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오 섹터 하락장이 길어지면서 바이오텍 대표들이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펩트론, 알지노믹스, 툴젠 대표가 각각 장내에서 자사주를 사들였다. 올 들어 대부분 바이오주가 힘을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계약 체결 불발 등과 같은 악재로 주가가 급락하자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한 대응책이다.
펩트론·알지노믹스…경영인 잇단 '책임 매수'
최호일 펩트론 대표는 지난 14일 자사주 1만주를 주당 10만 5950원, 총 10억 9950만원어치 사들였다. 이번 매입으로 최 대표의 보유 주식은 167만 6662주로 늘었고 지분율은 기존보다 0.04%포인트 오른 7.19%가 됐다.
최 대표의 자사주 매입에 앞서 펩트론은 일라이릴리와의 공동연구 과제와 관련해 본계약 체결 가능성이 낮아진 것으로 해석될 만한 발언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최 대표의 이번 매입은 시장의 우려를 진화하고 공동연구 성과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성원 알지노믹스 대표도 지난 10일 자사주 1000주를 매수했다. 장기간 이어진 주가 하락에 대한 책임경영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매입으로 이 대표의 보유 주식은 449만 1000주로 늘었고, 지분율은 16%에서 16.01%로 0.01%포인트 올랐다. 매입 규모는 약 3200만원어치다.
이 대표는 "장기간 이어진 주가 하락으로 경영 최전선에 있는 대표이사로서 책임감을 통감하며, 알지노믹스의 성장성에 대한 확고한 신뢰를 바탕으로 장내 매수를 결정했다"며 "주가 회복을 향한 의지를 빠르게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 즉각 집행이 가능한 개인 재원 범위에서 우선 매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전문경영인도 샀다
최호일 펩트론 대표와 이성원 알지노믹스 대표는 각 사의 창업주이자 최대주주라면,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이 자사주를 사들인 사례가 있어 눈길을 끈다.
유종상 툴젠 대표는 지난 8일 주주 간담회를 하루 앞두고 자사주 250주, 약 900만원어치를 매입했다. 유 대표가 툴젠 주식을 보유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신규 취득한 250주의 지분율은 소수점 셋째 자리에도 미치지 못해 공시상 0.00%로 집계됐다.
툴젠은 유상증자 추진 이후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주주들의 반발이 거셌다. 유 대표의 이번 매수는 주주들의 지속적인 매입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유 대표는 지난해 3월 취임한 전문경영인이다. 창업주가 아닌 대표가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주들과 함께 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유 대표는 간담회에서 "미공개 정보 활용 등 이해상충 문제가 없었더라면 더 쉽게 주식을 사들일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주주들이 허락만 해준다면 추가 매입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들의 자사주 매입은 이른바 '책임경영'의 표현이다. 주가 하락의 결과를 주주에게만 떠넘기지 않고 경영자 본인도 주주와 같은 위치에서 손실 위험을 나눠 지겠다는 의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회사 대표가 주주가치 수호를 위해 주식을 매입하는 것은 회사와 사업에 대한 확신으로 읽힐 수 있어 소액주주들이 환영하는 편"이라며 "특히 요즘 같은 하락장에서 대표가 반복적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것은 주주들과 고통을 분담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