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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매출' 오비맥주, 본사에 '번 돈'보다 더 배당했다

  • 2026.04.13(월) 15:21

지난해 2년 연속 사상 최대 매출액 기록
3년 연속 순이익보다 많은 배당금 반복
이익잉여금 1조원 밑돌아…재투자도 '0점'

그래픽=비즈워치

오비맥주가 지난해 주류 시장 침체 속에서도 또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주류 시장 침체로 경쟁사들의 매출이 일제히 감소한 상황에서도 오비맥주는 혼자 선방하며 1위 지위를 더욱 공고히했다. 문제는 오비맥주가 지난해에도 본사에 수천억원대 배당을 지급하고도 재투자에는 인색했다는 점이다. 본사로의 자금 유출이 반복되면서 이익잉여금마저 AB인베브가 인수한 이래 처음으로 1조원 선을 밑돌았다.

공고한 1등인데

오비맥주는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이 1조775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0% 성장하면서 지난해에 기록한 사상 최대 매출액을 다시 한 번 갈아치웠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47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5.4% 감소한 수치지만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았던 2024년 영업이익과 근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최근 국내 주류 시장 전체가 침체에 빠져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비맥주는 지난해 실적은 선방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오비맥주 경쟁사들의 맥주 매출은 지난해 일제히 감소했다.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맥주 부문 매출은 6615억원으로 전년보다 8.8% 줄었다. 롯데칠성음료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맥주 매출 역시 572억원으로 전년보다 33.8% 감소했다. 젊은층의 맥주 소비가 줄어든 상황에서도 오비맥주만 혼자 성장세를 이어가며 점유율을 확대한 셈이다.

그래픽=비즈워치

다만 오비맥주의 당기순이익은 크게 줄었다. 지난해 순이익은 1607억원으로 전년 대비 33.3% 줄었다. 법인세비용이 1629억원으로, 전년보다 68.8% 증가한 탓이다.

오비맥주는 순이익 급감에도 불구 모회사에 대한 배당을 이어갔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지배기업인 버드와이저 브루잉 코리아 홀딩스(Budweiser Brewing Korea Holdings Limited)에 2400억원을 배당으로 지급했다. 배당성향은 149.3%에 달한다. 지난해 벌어들인 돈의 약 1.5배를 배당으로 지급한 셈이다.

보내고 또 보내고

배당은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주기 위한 정상적인 기업 활동이다. 다만 오비맥주의 경우 벌어들인 이익을 초과하는 배당이 반복되면서 재무구조가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오비맥주는 최근 몇 년간 순이익을 넘어서는 배당을 지급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최근 5년 중 지난 2022년을 제외하고 매년 당기순이익보다 많은 금액을 본사에 배당으로 지급했다. 이 5년간 누적 순이익은 9591억원인 반면, 같은 기간 총 배당금은 1조2338억원에 달한다.

오비맥주가 지급한 배당금은 오비맥주 지분 100%를 보유한 버드와이저 브루잉 코리아 홀딩스를 거쳐 최상위 지배기업인 AB인베브로 흘러간다. AB인베브는 2014년 58억달러(약 6조7000억원)에 오비맥주를 인수했다. 인수 이후 2015년부터 2025년까지 11년간 오비맥주가 본사에 지급한 배당금은 총 2조7878억원에 달한다. AB인베브가 배당금만으로 2014년 인수가의 40%가 넘는 자금을 회수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

그래픽=비즈워치

오비맥주는 배당 외에도 본사에 여러 비용을 지속적으로 지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이자'다. 오비맥주는 2022년 지배기업인 버드와이저 브루잉 코리아 홀딩스로부터 4000억원을 빌리기 위한 무보증사모사채를 발행했다. 이 채권의 만기는 2027년이며 연 5.17% 고정금리로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 오비맥주가 지난해 한 해 동안 지급한 이자비용만 207억원에 달한다.

이외에도 오비맥주는 기술 사용료 명목으로도 본사에 자금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오비맥주는 버드와이저 관련 35억원, 호가든 관련 11억원 등 총 46억원의 기술 사용료를 특수관계자에게 지급했다. 배당금 외에도 이자와 기술사용료 명목으로 연간 250억원 이상이 본사 측으로 흘러가는 구조다.

투자는 어디로

이런 패턴이 지속되면서 오비맥주의 이익잉여금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이익잉여금은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 중 주주에게 배분하지 않고 사내에 유보한 금액이다.

오비맥주의 이익잉여금은 2017년 말 1조9453억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이래 8년간 꾸준히 감소하면서 지난해 말 9590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벌어들인 이익보다 많은 금액을 배당으로 지급하면서 과거에 쌓아둔 유보금을 계속 깎아먹은 결과다. 오비맥주의 이익잉여금이 1조원에 미치지 못한 것은 2014년 AB인베브에 인수된 이래 처음이다.

사진=오비맥주

문제는 이익잉여금 감소가 기업의 재투자 여력 고갈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실제로 오비맥주의 국내 생산 설비 투자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편이다. 지난해 오비맥주의 투자활동에 따른 현금유출액 중 유형자산 취득액은 333억원에 불과했다. 전년과 비교해도 57.6% 감소한 수치다. 반면 경쟁사인 하이트진로의 경우 지난해 유형자산 취득에만 1453억원을 투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기업은 배당성향이 높은 편이지만 순이익을 넘는 배당이 반복된다는 점은 문제로 볼 수 있다"며 "국내 시장에서 벌어들인 자금이 재투자보다 본사 송금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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