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경상수지가 300억 달러에 육박,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상수지는 지난해 2월 이후 17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들면서 생긴 '불황형 흑자'라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는 72억4000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월(月) 기준으로 흑자 규모가 가장 컸던 5월(86억4000만 달러)보다 14억 달러 줄어들긴 했지만, 역대 두번째로 높다. 이로써 상반기 전체 경상수지는 297억7000만 달러로 늘어났다. 종전 최대치였던 1998년 상반기(211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경상수지는 상품수지와 서비스 수지, 본원소득수지와 이전소득수지로 구성된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무역수지)는 상반기 251억 8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운송과 여행 등을 포함하는 서비스 수지는 32억8000만 달러, 배당과 이자소득이 포함된 본원소득수지도 14억4000만달러씩 흑자를 냈다. 반면 송금 등이 포함된 이전소득수지는 1억 5000만달러 적자였다.
자본 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의 상반기 유출초과 규모는 301억 달러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이 증시에서 빠져나가면서 증권투자 유출초과가 150억달러에 육박해 전체의 절반 정도를 차지했다.
6월의 경우 상품수지 흑자는 50억2000만 달러로 전달(72억7000만 달러)보다 축소됐다.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3.1% 감소한 반면 수입은 3.4%가 줄어 '불황형' 흑자 양상은 여전했다. 서비스수지는 전월과 비슷한 수준인 11억80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정영택 경제통계국장은 "일부에서 불황형 흑자란 표현을 쓰는데 영업일수 감소를 감안한 6월 수출은 1% 증가했다"면서 "세계 경제가 어려운 때 수출이 플러스를 보인 점을 감안하면 무역흑자를 과소 평가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