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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쓰면 금방 방전됐는데'…배터리 수명 공식 확 바꾼 '이것'

  • 2026.01.11(일) 15:00

[테크따라잡기]
충전할수록 약해지던 배터리 구조의 한계 고민
다결정서 '단결정'으로 시선 이동…문제점 해소
안전성 높이고 에너지 채운 SK온·서울대 해법

요즘 전기차 배터리는 재료보다 구조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같은 성분을 써도 입자를 어떻게 만들고 쌓느냐에 따라 수명과 안정성이 완전히 달라지거든요.

SK온이 최근 이 구조 문제에서 해답을 하나 제시했습니다. 서울대학교 강기석 교수 연구팀과 함께 차세대 '단결정 양극재'를 만드는 데 성공한건데요. 해당 연구 결과는 배터리 분야에서 권위 학술지인 네이처 에너지에도 실렸습니다.

'고니켈 배터리'의 딜레마

지금 쓰이는 배터리 양극재는 대부분 다결정 구조입니다. 작은 입자 여러 개가 뭉쳐 하나의 입자를 이루는 방식이죠. 문제는 충전과 방전을 반복할수록 이 입자 사이 미세한 균열이 생긴다는 점이에요. 균열이 늘어나면 내부에서 가스가 발생하고 배터리 성능과 수명은 빠르게 떨어집니다.

그래서 업계가 주목해온 게 '단결정 양극재'입니다. 입자 하나가 하나의 결정으로 이뤄져 있어 잘 깨지지 않고 구조가 안정적입니다. 알면서도 쉽게 못 썼던 이유는 단 하나. 만들기가 너무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전기차 배터리는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에너지 밀도가 올라갑니다. 한 번 충전으로 더 멀리 갈 수 있죠. 하지만 니켈이 많아질수록 단결정을 만드는 과정은 훨씬 까다로워집니다.

고온에서 오래 가열하면 리튬과 니켈 이온이 제자리를 벗어나 뒤섞이는 '양이온 무질서' 현상이 생기거든요. 이렇게 되면 리튬 이동이 원할하지 않아 출력과 수명은 동시에 떨어집니다. 이 때문에 고니켈 단결정은 업계의 오랜 난제였습니다.

'네이처 에너지 (Nature Energy)'에 실린 SK온과 서울대학교의 고밀도 단결정 양극재 연구 논문./자료=네이처 에너지 캡처

'단결정'의 기초 공사

SK온과 서울대 연구진은 접근을 바꿨습니다. 처음부터 리튬 단결정을 만들지 않았죠. 대신 구조가 훨씬 안정적인 나트륨 기반 단결정을 먼저 만들었습니다. 그 다음 이온 교환 방식으로 나트륨을 리튬으로 바꿨습니다. 

이 방법을 쓰자 단단한 결정 구조는 그대로 유지됐고, 문제였던 양이온 무질서도 거의 생기지 않았습니다. 쉽게 말해, 뼈대를 먼저 튼튼하게 만들고 내용물만 바꾼 셈입니다.

연구진이 또 하나 주목한 건 '입자 크기'입니다. 입자가 클수록 전극을 더 빽빽하게 채울 수 있고 그만큼 에너지 밀도도 올라가죠. 이번에 개발한 단결정 양극재는 입자 크기가 약 10마이크로미터로, 기존 양극재보다 약 2배 큽니다. 니켈 함량이 94% 이상인 울트라 하이니켈 구조인데도 구조 안정성을 유지했습니다.

실험 결과, 가스 발생량은 기존 다결정 대비 25분의 1 수준. 에너지 밀도는 이론적 최대치의 77%에 달했습니다.

이번 연구가 의미 있는 이유는 실험실에서만 가능한 기술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입자 크기, 니켈 조성, 전극 밀도까지 모두 상용화를 염두에 둔 조건입니다. SK온과 연구진은 크기가 다른 단결정 입자를 섞는 방식, 조성을 더 정교하게 다듬는 연구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배터리를 더 오래 쓰고 더 안전하게 쓰는 경쟁은 이제 보이지 않는 입자 설계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박기수 SK온 미래기술원장은 "이번 연구는 차세대 양극재의 방향을 제시한 성과"라며 "학계와 협력을 통해 기술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테크따라잡기]는 한 주간 산업계 뉴스 속에 숨어 있는 기술을 쉽게 풀어드리는 비즈워치 산업팀의 주말 뉴스 코너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빠르게 잡아 드리겠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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