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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비된 공공임대]①답 없는 지방, 빈집 쌓인다

  • 2026.09.27(일) 09:30

지방서 초장기 빈집인 공공임대, 소진보다 누적
공가에서 발생하는 관리비 매년 100억원 넘어
6개월 아닌 초장기 공가 맞춤형 해소방안 있어야

국토교통부가 오는 2030년까지 119만가구의 공적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주거안정플랜'을 내놓았다. 특히 건설임대와 매입형임대가 각각 33만가구, 31만3000가구로 전체 물량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 대대적 공급에 앞서 낭비되는 기존 임대주택도 돌아봐야 한다. 수년간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악성 공가'가 전국에 수천 채가 있다. 시공부터 관리까지 예산과 행정력이 헛일이 된 것이다. 악성 공가가 되는 임대주택을 줄여야만 주거복지의 효율성을 키울 수 있다. [편집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짓게 한 임대주택 중 장기간 임차인을 찾지 못해 2년 이상 빈집 상태인 '공가 임대'가 전국적으로 약 9000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합치면 미니 신도시급 규모다.

국토교통부는 6개월 이상 빈집을 '장기 공가'로 분류하고 입주자격을 완화하는 방식 등으로 공가 해소를 촉진하고 있다. 다만 반년을 기준으로 삼은 공가 해소 방안 외에 지방에 수년간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쌓이고 있는 초장기 공가 주택을 해소할 대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LH 지역별 건설임대주택 공가 호수./그래픽=비즈워치

지방 초장기 공공임대 빈집, 더 오래 빈다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서구갑)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지역별 건설임대 공가 현황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지방 전체 건설임대주택 50만4938가구 중 6개월 이상의 공가인 임대주택은 2만5167가구인 것으로 조사됐다. 비율로 따지면 5.0%다.

국토부 공공주택업무처리지침에 따르면 6개월 이상 빈집이 장기 공가로 분류된다. 다만 LH는 반년 정도의 공가는 계약 시기 등에 따라 발생하는 경우도 다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장기 공가로 분류된 지방 건설공공임대는 2만5167가구이나, 기준을 1년 이상으로 삼으면 1만5708가구로 적어진다. 6개월을 기준으로 장기 공가를 분류하지만 기간에 따른 감소 폭을 보면 행정 절차로 인한 일시적 공가 기간도 고려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그러나 지방에서 2년 넘게 임차인이 살지 않는 임대주택은 초장기 공가로 남아 골칫거리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로 지방 건설임대주택 중 공가 기간이 2년 이상~3년 미만인 임대주택 수보다 3년 이상의 공가로 남은 주택 수가 더 많다. 공가 기간이 2년을 넘은 건설임대주택은 소진 물량보다 쌓이는 물량이 더 많은 셈이다. 

구체적으로 지방에 2년 이상, 3년 미만 빈집은 3175가구이나 3년 이상을 기준으로 하면 오히려 3476가구까지 늘어난다. 2년 이상 빈집은 계속해서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는 일종의 '악성 공가'가 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당진석문LH천년나무3단지./사진=네이버 로드뷰

실제로 LH의 당진석문3행복주택(당진석문LH천년나무3단지) 미계약 잔여분에 대한 입주자모집 공고를 보면 지난 4년간 입주자 모집 가구 수는 △2022년 172가구 △2023년 110가구 △2024년 385가구 △2025년 455가구다. 공가로 인해 모집 가구 수가 급증했다. 

반면 수도권에서 3년 이상 공가인 건설임대주택은 636가구에 불과하다. 전체 47만2302가구 중 0.1%만이 3년 이상 빈집인 것이다. 특히 서울은 3만5553가구 중 8가구만이 3년 이상 공가다. 인천도 4만9207가구 중 24가구에 불과하다. 38만7542가구의 건설임대주택이 있는 경기도에만 604가구의 공가가 있다.

특히 수도권은 장기 공가가 악성 공가로 넘어가는 비율이 지방 대비 현저히 낮다. 수도권에 6개월 이상 공가는 총 1만3326가구다. 2년 이상~3년 미만 공가는 1303가구이며 3년 이상 공가는 636가구다. 기간에 따른 감소세가 뚜렷하다. 

LH 공가로 발생한 미수익 임대료 및 관리비 추이./그래픽=비즈워치

건설임대 장기 빈집 관리에 쓰는 돈 매년 100억 ↑

지방 임대주택의 낭비는 LH의 재무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건설임대 공가에서 매년 100억원이 넘는 관리비가 발생하고 있다. 

LH 주택관리규정에 따르면 임대주택에 대한 공가관리비는 임대사업비로 처리된다. LH는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손실이 6413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임대주택 악성 공가 문제는 LH의 재정 부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관련기사: '적자' LH·코레일, 쪼개고 합쳐도 재무 부담 커진다고?(2026년 9월14일)▷관련기사: LH, 첫 적자가 6천억대…"임대 손실에 공사비 급증"(2026년 4월13일)

LH는 2022년과 2023년에 각각 108억원과 139억원을 공가관리비로 썼다. 2024년과 2025년에도 172억원과 143억원이 공가관리비로 나갔다. 올해도 169억원에 공가관리비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공가에서는 임대수입이 발생하지도 않는다. 공가로 인해 받지 못한 임대수입 기회비용은 올해만 46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공가를 해소하기 위해서 긴급 주거지원이 필요한 이들을 찾거나 기관의 기숙사 활용 등 수요 발굴에 매진하고 있다는 게 LH의 설명이다. LH에서 밝힌 주요 공가 해소 방안은 △임대조건 완화를 통한 수요 요인(임대료 할인) △공급유형 전환(일반 또는 전세 유형으로 전환하여 추가 수요 발굴) △공급기간 단축(전체적인 공급 기간을 단축하여 공가 장기화 방지) △기관공급 확대(군 간부 숙소, 지자체 협의를 통한 기관공급 등) 등이다.

LH 관계자는 "건설임대주택의 입주 여건을 살펴봤을 때 수요가 부족한 지역도 있는 건"사실이라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입주자격 완화 외에도 다양한 기관과 협약을 통해 기숙사 형태로 활용하는 방식 등으로 공가 해소에 나서고 있다. 빈집을 낭비하지 않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존의 공가 해소 방안만으로는 지방 악성 공가 해결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시각이다. 이호일 건설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전체 분양 시장에서 나오는 미분양 물량의 70% 이상이 지방에 있을 정도로 지방의 주택 수요가 없다"면서 "임대 수요도 별로 다르지 않은데 지방의 공공임대 공가를 해소할 뾰족한 수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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