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오 기업 기업소통(IR) 담당자 A씨는 자회사 호재를 미리 듣고 차명계좌를 통해 주식을 사들여 부당이득 5억원 이상을 챙기다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또 다른 코스닥 상장사의 임원 B씨도 임상 1상 주요 결과와 기술이전 체결 정보를 미리 입수해 차명계좌로 부당이득을 챙기다 걸렸다.
# 바이오 기업 C사는 지난달 임직원들의 선행매매 정황이 금융당국에 수사 대상에 올랐다. 대표이사 배우자를 포함한 임직원 10명 안팎이 기술이전 계약 발표 전 주식을 사들여 약 1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다. 금융당국은 사옥과 자택까지 수사하기도 했다.
코스닥 시장을 대표하는 바이오기업 일부가 임직원들의 선행매매(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수해 부당이득을 취하는 행위)로 투자 신뢰를 잃고 있다. 대규모 기술수출로 이름을 널리 알린데다 조(兆) 단위의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기업들에서 벌어진 일이라 시장의 충격이 적지 않다. 전통 제약기업과 달리 바이오 기업은 내부 통제를 담당하는 인력이나 시스템이 거의 없다보니 불공정 거래 행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가 움직이는 정보, 내부자에게 집중
신약 개발 바이오기업은 매출과 이익 등 재무실적으로 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 일반기업과 기업가치 평가 방식이 다르다. 당장 실적이 부족하더라도 개발 중인 신약의 성공 가능성과 향후 수익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반영된다. 임상시험의 주요 결과나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이전 계약 등 기대감을 키울 수 있는 정보에 따라 단기간에 주가가 크게 반응한다.
'주가상승 모멘텀'으로 불리는 긍정적인 임상 결과나 기술이전 계약 체결은 주가 상승의 계기가 되지만, 일반 투자자가 이런 정보를 공개 전에 파악하기는 어렵다. 투자자들은 제한된 공시와 발표를 바탕으로 기업의 가치를 판단하지만, 내부자는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과정과 계약 진행 상황을 접할 수 있다. 기업 내부자들은 정보의 내용뿐 아니라 공개 시점까지도 미리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보 격차를 이용해 차익을 거두기 쉽다.
주가상승 모멘텀이 확실한 종목 특성은 선행매매 유혹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반 기업들의 경우 선행매매 사건은 주로 경영권 변동·유상증자 등 경영상 결정에 따른 악재를 알고 미리 매도해 손실을 피하는 경우가 흔하다"면서 "바이오 기업의 경우 임상결과나 기술이전계약 등 크게 주가가 상승하기 때문에 내부 정보를 활용해 이득을 취하는 형태의 선행매매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시총은 조단위, 경영조직은 영세
시가총액에 비해 조직 규모가 작은 바이오기업의 특성도 허술한 내부통제의 원인으로 꼽힌다. 시가총액이 조 단위에 이르더라도 임직원 수는 스무명 남짓에서 100여명에 그치는 경우가 흔하다. 이들 중 대부분이 연구개발 인력이어서 경영지원 인력은 10명이 채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소규모 조직에서 여러 부서가 협업하다 보니 주요 정보를 접하는 직원의 범위를 제한하기도 쉽지 않다. 한 바이오기업 IR 담당자는 "임상 결과나 계약 체결 과정에 관한 정보를 사내 일부 직원에게만 한정해 공유하기는 어렵다"며 "특히 신규 계약은 경영·법무·사업개발 등 여러 부서가 협업하는 만큼 관련 내용이 회사 전반에 공유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함께 일하는 직원을 감시할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낮다. 별도의 점검 체계를 두기보다 내부교육과 임직원 개개인의 준수 의식에 기대는 배경이다.
전직 바이오기업 대표 D씨는 "경영 인력이 10명도 채 안 되다 보니 별도의 내부통제가 필요하다는 인식도 크지 않다"며 "서로 얼굴을 맞대고 일하는 작은 조직에 누군가를 감시하는 체계를 두는 것도 어색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