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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배당 막는 준비금?…DB손보가 짚은 '진짜 변수'

  • 2026.09.01(화) 08:21

배당재원 제약, 해약준비금에 쏠린 시선
신계약 경쟁 따라 배당가능이익 규모 차이
DB손보 성장 속도·자본 여력에 주목

보험사들의 배당 여력을 둘러싼 논쟁에서 해약환급금준비금이 핵심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IFRS17 도입 이후 회계상 이익은 크게 늘었지만 실제 주주에게 돌려줄 수 있는 배당재원은 그만큼 늘지 못하면서입니다.

그동안 보험업계와 시장의 관심도 해약환급금준비금에 집중됐습니다. 회계상 이익과 배당가능이익 사이의 차이를 키우는 만큼 준비금 적립 부담을 낮추면 배당 여력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그런데 DB손해보험은 조금 다른 시각을 내놨습니다. 해약환급금준비금 때문에 회계이익과 배당재원 사이에 차이가 생긴 것이 아니라, 이미 큰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해약환급금준비금이 늘어나는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해약환급금준비금 취지 살펴야"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보험계약 해지 시 계약자에게 돌려줘야 할 해약환급금 재원을 미리 적립해 계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감독 목적의 준비금입니다. 이 과정에서 이익잉여금의 일부가 준비금으로 적립되면서 결과적으로 배당가능이익을 제한하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실제 부담도 적지는 않습니다. 올해 상반기 말 적립예정액까지 포함한 해약환급금준비금은 한화생명의 경우 이익잉여금의 97.3%에 달했습니다. 메리츠화재와 현대해상은 각각 52.0%, 50.6%였고 DB손보는 45.3% 수준입니다.

최근 5년 손보 10개사 회계이익과 배당재원 비교./자료=DB손해보험 IR

보험업계에서는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을 낮춰야 배당 여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금융당국이 관련 제도 개선을 검토하는 것도 이런 배경과 맞닿아 있습니다.

하지만 DB손보는 지난달 28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 설명회에서 해약환급금준비금만 줄인다고 배당 여력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설명을 내놨습니다.

IFRS17 도입으로 보험회계가 현금주의에서 발생주의로 바뀌었지만 보험계약에서 발생하는 실질적인 현금흐름이나 계약관계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회계상 이익이 발생했다고 해서 그만큼의 현금이 이미 회사에 들어와 있는 것은 아닌 만큼 이를 그대로 배당하면 아직 실현되지 않은 이익까지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는 것이죠.

준비금보다 먼저 봐야 할 '신계약 경쟁'

DB손보가 주목한 변수는 신계약 규모입니다. 보험사가 신계약을 늘리려면 모집수수료를 비롯한 판매비용을 먼저 집행해야 하지만,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이익은 장기간에 걸쳐 인식됩니다. 신계약을 빠르게 늘릴수록 당장 필요한 현금과 자본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을 중심으로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외형을 무리하게 확대하면 신계약비 부담이 커지고 장기적인 수익성과 자금수지에도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보험사 불어난 해약환급금준비금에…배당 여력 '뚝'(2026년 8월24일)

외형 성장에 따른 배당재원 차이 시뮬레이션 결과./자료=DB손해보험 IR

DB손보가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균형 성장'을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DB손보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 5개년을 놓고 신계약 규모에 따른 배당가능이익 변화를 분석했습니다. 무리한 외형 성장을 지속하면 2030년 배당가능이익이 약 4000억원까지 감소하는 반면 신계약을 적정 수준에서 관리하면 약 2조9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봤습니다.

회사가 신계약을 어떤 속도로 확대하느냐에 따라 2030년 배당재원이 약 2조5000억원 차이 날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DB손보는 무리한 외형 성장이 배당가능이익뿐 아니라 장기적인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습니다. 특히 해약환급금준비금이 대폭 축소될 경우 보험사들의 외형 경쟁이 한층 과열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얼마나 팔았느냐'보다 '자본'

여기서 보험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자본입니다. 보험사의 자본 여력이 충분하다면 신계약 확대와 준비금 적립, 주주환원을 어느 정도 별개의 문제로 관리할 수 있지만 자본이 부족한 상황에서 신계약만 빠르게 늘리면 신계약비와 자본 부담이 함께 커져 배당 여력까지 제약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해약환급금준비금 규모만으로 배당 여력을 판단하기보다 신계약을 감당할 수 있는 자본이 충분한지, 그 자본의 질은 어떤지까지 함께 봐야 한다는 시각이 나옵니다.

다만 보험사마다 사정이 다른 것은 변수입니다. 기존 보유계약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과 신계약의 수익성, 자본 규모와 구성 등이 서로 다른 만큼 해약환급금준비금만으로 배당 여력을 단순 비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배당재원 관리 위한 지표, DCR 도입

DB손보는 이런 배당 여력을 자체적인 관리지표를 통해 관리하기로 했습니다. 

배당가능이익 대비 예상배당금 비율인 DCR(Dividend Coverage Ratio·배당 커버리지 비율)을 새로 도입하고 이를 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과 함께 주주환원의 양대 관리지표로 삼기로 했습니다. 킥스 비율 220% 이상, DCR 400% 이상의 경우 주주환원 여력을 재점검해 추가 환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제시한 주주환원율은 2030년 연결 기준 40%, 별도 기준 50%입니다. 두 기준은 동시에 달성하는 것이 목표이며 자사주 소각은 해당 환원율에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관련기사: DB손보, 주주환원율 목표 상향…"2030년 연결기준 40%"(2026년 8월28일)

준비금 제도 완화되면 배당 확 늘까?

DB손보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가 개선되더라도 보험사의 배당 여력이 크게 늘어날지는 단순하게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준비금이 줄어든 만큼 배당을 늘릴 수 있는지가 아니라 그만큼 신계약 경쟁이 다시 거세질 가능성까지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을 낮추는 것만이 과연 보험사의 배당 여력을 키우는 해법일까요. 준비금 부담의 크기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준비금을 쌓게 만든 성장의 속도와 이를 감당할 자본 여력을 함께 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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