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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는 보유세 월세화 가속…'전세가뭄' 깊어진다

  • 2026.08.10(월) 06:36

돌아오는 집주인, 나가는 세입자
전세 놓을 이유 줄어…월세로 보유세 충당

# 서울 성동구의 한 아파트에 보증금 6억원 전세를 살고 있는 권 모 씨.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2년 더 살고 싶었지만 집주인이 들어와 살겠다며 퇴거를 요구했다. 약 800가구 규모 아파트에 있는 전세 매물은 단 1건. 그마저도 2년 전 권 씨가 얻은 가격보다 1억원이 높다. 길 건너 아파트 같은 평형은 2억원, 집을 줄여도 1억5000만원이 더 필요하다. 월세의 경우 보증금 1억원, 월 300만원이 가장 저렴한 물건이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이 보유 아닌 '거주'에 무게를 두면서 실거주를 고민하는 집주인들이 생겨나고 있다. 내 집에 들어와 사는 게 곧 '절세'라서다.

임대를 놓더라도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하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늘어난 세금이나 대출이자를 세입자에게 전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임대차 시장에 혼란이 예상되는 만큼 세입자 보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관련기사: "고가 주택 잡겠다? 당장 전월세 대책 절실"(8월6일)

"보유세 내고, 대출 갚으려면"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의하면 1세대 1주택자가 받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세액공제에 한도가 생긴다. 보유·거주 요건을 충족해 최대 80% 세액공제를 적용받던 사람도 2027년 800만원, 2028년 600만원까지만 가능하다. 

세액공제 한도가 신설되면 보유세(재산세+종부세) 부담은 커진다. 가령 공시가 58억900만원인 압구정 한양2차(전용 175㎡)에서 10년 넘게 산 70대 1주택자는 2028년 6757만원을 내야 한다. 올해(2157만원)의 3.1배 수준이다.
▷관련기사: 공제한도 탓…압구정 실거주 70대 후년 보유세 3배(8월6일)

집주인이 살지 않고 세를 놓는 경우 보유세 부담은 더욱 커진다. 12억원이던 1주택자 기본공제가 내년부터 거주 14억원, 비거주 9억원으로 조정돼서다. 공정시장가액비율도 60%에서 70%로 높아진다.

예를 들어 공시가 50억1900만원인 래미안용산더센트럴(전용 240㎡)를 2년 보유한 40대 1주택자는 보유세가 3684만원에서 6570만원으로 뛴다. 비거주라는 이유로 세금을 2배 가까이 낸다.

이렇게 되면 절세를 위해 실거주를 선택하는 유인이 생긴다. 1년에 세금 6570만원을 낸다면 매달 548만원을 국가에 내는 셈이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집주인이라면 대출이자 부담도 월 고정 주거비에 포함된다.

월세 이미 대세인데

전세의 월세화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집주인의 실거주 움직임이 더해지면서 전세가 설 자리는 더 좁아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8058건으로 1년 전(1만3039건)과 비교해 38.2%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6월 9622건이던 월세 거래량은 12월 1만2583건까지 늘었다. 올해 6월엔 9858건으로 전세 거래량을 제쳤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보유세 부담을 분산하려는 목적에서 계약 만기 이후 신규 계약분부터 월세를 받으려는 임대인이 많아질 것"이라며 "월세화 현상이 가속하는 가운데 전세 매물이 줄고 전셋값이 재상승하는 흐름도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오문성 한양여대 교수는 "종부세를 주택 수가 아닌 가액 기준으로 바꾸면서 1주택이라도 고가 주택이면 최고 5% 세율을 적용받는다"며 "이를 피하기 위해 집주인이 모두 실거주한다면 사적 임대 물량이 없어진다. 모든 임대를 공공에서 해결할 수 없으니 민간의 역할을 인정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제개편으로 전월세 세입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해명에 진땀을 뺐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7일 언론 인터뷰에서 "정부도 그런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전월세 세입자의 월세 세액공제를 확대하고 청년들에 대해서는 소득 구분 없이 더 높은 공제율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 역시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세입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어 보유세 인상이 세입자에게 전가되기엔 구조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정부는 전월세 안정을 위해 공공임대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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