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연간 매출 1조원을 넘긴 대형 제약사들이 올해 1분기 나란히 매출 외형을 전년동기보다 확대했다. 전문의약품(ETC)과 해외사업 성장에 힘입어 매출이 성장했으며 영업이익도 대부분 늘어났다.
지난해 처음 연간 매출 1조원 고지를 밟은 HK이노엔이 지치지 않는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올 1분기 대형 제약사 가운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가장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한 매출 순위 1등…종근당·녹십자 외형 성장
19일 비즈워치가 주요 상위 제약사 8개사(유한양행·종근당·녹십자·광동제약·한미약품·대웅제약·HK이노엔· 보령)의 올해 1분기 실적을 집계해보니 이들 기업의 합산 매출은 3조105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8894억원)보다 약 8% 증가했다. 합산 영업이익도 1642억원에서 1713억원으로 4%가량 늘며 전반적인 실적 개선 흐름을 나타냈다.
매출 1위는 유한양행이 차지했다. 유한양행은 1분기 매출 526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4916억원) 대비 7% 증가, 선두 자리를 공고히 했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관련 기술료 유입과 해외사업 성장세가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렉라자 관련 라이선스 수익은 올 2분기부터 추가 확대될 예정이라 실적 성장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당초 1분기 유입이 예상됐던 약 440억원 규모의 유럽 마일스톤이 국가별 보험 등재 절차 지연으로 반영 시점이 늦춰졌다.
대형 제약사의 올 1분기 매출 순위 2위는 종근당이다. 종근당의 이 기간 매출은 전년동기 11% 증가한 4478억원이다. 작년 10월에 노보 노디스크와 공동 판매를 체결한 비만 치료제 '위고비'와 셀트리온제약의 간장용제 '고덱스'와 세플라의 고혈압 치료제 '딜라트렌' 등 외부 도입 품목의 매출 확대와 주요 제품군의 고른 성장세가 실적을 견인했다.
GC녹십자는 주요 상위 제약사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종근당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1분기 매출은 작년 3838억원에서 올해 4355억원으로 13% 증가했다. 2024년 미국 시장에 출시한 혈액제제 '알리글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4배 성장한 데다, 백신 부문의 해외사업 회복세가 더해지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광동제약도 건강기능식품과 진단기기 사업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410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75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한미·대웅 수익성 주춤…HK이노엔·보령 존재감 확대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은 매출 성장에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한미약품은 매출 3929억원으로 전년 동기 3909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지난해 1분기 파트너사 임상 시료 공급에 따른 수익이 일회성으로 잡히면서 기저효과의 여파로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보다 9% 감소한 536억원에 그쳤다.
대웅제약은 나보타와 일반의약품, 디지털헬스케어 사업 성장에 힘입어 매출이 3778억원으로 전년동기 3565억원보다 213억원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2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넘게 감소했다. 회사에 따르면 중장기 성장 전략에 따른 상반기 비용 집행 집중과 전문의약품 매출 인식 시점 조정 등으로 수익성이 일시적으로 둔화된 영향이다.
HK이노엔과 보령은 '신흥 1조 클럽'의 존재감을 키웠다. HK이노엔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성장세를 앞세워 올 1분기 매출 2587억원, 영업이익 33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30%를 넘어서며 상위사 중 가장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였다. HK이노엔은 지난해 처음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전통 제약사 8번째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보령은 1분기 매출 2554억원, 영업이익 20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 85% 증가했다. 고혈압·이상지질혈증·당뇨 등 만성대사질환 부문의 고른 성장과 항암 사업 확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제품군과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엘' 제품군의 처방 확대가 매출 성장을 견인했으며, 당뇨병 치료제 '트루버디'도 처방 실적 증가세를 나타냈다.
하반기 약가인하, 실적 방어 핵심 과제
올해 1분기 상위 제약사들의 실적은 전문의약품 중심의 안정적인 성장에 해외사업 성과가 더해지며 전반적으로 외형 확대 흐름을 이어갔다. 수익성 부문에서는 일부 기업 간 차이가 나타났지만, 대부분 비용 집행 시점이나 일회성 요인에 따른 영향으로 향후 점진적인 회복세가 예상된다.
다만 하반기 약가인하가 예고된 만큼 해외사업 확대와 고수익 품목 중심의 포트폴리오 강화가 연간 실적 방어의 핵심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