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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발표에 시총 반토막…휴온스글로벌 무슨 일이?

  • 2026.06.02(화) 16:38

[휴온스 합병 논란]①
합병 발표 이후…시총 4500억 증발
알짜회사 옮겨 붙인다…"불가피한 결정"
뿔난 주주들…"우회 합병 아니냐"

휴온스글로벌이 자회사 간 합병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외형상 두 자회사의 결합이지만, 합병 결과 중복상장과 유사한 주주 간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하는 구조 때문이다. 모회사 주주들은 핵심 자산의 가치를 고스란히 넘겨줘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번 논란의 배경과 합병을 둘러싼 의문점들을 짚어본다. [편집자]

여러분이 이런 상황이라면 어떨까요. 유망한 기술을 가진 A사가 조만간 성과를 보여줄 계약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에 기대감을 품고 이 회사 주식을 사들였습니다. A사는 비상장사라 직접 투자 대신 모회사인 B사 주식을 샀죠.

그런데 어느 날 공시가 뜹니다. 모회사인 B사가 A사를 다른 계열사 C사와 합병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습니다. 알짜 회사인 A사를 넘겨주는 B사 주가는 곤두박질쳤습니다. A사를 받아가는 C사 주가는 반대로 치솟았습니다. A사를 믿고 B사에 투자했던 주주들은 속절없이 주가 하락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회사 간 합병을 결정한 휴온스글로벌 주주들의 이야기를 간단히 정리해봤습니다. 실제로 합병 소문이 처음 퍼진 날 하루에만 휴온스글로벌 주가가 18% 급락했습니다. 합병 소식이 알려지기 직전인 지난달 8일 시가총액(8300억원)은 이달 1일 들어 반토막(3800억원) 났습니다. 회사는 합병 필요성을 거듭 설명했지만 주주들의 의문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휴온스그룹의 합병을 둘러싼 의문점을 짚어봤습니다.합병 발표한 휴온스 그룹?

사태를 이해하기 위해선 등장 회사들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휴온스글로벌, 휴온스랩, 그리고 휴온스가 세 회사가 주인공입니다. 이들은 휴온스그룹에 속해 있습니다. 휴온스그룹은 지주사 휴온스글로벌을 정점으로 휴온스·휴메딕스 등 상장사 5곳과 비상장 계열사 10곳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신약·바이오의약품·의료기기·건강기능식품을 아우르는 토탈헬스케어 그룹입니다.

이 가운데 휴온스글로벌은 독자 사업이 없는 순수 지주사입니다. 2016년 사업회사 휴온스를 인적분할하면서 만들어진 회사인데요. 오너인 윤성태 회장 일가가 지분 57.41%를 보유해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번 합병의 핵심 당사자인 휴온스랩은 매출 없이 연구개발에 매진하는 바이오 기업입니다. 휴온스글로벌이 지분 64.08%를 보유한 비상장 자회사이죠. 증권시장에 상장되어 있지 않은 만큼, 그 기업가치는 모회사인 휴온스글로벌의 주가에 녹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알아볼 회사가 휴온스입니다. 2016년 휴온스글로벌에서 사업 기능을 분리해 인적분할로 설립된 제약사입니다. 전문의약품과 뷰티·웰빙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휴온스글로벌이 지분 32.44%를 보유한 최대주주입니다. 그룹 내 실질적인 매출을 거두는 주력 사업회사입니다. 

우리가 주목할 회사는 휴온스랩입니다. 휴온스랩은 소위 '알짜 회사'로 불리는데요. 재무 상태만 보면 그런 평가가 의아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10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반복된 적자 누적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휴온스랩이 높은 기대를 받는 이유는 제형변경 플랫폼 기술 '하이디퓨즈' 때문입니다. 정맥주사(IV) 의약품을 피하주사(SC)로 전환하는 기술인데요. 바이오 투자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익숙하실 알테오젠의 제형변경 기술과 유사한 사업 모델을 갖출 것으로 기대받고 있죠. 알테오젠은 이 기술로 글로벌 제약사들과 수조 원대 계약을 체결하며 코스닥 시가총액 2위에 오른 회사죠. 휴온스랩도 그 뒤를 따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알짜'라는 평가의 배경입니다.

