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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 키우는 메리츠증권…AI 플랫폼 '모음' 승부수

  • 2026.09.01(화) 13:40

AI 분석·글로벌 커뮤니티 결합…투자정보부터 매매까지 연결
무료 수수료 종료 앞두고 상품·서비스 경쟁력 강화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신규 플랫폼 'MOUM' 키노트에서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메리츠증권이 인공지능(AI) 투자 플랫폼 'MOUM(모음)'을 출시하며 리테일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낸다. 최근 위탁매매와 자산관리 부문의 수익이 빠르게 늘며 리테일이 주요 이익축으로 자리 잡은 데 이어 AI와 글로벌 커뮤니티, 개인화 투자정보를 결합한 플랫폼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AI·글로벌 커뮤니티 한곳에…투자 전 과정 연결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는 1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모음 론칭 행사에서 "메리츠가 리테일 부문에서도 관성과 통념을 거부하고 새로운 혁신의 바람을 일으키며 새로운 투자의 미래를 만들어가고자 한다"며 "단편적인 뉴스나 개인의 좁은 직관에 의존하던 고립된 투자에서 벗어나 전 세계 투자자들과 소통하고 실시간 AI 모델이 제공하는 인사이트를 결합해 더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모음은 메리츠증권이 약 1년6개월간 준비한 플랫폼으로 기존 MTS의 주식 매매 기능에 투자정보와 글로벌 커뮤니티, AI 서비스를 결합했다. 정보 탐색부터 투자 판단과 매매까지 한 플랫폼에서 이어지도록 설계했다.

장 대표는 "투자 의사결정의 주체와 방식, 매매 방식, 투자 상품, 거래 환경이 모두 바뀌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투자 플랫폼을 필요로 한다"며 "기존 트레이딩 시스템을 고치는 수준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모음 개발은 네이버파이낸셜에서 증권 서비스를 총괄했던 이장욱 전무가 이끌었다. 이 전무는 네이버 증권 종목토론방 등 투자 커뮤니티를 키운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1월 메리츠증권에 합류해 이노비즈본부장을 맡았다. 이후 조직 구성부터 서비스 기획, 글로벌 파트너 발굴까지 모음 개발 전반을 총괄했다.

이장욱 메리츠증권 이노비즈본부장은 "모음은 AI 기능 하나를 추가한 투자 앱이 아니다"라며 "사람과 AI가 협업하고 다양한 서비스와 데이터, 글로벌 파트너가 지속적으로 연결되고 확장될 수 있도록 설계한 개방형 투자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이장욱 메리츠증권 이노비즈본부장이 1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신규 플랫폼 'MOUM'에 대한 설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AI·글로벌 커뮤니티 한곳에

모음은 투자정보와 AI, 글로벌 커뮤니티를 실제 투자 과정 안에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는 모음에서 실적 발표와 AI 반도체 수요, 신제품 관련 뉴스 등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반응까지 함께 살펴볼 수 있다. AI가 실적과 뉴스, 리포트의 핵심 내용을 정리해주고, 추가로 궁금한 내용은 AI 채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메리츠증권 계좌를 연결하면 보유·관심종목과 관련한 뉴스와 커뮤니티 게시글, 알림 등 여러 곳에 흩어진 투자정보도 AI 분석과 함께 한곳에서 볼 수 있다.

글로벌 투자 커뮤니티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모음 자체 종목 커뮤니티에 미국 소셜 투자 플랫폼 스톡트윗츠(Stocktwits)와 글로벌 핀테크 기업 위불(Webull)의 커뮤니티를 연동했다. 국내 투자자는 별도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도 미국 현지 투자자들의 종목별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 영문 게시글은 자동 번역해 제공한다.

윤민한 메리츠증권 이노비즈 플랫폼총괄은 "모음의 핵심은 기능의 수가 아니라 기능과 기능 사이의 연결에 있다"며 "AI가 정보의 의미와 맥락을 정리하고 커뮤니티가 사람들의 생각과 시선을 더한 뒤 판단이 선 순간 바로 실행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신규 금융 플랫폼 'MOUM(모음)'의 기능 시연. 모음은 '매운 라면'처럼 일상적인 키워드를 검색해도 관련 식품주와 테마, 뉴스, 커뮤니티 게시글 등을 함께 보여준다./영상=백유진 기자 byj@

서비스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기술 구조도 새로 짰다. 계좌와 자금 등 핵심 금융정보는 자체 데이터센터에 두고 고객이 사용하는 서비스는 클라우드에서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인증과 시세, 주문, 커뮤니티, 콘텐츠도 각각 독립된 서비스로 분리했다. 특정 서비스에 이용자가 몰리거나 장애가 발생해도 다른 서비스로 영향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병승 메리츠증권 이노비즈 개발총괄은 "기존 트레이딩 시스템을 단순히 클라우드에 옮기지 않았다"며 "처음부터 클라우드 환경에 맞춰 필요에 따라 빠르게 확장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모음은 국내와 미국 시장 약 2만개 종목의 시세를 다루며 초당 3만건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한다. 동시 접속자 약 5만명을 가정한 부하 테스트에서도 접속 증가에 따라 서버 자원이 자동으로 확대되는 것을 확인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커지는 리테일 이익…수수료 다음은 서비스 경쟁

모음 출시는 최근 메리츠증권 실적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리테일 사업과도 맞닿아 있다. 올해 2분기 메리츠증권의 위탁매매 순영업수익은 51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13.4% 늘었다. 자산관리 순영업수익도 418억원으로 286.6% 증가했다. 두 부문의 합산 순영업수익은 928억원으로 1년 전보다 697억원 늘었다.

▷관련기사: IB 주춤해도 리테일 쑥…이익구조 달라진 메리츠증권(2026년 8월12일)

메리츠증권은 그동안 온라인 전용 종합투자계좌 'Super365'를 중심으로 국내외 주식 거래 수수료 무료 혜택 등을 제공하며 리테일 고객 기반을 확대해왔다. 하지만 Super365의 수수료 무료 혜택은 2027년 종료될 예정이다. 이후에는 리테일 경쟁의 무게중심을 수수료에서 상품과 서비스로 옮긴다는 게 메리츠증권의 방향이다.

모음에서 거래할 수 있는 상품도 단계적으로 늘린다. 오는 11월 국내주식 신용대출과 미국주식 소수점 거래, 미국주식 주식 모으기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후 미국 개별종목 옵션과 채권, 파생상품 등으로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가상자산도 제도 정비 상황에 따라 플랫폼에 담는 방안을 검토한다. 이 본부장은 "가상자산도 하나의 투자상품이고 금융상품처럼 돼가고 있다"며 "법 개정 상황을 봐야 하고 채권과 파생 등 추가해야 할 상품도 많다"고 말했다.

상품 확대와 함께 관련 투자정보도 강화한다. 이 본부장은 "상품만 들어가면 거래 위주가 된다"며 "관련된 좋은 콘텐츠 회사나 글로벌 회사, 국내에 없는 데이터가 있다면 함께 가져와 투자자들에게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해외 진출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글로벌 플랫폼으로의 확대와 성장도 우리가 가야 할 목표"라며 "각 나라의 금융 규제와 현지 콘텐츠에 맞게 플랫폼을 구성하는 로컬라이제이션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모음이 추구하는 것은 단순한 주식 매매 앱이 아니라 플랫폼 위에서 참여자가 함께 숨 쉬는 투자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라며 "그 생태계의 진정한 주인은 메리츠가 아닌 투자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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