규모다.
ODM 업계에서는 이 같은 동반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최근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변화하는 글로벌 뷰티 트렌드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짧아진 신제품 개발 주기와 늘어나는 수주 물량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다. 초개인화 화장품 시장이 빠르게 확대하면서 기술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실제로 한국콜마는 'AI 기반 맞춤형 처방 설계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전 세계 사용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후, 피부 상태, 자외선 패턴 등을 분석해 최적의 자외선 차단 포뮬러를 자동으로 설계하는 기술이다. 연구원이 수개월에 걸쳐 수행하던 성분 조합 작업을 AI가 단시간에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개발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색조 화장품 제조의 핵심 단계인 조색 공정에서 AI를 적용하고 있다. 색 원료 초기 투입량을 AI가 자동 설정하는 '스마트 조색 AI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코스맥스는 연구개발(R&D) 단계에서 시간을 크게 단축하고 있다. 또 최근 AI 기반 뷰티테크 스타트업 아트랩의 지분을 전량 인수, 사내에 'AI 혁신 조직'을 신설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ODM 기업이 단순 생산기지 역할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K뷰티의 수출의 엔진 역할을 하는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라며 "인디 브랜드 성장세가 이어지는 한 국내 ODM 기업들의 경쟁력도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