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제품이 쏟아지는 소비의 시대. 뭐부터 만나볼지 고민되시죠. [슬기로운 소비생활]이 신제품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제품들을 직접 만나보고 가감없는 평가로 소비생활 가이드를 자처합니다. 아직 제품을 만나보기 전이시라면 [슬소생] '추천'을 참고 삼아 '슬기로운 소비생활' 하세요.[편집자]
*본 리뷰는 기자가 제품을 직접 구매해 시식한 후 작성했습니다. 기자의 취향에 따른 주관적인 의견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셰프 협업=흥행 보증수표
최근 식품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키워드는 '셰프와의 협업'이다.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시리즈의 연이은 흥행이 셰프 위상을 끌어올리는 계기로 작용했다. 특히 흑백요리사는 실력 중심의 셰프 경쟁을 전면에 내세우며 '셰프의 음식을 직접 맛보고 싶다'는 소비 욕구를 자극하는 촉매제가 됐다.
하지만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셰프들의 식당을 직접 찾기엔 부담이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예약 전쟁이 치열한 데다, 한 끼 가격이 일주일치 식비와 맞먹는다. 반면 식품업계와 협업한 셰프의 제품은 비교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유명한 맛'을 손쉽게 경험할 수 있다. 셰프 콜라보가 성공 공식으로 자리 잡게 된 이유다.
최근 이 같은 '흑백요리사 열풍'에 올라탄 곳 중 하나가 바로 '버거 프랜차이즈'다. 포화 상태에 다다른 내수 시장에서 유명 셰프의 '네임밸류'를 내걸어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서다. 셰프 입장에서도 전국 유통망을 갖춘 프랜차이즈와의 협업은 수익 다변화와 신메뉴를 실험하는 일종의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기에 유의미한 선택지다.
셰프 협업의 포문을 연 건 롯데리아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초 흑백요리사1 우승자 권성준 셰프와 함께 '나폴리맛피아 모짜렐라 버거'를 내놨다. '이탈리아'라는 공통 분모가 협업의 주된 배경이 됐다. 이에 따라 브리오쉬 번, 바질, 토마토, 모짜렐라 치즈 등 현지 식재료를 활용해 권 셰프와 롯데리아가 가진 정체성을 모두 살렸다.
해당 제품은 출시 3개월 만에 총 400만개의 판매고를 올렸다. 1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나폴리맛피아 버거는 꾸준한 재구매가 이어지며 '스테디셀러' 반열에 올랐다. 덕분에 비슷한 시기부터 맘스터치와 협업을 이어가고 있는 에드워드 리 셰프는 최근 유튜브 채널 '픽시드' 콘텐츠 '편식당'에 출연해 "(권 셰프의) 롯데리아 버거가 제 버거보다 더 많이 팔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런 활발한 셰프 협업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또 다른 플레이어가 참전했다. 바로 버거킹이다. 버거킹은 흑백요리사2에 출연했던 유용욱 셰프를 비장의 카드로 꺼내들었다. 롯데리아와 권 셰프가 이탈리아였다면 이들은 '고기'를 차별화로 내세웠다. 버거킹은 과연 유 셰프를 앞세워 '셰프 불패 신화'를 이어나갈 수 있을까. [슬기로운 소비 생활]이 직접 맛을 보고 평가해 보기로 했다.아쉬운 디테일
버거킹은 지난 9일 신제품 '스모크 비프립 와퍼'를 선보였다. 이번 신제품은 버거킹 직화 패티에 유 셰프가 운영하는 스모크 다이닝 콘셉트 '이목'의 대표 메뉴인 '시그니처 비프립'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유 셰프는 자신만의 훈연 노하우를 버거에 살리면서도 바베큐 풍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번 신제품 개발 전 과정에 참여했다.
실제로 제품을 접했을 때 가장 먼저 체감되는 요소는 단연 '훈연 향'이었다. 포장지를 열자마자 퍼지는 스모키한 향은 기존 버거킹의 와퍼 라인업은 물론 패스트푸드점에서 흔히 접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훈연 요리를 강점으로 하는 유 셰프의 개성이 패스트푸드라는 한정된 조리 환경 안에서도 최대치로 구현해낸 결과물로 해석된다.
다짐육 기반의 패티와 비프립 스테이크의 조합은 익숙하면서도 안정적인 구성이었다. 식감과 육즙의 밸런스 역시 크게 튀지 않고 무난했다. 패스트푸드라는 대중성을 고려한 설계인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인지 이들 간의 조화가 새롭게 다가오기보다는 기존 고기 중심 버거를 확장한 제품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제 소스는 한 마디로 전형적인 바베큐 스타일이었다. 새콤달콤한 풍미가 돋보였다. 폭넓은 연령층을 겨냥한 레시피로 읽힌다. 이는 호불호가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개성 측면에서는 평이하게 느껴진다는 한계도 있었다. 감칠맛을 살리기 위해 마요네즈 소스를 더한 것도 여타 시중에 파는 불고기 버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점바점'이 심하다는 점이다. 다른 점포 두 곳에서 각각 시켜 먹어본 결과 일부 비프립 스테이크에서는 질긴 식감이 느껴졌다. 비프립에 들어간 소스 양이 달라 맛의 완성도에도 편차가 있었다. 어느 매장에서든 균일한 제품을 제공할 수 있는 표준화와 품질 관리 강화가 필요한 지점이다.
그럼에도 한 번쯤은 경험해볼 만한 버거다. 셰프 협업 제품이라는 기대치를 과도하게 반영하기보다는 프리미엄 패스트푸드라는 범주 안에서 접근할 때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 역시 단품 기준 9000원 중반대로 최근 프리미엄 버거 시장의 흐름을 고려하면 수용 가능한 수준이다.
다만 중장기적인 흥행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훈연이라는 명확한 콘셉트에 따라 첫 인상은 강렬하게 다가오지만 이를 제외하면 압도적인 차별성을 꼽기에는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반복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맛의 일관성과 전반적인 운영 디테일 개선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기대가 크면 실망 역시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