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분기 주요 중견 제약사들의 실적은 기업별로 희비가 극명하게 갈리는 '실적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JW중외제약과 동아에스티 등 일부 기업은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갔으나, 휴온스와 일양약품을 비롯한 일부 기업은 급격한 수익성 악화를 겪으며 적자로 돌아섰다.
20일 비즈워치가 주요 중견 제약사 10개사(JW중외제약·동아에스티·휴온스·대원제약·일동제약·한독·삼진제약·일양약품·삼천당제약·영진약품)의 올해 1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이들 기업의 합산 매출은 1조 2428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 1744억원) 대비 약 6% 증가했다. 합산 영업이익은 550억원으로 전년 동기(534억원) 대비 3% 늘어났다.
다수 기업들이 외형 성장세를 이어갔음에도 조사 대상 10개 기업 중 절반에 달하는 5개 기업은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 전환했다.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마케팅 비용 증가, 원가 부담 심화, 약가 인하 등의 비용 증가 요인을 충분히 상쇄하지 못하면서 수익성이 둔화된 것으로 분석된다.동아·중외 외형 성장·내실 경영 통해 '선전'
이번 1분기 실적 양극화의 최상단에는 동아에스티와 JW중외제약이 자리했다. 특히 동아에스티는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이뤄내며 존재감을 키웠다. 동아에스티는 올해 1분기 매출 2036억원을 기록하며 JW중외제약(1999억원)을 제치고 중견 제약사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분기 48억원의 영업손실에서 올 1분기 78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JW중외제약 역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20억원에서 336억원으로 53% 급증하며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성을 기록했다. 전문의약품 중심의 고수익 구조가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경영 효율화와 비용 통제로 반등에 성공한 중위권 기업들도 돋보였다. 일동제약은 올 1분기 매출이 1420억원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구조조정과 비용 효율화 노력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42억원에서 92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나며 내실을 굳건히 다졌다. 한독 또한 매출이 작년 1분기 1199억원에서 올 1분기 1354억원으로 늘어남과 동시에 지난해 17억원의 영업손실을 딛고 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비교적 몸집이 작은 하위권 군에서는 삼천당제약이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삼천당제약은 매출이 649억원으로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억원에서 54억원으로 7.7배가량 급증했다. 지난해 국내외 시장에 출시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실적 개선을 견인하면서다.
대원·삼진 원가 부담·투자 비용에 발목 잡히며 '고전'
외형 유지 또는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악화를 피하지 못한 기업들도 적지 않았다. 대원제약은 매출 1581억원으로 전년 동기(1578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영업이익은 94억원에서 44억원으로 53% 감소했다.
인플루엔자(독감) 등 호흡기 질환 환자 감소로 주력 감기약 ‘코대원’ 매출이 줄어든 데다, 건강기능식품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전략적 마케팅 비용 증가와 수익성이 낮은 상품 매출 비중 확대 등이 수익성 둔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삼진제약 역시 매출 681억원, 영업이익 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 25% 감소하며 주춤했다. 주사제(-17%), 캡슐제(-6%), 원료의약품(-21%) 등 주력 제품군의 매출 감소가 외형 축소로 이어졌고, 건강기능식품·의료기기 등 신사업 다각화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과 역기저 효과가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가장 뼈아픈 성적표를 받은 곳은 급격한 수익성 악화로 적자 늪에 빠진 기업들이다. 휴온스는 올해 1분기 매출이 14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 감소한 데 이어 영업손실도 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고부가가치 제품의 매출이 주춤한 사이 제2공장 가동에 따른 초기 감가상각비 부담과 신제품 마케팅 비용이 일시에 반영된 탓이다.
일양약품은 매출이 651억원으로 소폭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지난해 34억원 흑자에서 올해 74억원 적자로 돌아서며 중견 제약사 중 수익성 악화가 가장 두드러졌다. 글로벌 임상시험 진행에 따른 연구개발(R&D) 비용 부담이 가중된 데다, 원료의약품 수출 감소와 판매비 및 관리비(판관비) 증가가 겹친 점이 마진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영진약품 또한 매출이 638억원으로 소폭 감소한 가운데 영업손실 1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글로벌 원료의약품(API) 수급 비용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정부의 기등재 의약품 재평가 여파로 핵심 전문의약품(ETC) 품목들의 약가가 줄줄이 인하된 점이 치명타로 작용했다.
'투자'와 '내실' 줄타기…하반기 생존 지도 재편되나
올해 1분기 중견 제약사들의 성적표는 같은 업황 속에서도 기업별 체력 차이가 얼마나 벌어졌는지를 보여준다. 약가인하 압박과 원가 부담 확대라는 공통된 환경 속에서도 고수익 전문의약품 중심의 제품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들은 수익성을 끌어올린 반면, 비용 증가 요인을 흡수하지 못한 기업들은 실적 변동성이 커졌다.
특히 신사업 확장과 R&D 투자가 단기적으로 실적에 부담을 주며 적자로 돌아선 기업들이 대거 발생한 만큼, 고정비 부담을 상쇄할 만한 확실한 캐시카우(수익창출원) 확보가 당면 과제로 떠오른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수익성 중심 경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원가 부담과 시장 경쟁 심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고수익 전문의약품 확보 여부와 비용 통제 능력이 향후 중견 제약사들의 성적표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