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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퍼' 신고 '재킷' 벗고…소노트리니티 신사옥의 진풍경

  • 2026.05.18(월) 08:10

'환대' 철학·수평적 조직 문화 공간으로 구현
1·2층 일반에 개방…카페 등 브랜드 체험 공간으로
소노·티웨이항공 1300명 입주…시너지 본격화

그래픽=비즈워치

지난 15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새롭게 생긴 빌딩을 찾았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가자 한낮 햇빛이 통유리 너머로 쏟아지는 공간이 나타났다. 천장까지 닿을 듯 자란 나무들과 초록 식물이 심긴 화분이 공간 곳곳에 빼곡하게 채워져 있었다.

우드톤 테이블에는 사람들이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노트북을 펼친 직장인, 유모차를 끌고 온 동네 주민, 책을 읽는 학생이 뒤섞여 창밖 마곡 풍경을 바라보거나 대화를 나눴다. 빈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곳은 소노트리니티그룹 신사옥 '소노트리니티 커먼스(SONO TRINITY COMMONS)'다. 1층과 2층은 그룹 임직원뿐 아니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일반에 개방돼 있다.

소노트리니티그룹의 '환대(hospitality)' 철학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이 사옥에 임직원들이 입주한 것은 지난달 말이다. 현재 소노인터내셔널, 트리니티항공(티웨이항공) 등 계열사의 임직원 1300여 명이 이 곳에 모여 함께 일하고 있다. 소노트리니티 커먼스 곳곳엔 그룹의 핵심 가치를 구현하고 여러 계열사를 하나로 융합시키기 위한 노력이 담겨 있었다.

환대, 공간이 되다

가든 커먼스는 소노트리니티그룹의 환대 철학을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곳이다. 이 공간은 애초 직원 전용 휴게공간으로 기획됐다. 하지만 공간이 완성되자 회사는 일반에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누구나 방문해 소노트리니티그룹의 브랜드와 철학을 더 가까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공간의 중심엔 '플라워플로우' 카페가 있다. 소노트리니티그룹이 새롭게 선보이는 브랜드 플래그십 카페다. 도심에서 만나는 숲 속 같은 공간에 맛있는 커피가 더해지며 벌써 인근 주민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소노트리니티그룹 신사옥 소노트리니티 커먼스의 가든 커먼스. / 사진=정혜인 기자 hij@

플라워플로우를 준비하며 소노트리니티그룹 담당자들은 뉴욕으로 향했다. 전 세계 커피 문화가 모이는 이곳에서 유명 로스터리부터 골목 안 작은 카페까지 돌아다니며 원두를 연구했다. 이 과정을 거쳐 공간과 어우러지는 3종의 원두를 개발했다. 개인의 취향에 맞춰 원두 선택이 가능하다.

이곳에서는 일반 커피뿐만 아니라 시그니처 음료인 '콜드폼 에스프레소' 시리즈도 맛볼 수 있다. 아이스 에스프레소 위에 콜드폼을 얹어 부드럽게 즐기는 음료다. 이 음료 개발에는 서준혁 소노트리니티그룹 회장도 참여했다. 

소노트리니티그룹 신사옥 소노트리니티 커먼스의 더눅북. / 사진=정혜인 기자 hij@

가든 커먼스 한쪽엔 '더 북눅(The Book Nook)'이라는 독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여행, 패션, 반려동물 등 라이프스타일 관련 서적 약 1300권이 비치돼 있다. 이 책들은 소노트리니티그룹 직원들이 직접 하나하나 검수하고 선정했다.

공간·디자인·호텔·리조트 관련 서적이 많고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책도 있다. 단순히 책을 채워 넣은 게 아니라 그룹 사업과 연결된 영감을 얻을 수 있도록 큐레이션한 셈이다.

가든 커먼스에는 플라워플로우 외에도 '더 체크인 바이 소노트리니티(The Check-In by SONO TRINITY)'가 있다. 그룹의 주요 호텔, 리조트의 디오라마와 트리니티항공 관련 소품 등이 배치돼 그룹의 역사와 정체성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호텔과 공항에서 고객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체크인' 순간을 공간 이름으로 삼았다. 이 공간 역시 서준혁 회장의 아이디어가 곳곳에 녹아들어 있다고 한다.

슬리퍼 신고 업무 보고까지

소노트리니티 커먼스의 3층부터 13층까지는 업무층이다. 서로 다른 곳에 흩어져 있던 소노인터내셔널과 트리니티항공 조직이 실제로 함께 일하는 공간이다. 업무층에서는 소노트리니티그룹이 추구하는 수평적 조직 문화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슬리퍼 문화'가 대표적이다.

소노트리니티 커먼스에서는 업무 공간 내 신발 대신 실내화를 착용하는 문화를 도입했다. 소노트리니티 커먼스의 입구에는 먼지 흡입구가 설치돼있어 이곳에서 먼지를 털어낸 후 업무층에 들어가게 된다.

각 업무층에는 중앙에 개인별 신발장이 배치돼 있다. 직원들은 이곳에서 슬리퍼로 갈아신고 업무를 본다. 직원들은 경영진에게 보고할 때도 회의를 할 때도 슬리퍼를 신는다. 서준혁 회장을 포함한 경영진도 보고를 받을 때 슬리퍼를 착용한다. 수평적이고 편안한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한 장치다. 슬리퍼 착용 외에도 재킷 착용을 지양하는 등 편안한 복장으로 더욱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소노트리니티그룹 신사옥 소노트리니티 커먼스 업무층의 라운지. / 사진=정혜인 기자 hij@

각 층마다 두 개씩 배치된 브레이크룸도 눈에 띈다. 소노트리니티그룹은 건물에서 전망이 가장 좋은 곳에 브레이크룸을 배치했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가장 전망 좋은 자리를 경영진 집무실이나 회의실로 쓰는 것과는 반대되는 선택이다.

