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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논란 속 반도체 특별법 통과

  • 2026.01.30(금) 08:23

대통령 직속 특별위 설치해 지원 정책 총괄
전력·용수·인력 패키지화…세제·인프라 중심 설계
'52시간제 예외'는 제외…현장 보완은 과제로

반도체 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지원하기 위한 법적 틀이 마련됐다. 국회는 지난 29일 본회의에서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반도체특별법)'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재적 206명 가운데 찬성 199명, 기권 7명이었다. 그간 반도체 산업 지원은 개별 법률이나 한시적 정책에 의존해 왔다. 이번 특별법 제정으로 분산돼 있던 지원을 총괄하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서 국가 차원의 반도체 지원이 보다 안정적인 체계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쟁점이었던 '주 52시간제 예외' 조항은 노동계 반발과 여야 이견으로 최종 법안에서 제외됐다.

이번 특별법은 정부가 반도체 산업을 재정·행정 전반에서 뒷받침하는 내용을 담았다.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과 보조금 지원 전력·용수 등 기반 시설 확충 예비타당성 조사 특례가 핵심이다. 대통령 소속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그간 개별 사업과 예산으로 흩어져 있던 지원 정책을 총괄하도록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내에는 '반도체 혁신성장지원단'을 두고 10년 기한의 특별회계를 신설해 상시 지원 체계를 가동한다.

대규모 투자 유인을 위한 세제 및 인프라 지원도 강화된다. 반도체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와 연구·개발 비용 세제 혜택이 포함됐다. 국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될 경우, 전력·용수 공급을 국가가 우선 지원하도록 했다. 반도체 공장과 연구시설 건설 시 환경·산업 관련 인허가를 통합 심의하는 '패스트트랙'도 도입돼 사업 지연을 최소화한다. 필요 시엔 지방자치단체장이 일부 인허가 권한을 위임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전력 수급 안정화 조항도 눈에 띈다. 대규모 전력 사용이 불가피한 산업 특성을 감안해 정부가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망 확충 계획을 우선 수립, 비용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장기 전력 공급 계약과 요금 특례 적용 가능성도 법적 틀 안에 포함됐다. 인력 양성 측면에선 대학·연구기관·기업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계약학과와 맞춤형 교육 과정을 확대하도록 했다. 해외 인재 유치와 소부장·파운드리·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육성 근거도 담았다.

다만 업계가 요구해 온 '주 52시간제 예외'는 이번에 반영되지 않았다. 여야는 산업 경쟁력과 노동권 보호 사이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정부는 공포 이후 하위 법령을 통해 현장 애로를 보완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도체 업계와 경제계는 법안 통과를 일제히 환영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에 대응할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전환점"이라며 "AI 시대 반도체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도 환영 입장을 내놨다. 이종명 산업혁신본부장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국가 간 경제 안보의 핵심 전장이 된 상황"이라며 "이번 특별법은 AI 시대 진입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우리 반도체 산업이 주도권을 확보할 제도적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본부장은 "후속 시행령과 세부 지원 체계가 조속히 마련돼 산업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집행되길 바란다"며 "경제계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확고히 하는 데 적극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특별법은 정부 이송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된다. 정부는 하위 법령 정비에 즉시 착수해 이르면 올해 3분기부터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반도체는 최대 수출 산업이자 AI 시대 국가·경제 안보를 좌우하는 전략 자산"이라며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지원을 속도감 있게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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