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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주택 잡겠다? 당장 전월세 대책 절실"

  • 2026.08.06(목) 17:39

[부동산세 대수술]서울시 비판 토론회
"전세 씨 말라…매매 중개가 대부분"
"세 살기도 힘든 서민, 공급 늘려야 내 집에"
오세훈 "세제·대출 인센티브로 공급 개선해야"

정부가 비거주, 고가주택, 다주택자가 받던 세제 혜택을 거둬들이기로 하면서 그 피해가 결국 임대차 수요자들에게 전가될 거란 우려가 제기됐다. 서울시가 개최한 부동산 토론회에서는 "전세 매물이 씨가 말랐다", "세입자의 부담이 커졌다"는 성토가 이어졌다.

서울시는 6일 오전 본청 대회의실에서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를 열었다. 지난 3일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이 전월세 가격 상승은 물론 매매 시장의 매물 잠김 현상을 심화시킬 거란 의견이 주를 이뤘다. 특히 수요자를 마주하는 공인중개사들이 현장 분위기를 전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매물 없는데 집주인까지…

두달 전 상경했다는 사회 초년생 김민정 씨는 "방문한 부동산마다 매물이 없다고 해 (집을) 한두 곳밖에 보지 못했다"며 "주택 가격이나 상태를 비교하며 선택할 여건 자체가 마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전세 계약을 하고 싶었는데 대출 규제도 까다롭고 매물도 없어서 결국 월세를 구했다"라며 "세제개편 이후 임대인이 실거주한다고 하면 또 힘들게 집을 구해야 하는 건지 걱정이 많다"고 토로했다.

강서구에서 공인중개사로 활동 중인 김용혁 씨는 "전월세 물건이 씨가 말랐다"고 말했다. 예전에 전월세 중개가 80~90%, 매매 중개가 10~20%였다면 지금은 정반대라고 한다. 김 씨는 "전세로 줬던 집주인이 들어가 살면 세입자는 나가야 하는데, 전월세 물건이 없으니 싼 거라도 매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최근 한두 달 새 아파트 가격이 1억원은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엔 손님에게 집을 보여주고 나서 보름이 지나도 물건이 살아있어 중개하곤 했는데, 지금은 바로 결정하지 않으면 물건이 팔리고 없다"라며 "매매 물건은 빠르게 소진되고 전월세 물건은 없다 보니 손님에게 매매를 권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남도 비슷하다는 게 중개사의 전언이다. 송파구 잠실동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박준 씨는 "서울시 전체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매수자가 2년 내 거주해야 하는데, 이번 세제개편으로 임대했던 소유주까지 입주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다"며 "임차인이 입주할 매물은 없고 가격은 올라 결국 외곽으로 밀려나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천 가구에 이르는 잠실 대단지 아파트에 50~80개 있던 전월세 매물이 최근 10개 미만으로 급감했다고도 했다.

정비사업 이주에 따른 전월세 시장 혼란 문제도 제기됐다. 박 씨는 "노량진 3개 구역이 이주를 준비 중이고, 4424가구의 대치 은마와 3930가구의 잠실 주공5단지도 내년에 이주한다"라며 "수만 명이 한꺼번에 입주할 물량이 없어 전세 대란이 우려된다. 이주 대책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고가주택 남 일, 임차 부담은 '내 일'

강동구 천호동에서 중개사로 활동하는 노향남 씨는 "세제개편안이 고가 아파트에 집중돼 있어 빌라, 단독, 다세대 주택에 사는 임차인들에겐 먼 나라 얘기"라며 "토허제와 대출 규제에 이어 임대 사업자의 보증보험 의무 비율 하향으로 임차인의 주거 부담이 커졌다"며 비아파트 임차인에 대한 보호 대책을 촉구했다. 

공급 확대 중요성도 재차 언급됐다. 관악구에서 24년째 중개업소를 운영 중인 김인선 씨는 "세제개편의 대상인 고가 주택이 관악구엔 거의 없다"며 "공급이 있어야 주택 가격이 낮은 곳에 사는 사람도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그린벨트 해제나 유휴 부지, 준공업지역 등은 너무 먼 얘기가 아닐까 싶다"라며 "종상향이나 용적률 상향을 통해 가구 수를 늘려 그 이윤을 국가와 조합이 공유한다면 더 많은 사람이 자가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라고 제안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부가 강남 고가 아파트 소유주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데, 서민 입장에선 전월세 구하기 힘들어지고 보증금과 월세가 상승하는 피해로 이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온다"라며 "세제 강화가 아니라 세제·대출 인센티브를 통해 공급 환경을 개선하는 게 더 가치 있는 접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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