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자율주행 기술이 테슬라 등 선두권보다 3~4년 늦었지만, 규제환경과 판매가격 등 현실적 문턱을 고려하면 당분간 고도화된 자율주행 기술이 판매 실적을 보장하지 않는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가 발간한 '다가오는 자율주행 시대 속에 현대차그룹의 향방은' 보고서의 한 줄 요약이다. 이 보고서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뒤처진 현대차그룹의 현실을 보여주는 동시에 자율주행 대중화 전까지 아직 기술을 따라잡을 수 있는 시간은 있다는 낙관적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현대차 자율주행 기술 상용차 3~4년 늦었다
이 보고서는 "현대차그룹이 일반 대중차량을 대상으로 한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 시점을 2027년 하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테슬라와 샤오펑 등 업계 선두 회사들과 포티투닷(42DOT)을 비교 시, E2E(End-to-End)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 타임라인에는 약 3~4년의 시차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E2E는 카메라 등으로 인식한 주행 정보를 인공지능(AI)이 통합적으로 처리하는 기술로, 테슬라·샤오펑은 2024년 이미 E2E 기반 자율주행 상용화에 성공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네이버 개발자가 설립한 포티투닷을 2022년에 인수하며 본격적인 E2E 자율주행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최근 포티투닷 수장 교체 등의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작년 말 기아 80주년 행사장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이 늦은 편"이라며 "중국 업체와 테슬라가 잘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 모셔널을 열심히 하고 있지만, 격차는 조금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모셔널은 현대차그룹의 또 다른 자율주행 개발 축이다. 2020년 현대차그룹은 미국의 앱티브와 합작사 모셔널을 설립했다. 모셔널은 모듈러(Modular) 기반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 중이다. 카메라 정보를 AI가 통합 처리하는 E2E와 달리 모듈러는 카메라·레이더·라이다에서 수집한 주행 정보를 인지·예측·판단·제어로 분할 처리하는 자율주행 기술이다.
모셔널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2024년 앱티브가 투자를 중단하면서 현대차그룹은 모셔널을 독자 경영하고 있다. 2024년 라스베가스에 무인 로보택시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은 올해 말로 연기된 상황이다.
반면 자율주행 경쟁력 순위 1위로 평가받고 있는 웨이모는 미국 5개 도시에서 로보택시를 상업 운행하고 있다. 올해는 미국 20개 이상 도시로 확대될 전망이다. 바이두의 로보택시도 중국 20여개 도시와 중동 아부다비에서 달리고 있다. 모듈러 기반의 완전자율주행 로보택시 시장에서도 현대차그룹이 뒤처지고 있는 것이다.
당장은 자율주행이 차 판매 보장하지 않는다
이 보고서는 자율주행 기술이 자동차 판매를 보장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모듈러 방식의 로보택시는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하지만 고정밀 지도가 확보된 일부 도시에서만 적용이 가능해 아직 일반 자동차 판매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어서다.
일반 자동차에 적용이 가능한 E2E 자율주행 기술은 사고시 뒤따르는 운전자의 책임 문제를 해결 못하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에 따르면 테슬라 자율주행 운행시 직접 운전하는 것보다 오히려 운전 피로가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스템의 돌발적인 행동에 대비해 운전자가 상시 주의를 해야 해서다.
테슬라의 실적도 자율주행 기술과 차 판매량이 연관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을 보여준다. 테슬라의 미국 판매량은 2023년 65만대에서 2024년 63만대, 2025년 59만대 등으로 감소추세다.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작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전체 테슬라 차량 중 FSD(Full Self Driving) 사용률이 12%에 머문다고 발표했다. E2E 자율주행 기술이 대중화되기 위해선 운전자의 책임이 없는 완전자율주행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 숙제가 남은 셈이다.
현대차그룹도 자율주행 기술 격차를 좁힐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지난달 장재훈 부회장은 미국 CES 2026에서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늦은 것을 따라가는 것뿐만 아니라 그걸 뛰어넘을 방법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며 "시장에 대한 반응이 빠르냐 안 빠르냐 하는 부분은 시장이나 어떤 기술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규제 환경과 전기차의 가격 접근성 등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자율주행 기술이 자동차 판매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다만 중장기적으로 기술이 고도화되어 레벨3 이상의 E2E 자율주행 기술이 확산되거나,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전기차에 대한 접근성이 제고될 경우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은 주요 경쟁지위 결정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