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의 고객 신용정보 유출 논란이 다른 국내 간편결제사로 불똥이 튀는 분위기다. 국내 시장 점유율이 높은 네이버페이와 토스페이에 대해서도 금융감독원이 서면점검에 나섰다.
이들 간편결제사는 중국인 소비자 등을 유치하기 위해 알리페이와 제휴를 맺고 있다. 해외 결제 편의를 위해 알리페이에 고객 정보를 전달하고 있지만 카카오페이와 비교해 현저하게 적은 데이터만 보내고 있다는 점을 강조,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이들 플랫폼을 사용한 해외 결제가 줄어드는게 아니냐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네이버·토스는 '고객 번호·결제정보'만 전달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 외에도 네이버페이와 토스가 중국 앤트그룹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 '알리페이'와 제휴를 맺고 있다. 두 회사 역시 해외 결제 편의를 위해 알리페이에 고객 정보를 전달하고 있지만, 카카오페이와 달리 순수하게 결제를 위한 정보 만을 넘겨준다는게 이들 회사의 설명이다.
네이버·토스는 카카오페이 사태에서 논란이 된 '핸드폰 번호', '계정 ID' 등 신용정보를 일체 수집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카카오페이는 애플 제휴를 위해 해당 정보를 알리페이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는데, 네이버·토스는 앱스토어에 입점조차 하지 않은 상태다. 결국 네이버·토스가 알리페이에 제공하는 정보는 모두 국내 결제 때 필요한 정보와 비슷한 수준이다.
작년 9월 알리페이와의 제휴를 통해 해외 QR코드 결제를 시작한 네이버페이는 고객 번호(가입 때 부여되는 랜덤번호)와 결제 정보(결제시간·거래정보·금액·결제번호)를 알리페이에 전달한다. 온라인 결제 때는 이메일 주소와 카드번호, 계좌번호 등을 전달한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네이버페이는 앱스토어 결제수단이 아니므로 애플 측에서 요구했다는 NSF 스코어와 같은 신용정보에 대한 요청도, 수집도 하지 않는다"며 "해외결제라고 해서 더 많이 정보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며 제공받은 정보도 마스킹, 암호화를 통해 철저히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스 역시 작년 9월 알리페이와 손을 잡았다. 알리페이플러스 가맹점이라면 토스페이를 이용해 결제할 수 있으며, 매번 해외 결제가 이뤄질 때마다 고객 번호와 결제 정보가 전달된다.
부정적 여론에 당국 점검까지
현재 금융감독원은 카카오페이의 정보제공 논란 관련, 네이버페이와 토스에도 서면 점검을 진행 중이다. 필요시 다른 결제대행업체로도 점검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들 업체들 사이에선 당장 간편결제를 통한 해외결제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해외여행객 수요, 해외 직구족 수요를 확보하면 회사 성장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란게 간편결제업계가 기대해왔던 부분인데 이러한 기대감이 꺾일 수 있다는 얘기다.
한 간편결제사 관계자는 "암호화 수준에 대해선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하긴 어렵지만, 카카오페이가 알리페이에 제공한 정보가 다른 간편결제사에 비해서 과도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일로 중국 내 결제나 간편결제에 대한 오해가 생기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다른 간편결제사 관계자는 "해외 결제 인프라를 회사가 직접 구축하는 것인 쉬운 일이 아니어서 이미 인프라를 보유한 중국 기업과의 제휴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라며 "최근 중국 기업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불신이 깊어지고 있는데, 이번 일로 단순 제휴 혹은 투자 관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악재로 작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당장 토스의 경우 계열 결제대행사(PG사)인 토스페이먼츠의 2대 주주가 중국 앤트그룹이라는 사실이 전해지자 토스 역시 카카오페이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앤트그룹은 토스페이먼츠에 1000억원을 투자, 지분 37.7%를 보유한 2대주주다.
이와 관련해 토스페이먼츠 관계자는 "토스페이먼츠는 B2B사업을 하는 PG사로서 간편결제를 담당하는 토스페이와는 별개의 회사"라고 말했다.<시리즈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