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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추가 인하, '엎친데 덮친' 보험업계

  • 2025.05.30(금) 07:20

금리하락때 자산보다 부채 증가폭 더 커
자본 감소로 킥스 비율 하락
만기 짧은 상품 등 다양화 필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2.5%로 낮추면서 보험업계도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금리 인하로 재무 건전성 지표가 더 악화될 가능성이 커진 까닭이다.

보험업계는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후 건전성 지표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럼에도 순이익 감소와 부채 할인율 현실화 등 부정적 요인이 산적한데, 금리 인하까지 더해졌다. 보험사들은 금리 인하에 대비해 장기채 매입 등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그럼에도 건전성 지표에 경고등이 켜지는 보험사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만기가 짧은 상품 등 포트폴리오 다양화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5.05.29 사진공동취재단

엎친 데 덮친 보험사

한국은행 금통위는 어제(29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보다 2.5%포인트 낮춘 2.5%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월에 이어 석달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관련기사: 한은, 기준금리 연 2.5%로 인하…성장률 0%대 전망(5월29일)

보험사들은 올 들어 새 회계제도 도입 등의 여파로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분기 보험사 순이익은 4조96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5.8% 감소했다. 손해율 상승과 손실부담비용 증가, 투자손익 감소 등의 여파다.

특히 재무상태가 악화됐다. 1분기 말 기준 보험사들의 총자산과 총부채는 전년 말보다 각각 31조6000억원, 41조3000억원 증가했다. 부채 증가 폭이 자산 증가 폭보다 더 커  자기자본은 9조8000억원 감소한 132조5000억원에 그쳤다.

이는 금리 하락과 부채 할인율 현실화 등으로 보험부채가 증가하면서 자기자본이 감소한 것이라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보험사들에게 금리 인하는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관리에 치명적이다. 국내 보험사들의 경우 일반적으로 부채 듀레이션(금리 변동에 따른 부채 가치의 민감도)이 자산 듀레이션(금리 변동에 따른 자산의 민감도)보다 길다. 

금리 인하에 따른 부채 증가 폭이 자산 증가 폭보다 커 결과적으로 자본이 감소하게 된다. 가용한 자본이 줄어드는 만큼 킥스 비율이 떨어진다. 실제 국내 보험사들은 1분기 금리 하락으로 킥스 비율이 1~10%포인트 가량 떨어지는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 주가와 금리, 환율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우려가 있어 보험사 재무 건전성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보험사 당기 손익과 재무 건전성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잠재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기 짧은 상품도 팔아야

보험사들은 금리 인하에 대응하기 위해 자산 듀레이션과 부채 듀레이션의 갭(차이)을 줄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단기적 방안으로 장기 채권을 더 많이 매입하거나 파생상품을 통해 리스크를 헤지(Hedge)하는 게 대표적이다.

실제 한화생명은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금리 하락에 대응해 장기채 매입을 크게 확대했고 향후에도 장기채 매입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는 점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자산과 부채 듀레이션 균형을 위해 수익률이 낮은 장기채 매입을 확대하면 투자 손익이 줄어들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장기채 매입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한은 금통위의 금리 인하 기조가 지속될 것이란 점이 부담이다.

이에 중장기적으로 부채 듀레이션이 짧은 단기 보험 상품 판매 확대 등 영업 전략을 바꿔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새 회계제도 도입 후 보험사들은 CSM(보험계약마진) 확대를 위해 만기가 긴 장기 보장보험 판매에 주력했는데, 이 경우 부채 듀레이션이 길어지는 까닭이다.

한 보험회계 전문가는 "그 동안 CSM 확보를 위해 무·저해지 상품 등 장기·보장성 상품 판매에 주력했는데 자본관리를 위해선 계약 기간(보장 만기)이 짧거나 금리 영향이 적은 상품으로 다양화가 필요하다"며 "장기채 매입은 기본이고 금리 인하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상품 판매 전략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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