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바이오 투자심리의 시선이 신약개발사 디앤디파마텍으로 향하고 있다. 올 상반기 대형 바이오주를 둘러싼 악재가 잇따르며 섹터 전반의 신뢰가 흔들린 가운데, 디앤디파마텍의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 2상 결과 발표가 임박해서다.
디앤디파마텍은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글로벌 바이오텍 멧세라에 기술이전했고, 이후 멧세라가 화이자에 인수합병(M&A)되면서 국내 바이오 기대주로 급부상했다. 지난달에는 226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대규모 자금 조달에도 성공했다.
유럽간학회, 베일 벗는 48주 데이터
디앤디파마텍은 오는 27일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유럽간학회(EASL Congress 2026)에서 MASH 치료제 후보물질 'DD01'의 48주 임상 2상 결과를 공개한다. 이번 학회에서는 48주 투약 후 환자의 간 조직생검(Biopsy) 결과가 최초로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결과가 주목받는 이유는 영상이나 혈액 검사 같은 간접 지표를 넘어 MASH 치료제 허가의 핵심 관문인 '조직학적 개선' 여부를 직접 확인하는 데이터이기 때문이다. MASH 치료제 개발에서 조직생검 기반의 MASH 해소 및 간섬유화 개선은 규제기관과 기술이전 협상에서 핵심 평가 지표로 꼽힌다.
DD01은 디앤디파마텍이 자체 개발한 주 1회 투여 제형의 GLP-1·글루카곤 수용체 이중 작용제이다. 미국에서 과체중 또는 비만을 동반한 MASH 환자 67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2상은 40mg 투여군과 위약(플라시보)을 비교하는 무작위배정 방식으로 설계됐다. 12주차에는 간 지방 감소를, 48주차에는 조직생검을 통한 MASH 해소 및 섬유화 변화를 평가한다.

12·24주 지표선 '긍정적'…기대감 키운 데이터
지금까지 공개된 데이터는 시장의 기대감을 키우기에 충분했다. 12주차 분석에서 투약군의 75.8%가 간 지방을 30% 이상 줄인 반면, 위약군은 11.8%에 그쳤다.
평균 간 지방 감소율 역시 투약군 62.3%, 위약군 8.3%로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간 지방이 50%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은 72.7%, 정상 수치(5% 이하)까지 회복된 환자도 48.5%에 달했다.
간질환 바이오마커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이어졌다. 12주차에는 간 경직도(MRE), PRO-C3(간섬유화 대사체) 등 MASH 진행과 관련된 핵심 지표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이 확인됐으며, 체중 감소(투약군의 42.4%가 5% 이상 감량)와 당화혈색소(HbA1c) 강하 등 대사 지표도 동반 개선됐다.
24주차 분석에서도 흐름은 이어졌다. 섬유화 관련 혈액 바이오마커인 ELF 스코어가 위약군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고, PRO-C3 역시 유의성에 근접했다. 체중 감소율 또한 24주차 기준 평균 6.4%로 확대됐다.
눈높이 높아져…통계적 유의성 확보 '관건'
이번 발표에서의 관심은 "지방간이 얼마나 줄었는가"가 아니다. 48주 조직생검에서 MASH 해소와 함께 간섬유화가 개선됐는지, 그리고 이것이 위약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는가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에서 "MASH 해소와 간섬유화 개선에서 통계적 유의성(p-value)까지 확실히 확보한다면, 글로벌 빅파마를 상대로 한 대규모 기술이전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결과가 개별 기업의 성과를 넘어 국내 바이오 섹터 전반에 미칠 파급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여러 대형 악재로 인해 국내 바이오 투자심리가 이미 크게 위축된 상태"라며 "만약 이번 임상 결과마저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며 악재로 작용할 경우, 당분간 전체 바이오 섹터의 투심 회복이 지연되는 등 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