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유통]은 한주간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있었던 주요 이슈들을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 드리는 콘텐츠입니다. 뉴스 뒤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사건들과 미처 기사로 풀어내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여러분께 들려드릴 예정입니다.[편집자]
프랜차이즈 업계에 봄은 오는가
이번 주에 들어서면서 눈에 띄게 햇빛이 밝아지고 기온도 20도 가까이 오르는 등 '봄'이 오는 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흙빛이던 집 앞 화단도 이제 초록색 새싹이 올라오기 시작했고요. 낮에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어 둬도 더이상 춥지 않습니다. 한 해의 시작은 1월이지만, 왠지 진짜 한 해의 시작은 이제부터인 느낌도 듭니다.
겨우내 외출을 자제하던 사람들도 자주 집 밖으로 나섭니다. 길에 사람이 늘면 식당과 카페도 매출이 늘어납니다. '아아의 민족'이 본격적으로 아아를 찾기 시작하는 시점도 이맘때 쯤입니다. 올해 농사를 책임질 대형 신제품들도 봄에 앞서 많이 선보입니다. 봄은 유통업계에게도 봄인 셈입니다.
그런데 프랜차이즈 업계에겐 봄이 봄이 아닙니다. 대통령에게 '한 소리'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앞서 신전떡볶이를 운영하는 신전푸드시스가 필수품목 문제로 약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는데요. 젓가락과 포장 용기 등의 품목을 가맹점에 강매한 게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에 드러나서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SNS에 이에 대해 언급하면서 "규모가 작아서겠지만 과징금 액수가 그렇게 크지 않다"며 "법률이 허용하는 최대치로 부과한 거겠지요"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업계에선 이 대통령의 발언이 '제재 수위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표명한 것이라고 해석합니다.
필수품목
필수품목이란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에 직접 공급해야 하는 품목을 의미합니다. 상표권 보호나 브랜드 동일성 유지, 품질 관리 등 운영에 필수적인 항목들을 본사에서 구매하도록 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한 치킨 브랜드의 양념 소스가 시판되는 소스가 아니라 독자적인 블렌딩을 통한 '비법 소스'일 경우 이 소스를 써야만 그 브랜드 고유의 맛이 나겠죠. 이럴 때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맹점에 소스 구매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프랜차이즈 업계가 이 필수품목을 지나치게 넓게 해석하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해 공정위 제재를 받은 버거킹의 예를 볼까요. 버거킹은 주방세제를 특정 미국 브랜드 제품만 사용하도록 지정해 사실상 본사로부터의 구매를 강요했습니다. 다른 세제를 사용한 경우 평가점수를 깎았습니다.
차돌박이 전문 브랜드 '이차돌'은 지난 2023년 머리끈과 스마트폰 거치대, 손거울까지 필수품목으로 지정했다가 논란이 되자 철회하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중에서 판매 중인 제품을 더 비싸게 판매하는 것도 프랜차이즈 업계의 관행입니다. 앞서 이 대통령이 지적한 신전떡볶이는 강제품목을 가맹점에 판매하면서 12.5~34.7%의 마진을 붙여 최소 6억3000만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프랜차이즈 업계가 이렇게 무리한 '필수품목 지정'에 나서는 건 수익 구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해외 프랜차이즈들은 가맹점 매출의 일정 부분을 로열티로 받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반면 국내 프랜차이즈들은 필수품목에 마진을 붙이는 곳이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필수품목을 늘리거나 과도한 공급가를 산정하는 '차액가맹금' 등의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실제로 최근 메가MGC커피의 일부 가맹점주들은 일회용 컵을 본사가 아닌 가맹점주협의회를 통해 조달하고 있습니다. 협의회에 따르면 메가커피 본사가 공급하는 일회용 컵의 공급 단가는 자체 조달 제품보다 40~50% 비쌉니다. 메가커피 본사가 연 2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비결일 겁니다.
말이 되게 하라
필수품목 지정과 차액가맹금 문제는 온전히 본사만의 잘못은 아닙니다.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주요 원재료를 필수품목으로 지정하지 않으면 품질이 떨어지는 저렴한 원재료를 사입하게 되는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1차 피해는 소비자가 보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는 본사 역시 피해자가 됩니다.
그럼에도 이 문제에서 칼을 쥐고 있는 건 본사입니다. 품목 지정 권한도 본사에 있고, 가격 결정도 본사가 하기 때문입니다. 공정위가 잇따라 프랜차이즈 본사에 제재 조치를 내리는 점, 이 대통령이 SNS를 통해 공정위를 칭잔하며 규제 강화를 언급한 점 등을 보면 정부의 방향성도 명백합니다.
일각에선 외국처럼 로열티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이렇게 가는 게 맞다고 모두가 동의합니다. 하지만 이미 지금같은 구조가 고착화된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단숨에 로열티 방식으로 전환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결국 필수품목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품목 수를 줄여나가는 게 우선돼야 할 겁니다. 본사와 가맹점주 간 대화를 통해 '꼭 사야 하는 품목'을 정하는 게 우선입니다. 그간 관행처럼 본사가 지정하면 따라야 했던 필수품목·권장품목 선정에 가맹점주들의 목소리가 반영돼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관행'이 처음 만들어졌을 땐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면 관행도 바뀌어야 합니다. 이를 따라오지 못하고 "라떼는"을 외치면 도태될 뿐입니다. 프랜차이즈 업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관행이었다"를 외치기보다는 새로운 방식을 고민해야 합니다. K푸드가 세계로 나아가고 전세계 프랜차이즈가 한국을 노리는 세상에서 관행은 설 자리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