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보 노디스크가 먹는 위고비의 저용량 제품 개발에 나섰다. 용량이 클수록 환자들이 느끼는 가격 부담이 커지는 데다, 환자들 사이에서도 자체적으로 저용량을 유지하려는 수요가 나타나면서다.
경쟁사인 일라이 릴리보다 앞서 경구제(먹는 약)를 출시했지만, 릴리가 우위를 점한 주사제 시장에서 환자를 많이 끌어들이지 못했다. 이에 가격 부담을 낮춘 저용량 제품을 추가해 경구제 수요를 넓히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저용량 위고비 개발 나선 노보
23일 해외 의약전문지 피어스파마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는 최근 먹는 위고비의 저용량 유지요법을 평가하는 후기 임상시험 'OASIS 5'에 착수했다.
현재 먹는 위고비는 1.5mg으로 투약을 시작해 4mg, 9mg으로 용량을 단계적으로 높인 뒤 25mg을 유지용량으로 사용한다. 이번 임상에서는 현재 유지용량인 25mg보다 낮은 두 가지 용량과 위약을 비교해 체중감량 효과를 확인한다.
임상에는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 450명이 참여한다. 시험기간은 60주로, 구체적인 시험 용량은 공개되지 않았다. 노보는 이번 임상을 통해 체중감량 효과를 유지할 수 있는 가장 낮은 유지용량을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저용량에 대한 수요는 이미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는 비용과 오심·구토 등 부작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GLP-1 비만치료제를 허가된 표준용량보다 적게 사용하는 '마이크로도징'이 확산하고 있다.
마이크 두스트다르 노보 노디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이들 제품을 저용량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환자들이 스스로 그렇게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 차이도 크다. 미국에서 먹는 위고비를 자비로 구매하는 환자의 경우 저용량인 1.5mg과 4mg은 월 149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 이후 용량은 월 299달러로 가격이 높아진다. 저용량에서도 충분한 체중감량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면 환자 입장에서는 치료비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선택지가 생기는 셈이다.
기대했던 '주사제→먹는 약' 전환은 아직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의 경쟁은 이제 먹는 비만약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주사제 시장에서는 릴리의 젭바운드가 위고비를 앞서고 있지만, 경구제에서는 노보가 먼저 시장을 선점했다.
노보는 지난 1월 미국에서 먹는 위고비를 출시했다. 릴리는 약 3개월 뒤인 4월 먹는 비만약 '파운다요'(성분명: 올포글리프론)를 내놨다. 노보가 먼저 시장에 진입한 만큼 현재까지 경구제 경쟁에서는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2분기 실적에서는 먹는 위고비는 2분기 약 4억97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린 반면 파운다요는 9800만달러를 기록했다. 2분기 말인 6월 26일 기준 주간 처방도 먹는 위고비가 약 14만9000건으로 파운다요의 약 1만9800건을 크게 앞섰다.
다만 릴리의 추격 속도는 최근 빨라지고 있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 업체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파운다요의 주간 처방은 7월 중순 2만4300여건에서 8월 초 3만4200여건, 8월 중순에는 3만8900여건까지 증가했다. 반면 먹는 위고비의 주간 처방은 8월 초 17만2000건까지 늘었다가 중순 들어 16만3000건으로 소폭 줄었다.
아직 처방 규모에서는 노보가 크게 앞서 있지만 릴리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침투하기 시작한 셈이다. 주사제 시장에서 주도권을 내준 노보로서는 경구제 시장의 선두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저용량 제품을 추가해 가격과 용량 선택지를 넓히려는 것도 먹는 위고비의 시장을 확대하고 선점 효과를 굳히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