'돈 없으니 합병합니다'…희비 엇갈린 두 회사 주주

그런데 세 회사에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요. 이번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18일 휴온스글로벌은 자회사 휴온스랩과 계열사 휴온스의 합병을 공시로부터 시작됩니다. 휴온스글로벌의 공시에 따르면 휴온스랩이 휴온스에 흡수되는 형태로 합병이 진행됩니다. 합병이 완료되면 휴온스랩은 사라지고, 그 자산과 사업은 모두 휴온스로 흡수되게 됩니다.

회사 측이 내세운 합병의 명분은 자금 조달이었습니다.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이 휴온스랩의 연구개발 자금을 직접 조달하기에는 재무 여력이 충분하지 않으니, 실제 매출을 올리는 사업회사 휴온스의 자본력을 활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더불어 제약 사업을 영위하는 휴온스와의 합병으로 규제·사업 측면에서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시장의 해석은 달랐습니다. 합병 공시가 나오기 전부터 주가는 이미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합병 소문이 처음 퍼진 5월 11일 하루에만 휴온스글로벌 주가는 18% 급락했고, 휴온스 주가는 13% 급등하며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합병 소식이 알려지기 직전인 5월 8일 기준 8295억 원에 달했던 휴온스글로벌 시가총액은 6월 1일 종가 기준 3785억 원으로 반 토막 났습니다. 알짜 자회사 휴온스랩의 가치가 휴온스글로벌에서 휴온스로 이전된다고 시장이 판단한 결과입니다.주주 반발거세지자…'그럼 투표합시다'

주가가 급락을 겪은 휴온스글로벌 주주들은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주주들은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합병 반대를 골자로한 탄원서를 제출하고 서명운동에 나섰습니다.

주주들은 "핵심 비상장 자회사의 가치를 타 상장사로 넘기는 우회 합병은 지주사 주주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주주연대도 결성되기 시작했습니다. 주주연대 플랫폼 액트(ACT)를 통해 휴온스글로벌 소액주주 지분은 2일오전 기준 11.93%까지 결집했습니다.

주주들의 항의가 시작되자, 휴온스글로벌은 한발 물러섰습니다. 7월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모회사(휴온스글로벌) 주주들의 찬반 의사를 직접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자본시장 제도상 자회사간 합병에 모회사 주주들의 의사를 물어야하는 절차는 없지만, 회사가 논란을 진화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었죠.

임시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이 실질적으로 합병을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막강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휴온스글로벌 주주 구성을 보면 오너 일가 지분은 57.41%인 반면, 반대 측 결집 지분은 약 12%에 그칩니다.

최대주주 지분 묶을게요…어떻게는 '아직'

이러한 문제를 의식했는지, 회사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 일부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회사가 "감사위원 선임·해임 시와 같은 의결권 제한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힌 만큼,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이른바 '3%룰'이 적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렇게 되면 57%의 지분을 가진 오너 일가의 표는 일부 제한되고, 상대적으로 소수인 소액주주 지분이 표 대결에서 힘을 쓸 수 있는 구도가 만들어집니다.

3%룰이 어떻게 적용되느냐에 따라 표결 구도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을 하나로 묶어 합산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느냐, 아니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각각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느냐의 차이입니다.

전자라면 오너 일가 전체의 표가 3%로 묶이지만, 후자라면 특수관계인 수만큼 최대 3%씩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 사실상 오너 일가가 훨씬 많은 표를 확보하게 됩니다. 회사가 어떤 방식을 택하느냐가 임시주총 결과를 가르는 변수가 될 수 있는 이유입니다.

그럼에도 회사의 의결권제한을 포함한 찬반투표 결정으로 합병 과정에서 절차상 모회사 주주들이 합병 의사결정로부터 소외되는 문제는 일부 해소된 모양새입니다.

그러나 합병 결정 자체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 남습니다. 왜 합병을 방식을 택해야 했는지, 왜 하필 지금인지 그리고 모회사 주주들은 어떻게 보호받을 수 있는지입니다. 다음 편에서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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