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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간 적자만 '5300억'… 하림산업, 숙제는 '다작'아닌 '대작'

  • 2026.03.23(월) 15:32

하림산업, 지난해 적자 1467억
5년간 누적 적자 5000억 넘어
브랜드 성장 견인할 히트 상품 필요

그래픽=비즈워치

'더미식'을 운영하는 하림산업이 지난해에도 대규모 적자를 냈다. 더미식 브랜드를 론칭한 2021년부터 5년간 누적 적자 규모만 5300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매출 증가세가 더디다는 점이다. 운영 중인 제품 가짓수는 크게 늘었지만 매출은 30%대 성장에 머물고 있다. 브랜드의 반등을 견인할 '히트 상품'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계획된(?) 적자

하림산업은 지난해 매출 1094억원, 영업손실 146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6.4% 늘어 처음으로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이 기간 적자폭도 200억원 가까이 늘며 5년 연속으로 영업손실이 매출액을 넘어서게 됐다.

하림산업의 적자폭은 더미식 론칭 후 매년 커졌다. 론칭 첫 해인 2021년 589억원의 적자를 냈고 이후 매년 200억원 안팎씩 적자 규모가 늘었다. 5년간 누적된 적자 규모는 총 5296억원으로 이 기간 매출 3279억원의 1.6배에 달한다. 말 그대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다.

매출보다 영업손실이 더 큰 건 하림산업의 더미식이 아직 브랜드 초기 단계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더미식은 론칭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카테고리를 늘려가며 다양한 신제품을 내놨다. 그만큼 많은 생산라인과 마케팅이 필요하다. 어느 정도 초기 적자를 감안한 전략이다. 

하림산업 연간 실적/그래픽=비즈워치

실제로 더미식은 현재 라면·즉석밥·냉동만두·냉동밥·요리면·국물요리·밀키트·트레이·냉동반찬·덮밥소스·요리양념 등 10여 개 카테고리에 100여 개 이상의 제품을 운용하고 있다. 론칭 4년차 브랜드라고 믿기 어려운 확장 정책이다. 하림산업은 여기에 더해 분식 브랜드인 '멜팅피스', 유아용 간편식 '푸디버디' 등 다른 브랜드도 운영 중이다. 

업계에서는 하림산업이 제품 가짓수를 줄여 비용을 제어하고 주력 제품 몇 개만 운영하며 흑자를 달성하기보다는 다양한 카테고리에 많은 제품을 선보여 인지도를 단숨에 끌어올리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닭고기 가공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없애고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초기의 대규모 적자를 감수하는 전략이라는 이야기다.

국내 식품 시장이 제품 한두 개로 두각을 나타내기 어려운 '고인물' 시장이라는 점도 다품목 전략의 이유다. 더미식의 주력인 라면과 만두, 즉석밥 등은 모두 CJ제일제당을 필두로 동원F&B, 대상 청정원, 오뚜기 등 수십년 노하우의 식품 기업들이 독차지하고 있는 시장이다. 신생 브랜드가 제품 한두 개를 새로 선보여 승부를 보기에는 어려운 시장이다.

하나만 터져라

이에 따라 하림산업은 다양한 카테고리에 제품을 선보이고, '이정재'라는 빅 네임을 기용해 '더미식'이라는 브랜드를 인식시키는 데는 성공했다. 론칭 4년이 지난 지금 '더미식'이라는 브랜드를 생소해하거나 처음 들어본다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인지도 확보라는 첫 번째 미션엔 성공한 셈이다.

문제는 매출 성장세다. 연 1000억원대 적자까지는 '계획된 적자'라고 넘어갈 수 있지만 이는 매출이 순조롭게 늘어날 경우를 전제로 한다. 2021년 론칭 후 더미식의 연간 매출 성장률은 첫 해 112%를 기록한 뒤 2023년 52.9%, 2024년 13.8%, 2025년 36.4%로 들쑥날쑥했다. 

기업이 브랜드 초창기 적자를 감수한다는 건 '매출 확대'가 전제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한 수준의 매출이 나올 때까지 적자를 견디며 덩치를 키운다. 스모 선수들이 기름진 음식을 먹으며 몸을 불리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하림산업의 경우 매출 증가세가 연 평균 30%대로 완만하다. 제품 라인업이 매년 크게 늘고 있음을 감안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장세다.

더미식 브랜드의 제품 카테고리./사진=더미식 홈페이지

이에 업계에서는 제품 가짓수를 더 늘리는 것보다 '메가 히트 제품' 하나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금처럼 여러 제품군에 투자·마케팅을 분산하기보다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제품 한두 개에 집중해 '카테고리 리더'를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더미식의 얼굴이 될 수 있는 제품이 나와야 이를 기반으로 다른 더미식 제품들의 판매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더미식 제품이 맛만 보면 기존 브랜드 못지 않은 품질이라는 점은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라면서도 "업력 수십 년의 기존 브랜드들에 비해 구매 동기가 부족한 만큼 '더미식'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히트 상품이 나와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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