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부동산과 금융 절연'이라더니…주택 PF 곳간 열라는 금융당국

  • 2026.09.09(수) 08:00

제조업 여신 34조 늘렸는데…PF대출까지
생산적 금융 외연 넓어져 은행 셈법 복잡
정례간담회·현장점검에 커지는 PF 공급 압박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자금지원을 대폭 늘린 8·13 대책을 계기로 연일 은행권에 PF 공급 확대를 주문하고 있다. 

생산적 금융 기조 속 5대 은행의 제조업 여신이 1년 새 34조원 가까이 늘어난 데 이어 주택공급 금융까지 은행의 역할이 넓어진 셈이다. 다만 보증 확대만으로 PF가 곧바로 늘기는 어렵다는 게 은행권 시각이다. 금리와 사업성이 여전히 변수다.

9일 각 은행 경영공시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제조업 여신은 올 6월 말 321조552억원으로 지난해 6월 말 287조4583억원보다 11.7%(33조5969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부동산 관련 여신은 3.4%(229조8200억원→237조6900억원), 건설업 여신은 0.9%(27조8200억원→28조7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금융당국이 생산적 금융 확대를 주문하면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자금 공급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금융당국은 8·13 대책을 계기로 주택공급 금융에도 힘을 싣고 있다. 관련 자금지원은 생산적 금융 전환과 배치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부동산 PF 보증·자금공급 규모를 26조3000억원에서 47조8000억원+알파(α)로 크게 늘리고 주택금융공사(주금공) 주거사업장 보증비율도 기존 90~95%에서 100%로 한시적으로 높였다.▷관련기사 : 이주비 대출한도 늘어난다…재건축 '완공 후 가격'으로 산정(2026.08.13)

이번 주에도 주택공급 금융지원 행보는 이어진다. 금융위는 오는 9일 '부동산 공급촉진을 위한 금융대책 점검회의'를 열고 10일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김포 풍무역세권 아파트 사업장을 직접 찾는다. 금융당국 수장이 직접 PF 현장을 둘러보는 건 공급 드라이브를 재확인하는 신호다. 이찬진 금감원장도 지난 1일 임원회의에서 "8·13 공급 대책에 따라 서울·수도권 등에 주택이 조기에 대량 공급될 수 있도록 필요한 금융지원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관련기사 : 이찬진 "주택공급 금융지원 총력"…내년 공급 사업장 중점관리(2026.09.01)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은행권의 여신 운용 셈법도 복잡해졌다. 정부는 그간 가계대출과 부동산·임대업에 몰린 자금을 첨단산업과 혁신기업으로 돌리겠다는 방향을 강조해왔다. 그런데 생산적 금융 범위가 주택공급 PF까지 넓어졌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부동산에 쏠린 자금을 기업으로 돌리는 게 생산적 금융 방향이었는데 다시 주거 쪽으로 유도하는 건 다소 모순적으로 보인다"고 했다. 당국이 '금융·건설업계 정례간담회'를 가동한 점도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회의가 이어지면 PF 취급 규모와 성과가 점검될 수 있어서다. 은행권에선 "생산적·포용 금융에 이어 부동산 PF까지 은행 자금에 기대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나온다.

반면 생산적 금융에 PF가 포함되면서 은행 여신 운용 여지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 등은 대출 편중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하락이나 리스크 확대 우려와 관련해 "생산적 금융에 PF 추가로 인해 은행들의 이러한 부담은 완화될 수 있다"고 봤다.

당장 PF 심사 문턱이 낮아진 것은 아니다. 8·13 대책 이후 내부 심사기준을 바꾼 은행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100% 공적보증이 붙는 주택 PF는 위험가중치(RW)가 0%여서 자본 부담이 낮다. 보증 강화와 당국의 잇단 공급 주문을 계기로 주거용 PF를 이전보다 전향적으로 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자금공급 여부는 결국 사업성에 달렸다. 은행들은 업종별 여신 익스포저(위험노출액) 한도를 관리하는 만큼 공적보증이 늘어도 사업성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각 은행 경영공시를 토대로 계산한 올 6월 말 5대 은행 건설업 여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21%로 제조업(0.40%)의 3배 수준이다. 부동산 관련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전년 동기 0.42%에서 0.49%로 높아졌다. 이미 사업성이 있는 곳에는 금융이 공급되고 있는 반면 자금조달이 막힌 사업장은 문제가 누적됐을 가능성이 있다. 건설사 조달금리와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으로 공급과 수요가 함께 위축될 수 있다는 점도 PF 확대 걸림돌이다.

naver daum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