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게임사 중 가장 높은 수익성을 자랑하는 시프트업이 정작 주가는 시원찮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초 잠깐 반등세를 탔지만, 보호예수 물량이 풀리고 추가 상장까지 잇따르면서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시프트업은 27일 보통주 29만7000주를 추가 상장한다. 스톡옵션을 받은 임직원들의 주식매수선택권 행사로 해당 물량이 시장에 새로 풀린다. 임직원들의 취득가액은 200원으로 현 주가기준 약 250배의 이익을 보게 된다.
추가 상장에 따른 부담으로 지난 23일 시프트업의 주가는 전날 5만8500원에서 당일 5만300원까지 14% 급락했다. 26일에는 4만9250원으로 떨어져 한달여만에 5만원선도 깨졌다.
총 발행주식수 5848만주 대비 추가 상장 물량 29만7000주는 0.5%로 수량은 많지 않지만 평소 일거래량이 30만주가 채 안되는 만큼 시장에서는 추가 상장에 대한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승리의 여신:니케' 중국 버전의 초기 성과가 기대를 밑돈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증권가는 분석하고 있다.
시프트업은 지난 3월에도 보통주 15만주를 추가 상장하면서 공시 다음날 주가가 2.5%가량 하락한 바 있다. 시프트업은 지난해 7월 상장이후 지금까지 세 차례, 총 75만6000주를 신규 상장했다.
시프트업은 국내 게임사 중 최고 수익을 내는 회사로 기업공개(IPO)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상장 이후에도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컸으나 주가는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다.
지난해 7월 공모가 6만원에 코스피에 입성한 시프트업은 상장 한달여만에 8만원을 돌파했지만 이후 꾸준히 고점을 낮추며 현재는 공모가 대비 20% 가량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회사는 '승리의 여신: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 등 게임을 서비스하는 회사로 게임업계에서 독보적인 영업이익률을 자랑한다. 2022년만 해도 매출액 653억원, 영업이익 222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33.9%였으나 재작년부터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뛰었다.
지난 2023년 매출액은 1686억, 영업이익 1111억원으로 영업이익률 65.8%를 기록했으며, 2024년에는 매출액 2241억원, 영업이익 1527억원으로 무려 68.1%의 이익률을 올렸다.
이렇게 높은 수익성에도 불구하고 시프트업의 주가가 올 들어 하락세를 타고 있는 것은 주주와 임직원들에 부여한 주식이 보호예수 해제와 추가 상장 등으로 자꾸 시장에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지난 3월에는 상장 이후 6개월의 보호예수 기간이 풀리면서 주요 임원들이 주식을 팔았다. 민경립, 안재우, 유형석, 유준석 등 임원 4명은 시간 외 거래로 18만1660주, 당시 시세 기준 약 100억원치를 매도했다. 다른 임원들과 특수관계인, 전략적투자자들의 지분도 보호예수가 풀린 상태다. 시프트업 지분 39%를 보유한 대주주 김형태 대표의 지분도 오는 7월 보호예수가 해제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시프트업은 올해 중국 진출 등으로 큰 폭의 실적 상승이 기대되는 만큼 보호예수 물량 등이 대거 쏟아져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임직원들의 취득가가 워낙 낮아 언제든 매물로 나올 수 있고, 그에 따라 일반 투자자들의 부담도 커 주가 상승에 제한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프트업은 이러한 부진한 주가에 대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올해말까지 자사주 취득을 진행한다. 이달 13일부터 오는 11월 12일까지 6개월간 총 500억원을 들여 보통주 90만4159주를 주당 5만5300원에 사들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