이곳에는 정수기, 냉장고, 전자레인지, 간식이 준비돼 있고 지정된 식사시간 내 가벼운 취식도 가능하다. 직원들이 업무 중 잠시 숨을 고르고 창밖을 보며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한 공간이다. 이는 환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자사 직원에게도 같은 철학을 적용하고 있다는 상징으로 볼 수 있다.

회의 공간도 직원들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1인 집중 업무용 '포커스 부스', 4인실, 16인실까지 다양한 규모의 회의실이 총 140여 개 마련됐다. 기존 사옥보다 7배나 늘었다. 직원 누구나 필요에 따라 회의하고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

안전도 환대

소노트리니티 커먼스에는 소노트리니티그룹의 새로운 성장 엔진인 트리니티항공도 입주했다. 소노트리니티그룹 주요 계열사와 한 건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됐다.

특히 트리니티항공 사업의 '안전'을 책임지는 종합통제실도 소노트리니티 커먼스 3층으로 옮겨왔다. 원래 김포국제공항에 있던 종합통제실을 신사옥으로 이전한 데서 '안전이 곧 환대의 시작'이라는 그룹의 인식을 엿볼 수 있다.

이곳은 트리니티항공 소속 49대 항공기의 일일 150여 편의 운항을 24시간 동안 실시간으로 관리한다. 사무실 벽면에는 대형 스크린이 여러 개 설치돼 있어 실시간으로 항공기 위치와 날씨 정보를 표시한다.

운항관리사들은 각 항공편의 연료 사용량, 고도, 시간을 모니터링한다. 필요 시 우회 계획을 작성해 조종사에게 전송하고 날씨가 나쁠 때엔 공항 기상 상태를 확인해 대기 시간을 조언하거나 회항 공항을 추천하기도 한다.

소노트리니티그룹 신사옥 소노트리니티 커먼스에 들어선 트리니티항공 종합통제실. / 사진=정혜인 기자 hij@

기내 응급환자 발생 시 의료 자문과 회항 공항 선정도 이곳에서 담당한다. 유근태 트리니티항공 종합통제본부 총괄은 "이곳은 트리니티항공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라며 "이곳이 제대로 돌아가야 트리니티항공 전체가 계획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층엔 예약센터와 상황실도 있다. 소노호텔앤리조트 예약센터, 트리니티항공 예약센터와 상조회사 소노스테이션의 예약센터가 나란히 들어섰다. 고객 접점에서 일하는 조직들을 한 층에 모아 고객 데이터와 서비스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소노트리니티 커먼스에는 소노인터내셔널, 트리니티항공 외에도 소노스테이션, 소노스퀘어 등 주요 계열사가 입주해 있다. 한 건물에 모인 만큼 계열사간 협업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소노트리니티그룹 관계자는 "리조트 마케팅팀과 항공 노선 기획팀이 함께 패키지 상품을 논의하는 등 실질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반려동물까지 품었다

소노트리니티그룹의 환대 철학은 사람을 넘어 동물까지 확장된다. 일반에 공개돼 있는 1층에는 반려동물을 위한 공간도 마련돼있다. 일반 기업의 사옥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공간들이다.

반려견을 위한 공간인 '소노펫'에서는 유치원·보딩·뷰티 서비스를 제공하며 1대 1 클래스부터 그룹 수업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신사옥에 이런 시설을 둔 것은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보는 그룹 철학을 보여주는 동시에 지역 주민에게도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도다. 소노트리니티그룹은 현재 반려동물을 동반할 수 있는 '소노펫' 리조트를 운영 중이다.

1층에는 유기묘 보호 공간인 '퍼라운지'도 들어섰다. 퍼라운지는 고양이가 기분 좋을 때 내는 소리인 '퍼(Purr)'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날 오전 퍼라운지에선 유기묘 3마리가 직원들에게 장난을 걸거나 장난감과 놀며 적응 중이었다.

소노트리니티그룹 신사옥 소노트리니티 커먼스의 유기묘 보호소 '퍼라운지'. / 사진=정혜인 기자 hij@

이곳의 고양이들은 모두 길에서 구조됐다. 비영리법인 소노수의재단이 주도해 소노펫 동물병원에서 치료 및 중성화 수술을 진행한 뒤 이곳으로 데려온다. 1~2주 적응 기간을 거쳐 입양을 진행하며 입양 후에도 사후 관리를 할 예정이다.

퍼라운지는 현재 3마리를 보호 중이지만 추후 최대 19마리까지 관리할 계획이다. 명지현 소노펫 매니저는 "기업이 유기동물을 어디까지 책임질 수 있는지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라며 "구조부터 재활, 회복, 입양까지 이어지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PB 굿즈도 판매할 예정인데 그 수익금은 전액 소노수의재단에 기부된다.

소노트리니티그룹 관계자는 "소노트리니티 커먼스는 단순히 업무를 보는 사옥이 아니라 그룹의 새로운 비전을 직접 경험하는 공간"이라며 "계열사 간 물리적 통합을 넘어 수평적 소통과 환대 철학을 실제로 구현하면서 글로벌 하스피탈리티 기업으로 한 걸음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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