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스턴=장종원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떼어낸 것은 밸류업을 위한 결정이다. (이번 인적분할로) 글로벌 고객사들과의 이해상충을 완전히 해소하고 CDMO(위탁개발생산) 본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17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적분할의 의미에 대해 이같이 설명하고 '순수 CDMO'(Pure-play CDMO)로 성장 전략을 가속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분할로 투자자들은 CDMO와 바이오시밀러 각 사업의 성장성, 수익성, 전략적 가치 등을 더욱 명확하게 평가할 수 있게 됐고, 연결 기업 구조 내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사업의 잠재 가치를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인적분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바이오 USA 현장 분위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존림 대표는 "인적분할에 대해 고객사들이 굉장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분리하는 인적분할은 10월말 완료될 계획이다.
"3대 축 중심으로 성장전략 본격화"
존림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생산능력 확장△글로벌 거점 확대 △모달리티(제형 플랫폼) 확장을 '3대 성장축'을 중심으로 성장전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월 세계 최고 수준 효율의 최첨단 생산시설인 5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총 60만4000리터 규모의 1~4공장이 가동되고 있는 제1바이오캠퍼스에 이어, 18만리터 규모의 5공장 가동으로 본격적인 제2바이오캠퍼스 시대를 열었으며 총 78만4000리터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32년까지 제2바이오캠퍼스(5~8공장)을 완성해 132만4000리터의 생산능력을 갖춰 고객 수요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인천 송도 내 부지 확장을 위해 최근 11공구 Ki17·18 부지 입찰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존림 대표는 특히 "항체의 영역이 계속 확장되면서 CDMO 시장은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며 "이중, 삼중 항체의 등장은 2배, 3배의 캐파를 요구하고 있다"며 CDMO 시장 과잉 우려를 일축했다.
블록버스터 제품의 적응증 확대 등에 따른 기존 제품의 수요 확대에 ADC, 알츠하이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항암제 등 신규 제품의 수요까지 더해져 대형 CMO에 대한 시장 수요는 꾸준한 증가 추세에 있다는 설명이다.
ADC, 다중항체, 오가노이드 등 포트폴리오 확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ADC(항체·약물접합체), 다중항체 및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등 유전자 치료제를 포함한 신기술 기반으로 모달리티를 다양화해 서비스 경쟁력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난 3월 가동을 시작한 4층 규모의 ADC 전용 생산시설을 통해 공정 개발부터 GMP 생산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공정 개발은 2mL부터 20L까지 다양한 고객사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으며, GMP 생산도 최대 500L까지 가능하다. 2027년 1분기까지 ADC 완제의약품(DP) 전용 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유전자치료제의 핵심 플랫폼인 AAV와 관련해서는 AAV 개발팀 및 전용 실험실 구축을 완료했으며 CDO 사업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시장 특성상 전임상/임상1상 제품 비중이 높아 CDO에 우선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연매출 가이던스 20~25% 유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거점 오피스를 기반으로 수주 타깃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미국 뉴저지, 보스턴에 보유한 세일즈 오피스를 기반으로 글로벌 Top 20 제약사 중 17개사를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일본 도쿄 세일즈 오피스를 추가 개소하며 아시아 지역 고객사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했다.
존림 대표는 "뛰어난 CDMO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Top 20 제약사 내 점유율을 지속 확대하는 한편, Top 40위권 제약사 대상 수주 활동을 더욱 강화해 나갈계획"이라면서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올해 연매출 가이던스를 20~25%를 유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