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영 신임 IBK기업은행장이 취임 이틀째도 출근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업무는 정상 수행 중으로 금융위원회 방문, 부행장과의 오찬도 그대로 진행했으며 지연된 정기 인사도 오는 27일 단행할 예정이다.
기업은행 노동조합은 이틀째 은행 본점에서 신임 은행장 출근 저지 투쟁을 하고 있다. 노조는 금융위가 미지급 수당 정산이라는 결단만 내리면 된다고 주장하면서 신임 행장이 이에 대해 답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26일 장민영 기업은행장은 임명 후 이틀째(영업일 기준)이지만 여전히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본점 정문을 통해 시도했던 첫 출근과는 달리 이날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관련기사:첫 출근도 못한 기업은행장…시간외수당 등 노사현안 직면(2026.01.23.)
기업은행 노조는 지난 23일 당시 "임금체불 문제 해결에 대한 대통령 약속 없이는 출근도 없다"며 완강한 반대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이날도 노조는 "아무것도 없는 빈손으로 (행장이) 출근할 수 없다"며 "답을 확실히 낼 때까지 내정자를 우리의 행장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본점에는 출근하지 못하고 있지만 업무는 정상적으로 수행 중이다. 행장 선임이 지연되면서 함께 미뤄졌던 임직원 정기 인사의 경우 오는 27일 단행될 예정이다.
장민영 행장은 취임 첫날인 지난 23일 금융위원회로 향했다. 다만 노사 갈등 해결을 위한 논의가 아닌 인사차 방문이었다는 설명이다. 기업은행장이 의례적으로 첫 출근날 했던 부행장들과의 오찬도 그대로 진행했다.
이후 본래 근무하던 중소기업중앙회 신관 11층 IBK자산운용 본사에 들른 뒤 국회 앞 노조 천막을 찾았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다.
일각에서는 장민영 행장이 보다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해 임시 사무실을 차릴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노조의 저지 시위에 가로막혀 약 27일간 출근하지 못한 윤종원 전 행장이 서울 종로구 금융연수원에 임시 사무실을 마련한 선례가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노조와의 대치가 장기화될 경우 고려할 사안이지만 현재는 마련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노조가 반발에 나선 배경에는 총액인건비제도(총인건비제)가 있다. 지난 2007년부터 시행된 것으로 1년에 사용할 인건비 총액을 정한 다음 그 안에서 각 공공기관 자율적으로 집행하는 제도인데, 상한선이 있어 시간외근무 수당이 보상 휴가로 대체됐다.
하지만 과도한 업무 탓에 보상 휴가를 실제로 사용하지 못했기에 사실상 임금체불이라는 주장이다. 앞서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에 따르면 시간외근무 수당 대신 지급된 휴가 중 미사용 일수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78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노조 측은 이는 2024년 말 기준으로 현재 시점에서는 약 150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통상임금제 시행으로 직원들 임금이 증가했는데 이를 적용할 시 미지급 수당도 함께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노조 측은 "미지급 수당을 정산하는 것은 제도 수정이 필요없는, 시간이 길게 소요되지 않는 사안"이라며 "금융위원회가 예외를 인정해 예산을 집행하기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단순한 예외 인정만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우선 총인건비제로 발생한 문제라 제도 수정이 필요한데 이는 금융위가 아닌 재정경제부 소관이다.
또 섣불리 기업은행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형평성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일례로 금융감독원은 공공기관이 아님에도 총인건비제를 적용받고 매년 금융위 예산 승인을 받는다. 금감원 역시 민간 금융사를 따라가지 못하는 보수 체계로 퇴사자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기업은행이 국책은행 중에서도 시중은행과의 경계선이 가장 애매하긴 하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총인건비제를 면제해주거나 미지급 수당을 일괄 정산할 경우 일종의 선례를 만드는 셈이라 쉽사리 결정하진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