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오 업계에서 비슷한 사명을 사용하는 기업이 늘면서 한 기업의 이슈를 다른 기업의 일로 오인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임상 승인 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제넨셀과 관련해 온라인 상에서 이 회사를 사명이 유사한 제네셀로 잘못 표기되는 등 혼동이 빚어졌다.
바이오기업들이 비슷한 단어나 표현을 사명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투자나 기업 정보를 판단할 때는 공시 사항과 대표자, 영문명을 꼼꼼히 확인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제넨셀' 부정 청탁 논란에 '제네셀' 불똥
26일 업계에 따르면 제넨셀(GENENCELL)에 부정 청탁 등 의혹이 불거지면서 유사 사명인 제네셀(JENECELL)이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넨셀은 경희대 약대 강세찬 교수(전 대표)가 2016년 교원 창업 형태로 설립한 천연물 유래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반면 제네셀은 지난해 9월 국내에 설립된 일본 알프레사 코퍼레이션(Alfresa Corporation)의 한국 자회사다.
제넨셀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당시 김승원 국회의원이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임상시험 승인을 신속하게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청탁 의혹이 불거진 데 이어, 당시 투자사였던 세종메디칼이 제넨셀 측을 100억원대 투자 사기 혐의로 고소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2024년에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허위 비임상자료를 제출해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창업주 강 전 대표에 대해 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가 유죄 판단을 내린 바 있다.
제네셀은 일본의 첨단 줄기세포 기술을 기반으로 의약품과 의료기기, 화장품 및 원료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바이오기업 헬리오스로부터 골수 유래 성체 줄기세포 배양 상청액을 확보해 화장품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 16일에는 코스맥스와 관련 화장품의 개발·생산을 위한 ODM 계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설립 배경과 주요 사업이 전혀 다르지만 사명이 유사해 최근 제넨셀 관련 기사와 온라인 게시물에서 제네셀이 제넨셀과 혼동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제네셀 측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제네셀 관계자는 "제넨셀과 혼동될 경우, 불필요한 오해를 초래하고 당사의 기업 이미지와 대외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제네셀(JENECELL)과 제넨셀(GENENCELL)의 회사명이 잘못 표기되거나 양사의 사실관계가 혼동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확한 회사명과 사실관계를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큐로셀·큐라클·큐라티스…이름 비슷
바이오 업계에서 비슷한 이름을 가진 기업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신약개발 바이오텍 기업들이 '바이오(Bio)', '셀(Cell)', '젠(Gen)', '테라퓨틱스(Therapeutics)' 등 업종이나 기술을 연상시키는 단어를 사명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큐로셀, 큐라클, 큐라티스, 큐리언트 등이 있다. 큐로셀은 CAR-T 세포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큐라클은 혈관질환 치료제를 중심으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큐라티스는 백신·면역 분야, 큐리언트는 항암제와 감염병 치료제 등을 주요 개발 하는 회사로 이름은 비슷하지만 사업 영역과 파이프라인은 서로 다르다.
에이프릴바이오와 에이비엘바이오도 이름과 사업 분야가 일부 겹쳐 보이는 사례다. 두 회사 모두 항체를 활용한 신약을 개발하고 있지만 기술의 방향에 차이가 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항체에 특정 단백질을 결합해 약물이 체내에 오래 머물도록 하는 'SAFA' 플랫폼과 항체 라이브러리를 기반으로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반면 에이비엘바이오는 하나의 항체로 서로 다른 두 표적을 동시에 겨냥하는 '이중항체' 플랫폼을 중심으로 면역항암제와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등에 주력하고 있다.
앱클론과 앱티스 역시 이름이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앱클론은 항체 발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항체치료제와 CAR-T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앱티스는 항체약물접합체(ADC)의 링커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유사 사명 혼동 주의…공시·대표자·영문명 확인
유사한 사명은 평소에는 단순한 이름의 문제에 그칠 수 있지만, 임상시험 결과나 신약 허가, 소송·수사, 투자 유치 등 기업의 신뢰도와 직결되는 이슈가 발생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특정 기업에서 발생한 사건이 유사한 이름의 다른 기업으로 잘못 알려질 경우 해당 기업의 이미지나 대외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고, 투자자나 소비자가 기업 정보를 잘못 인식할 가능성도 있다.
바이오기업은 사업 분야가 전문적이고 기업명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지어지는 경우가 많아 이름만으로 회사를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 기사나 공시, 투자 관련 정보를 확인할 때도 한글 회사명만 볼 것이 아니라 영문명과 주요 사업, 대표자, 본점 소재지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기업은 신약개발 과정에서 임상시험이나 허가, 기술이전 등 다양한 이슈가 발생하는 만큼 유사한 회사명으로 인해 서로 다른 기업을 오인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투자 판단이나 기업 관련 정보를 접할 때는 회사명만 볼 것이 아니라 공시와 함께 실제 사업 내용, 대표자, 영문명 등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