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食스토리]는 평소 우리가 먹고 마시는 다양한 음식들과 제품, 약(藥) 등의 뒷이야기들을 들려드리는 코너입니다. 음식과 제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부터 모르고 지나쳤던 먹는 것과 관련된 모든 스토리들을 풀어냅니다. 읽다보면 어느 새 음식과 식품 스토리텔러가 돼있으실 겁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편집자]
많은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탄산음료 '콜라'는 원래 음료가 아니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콜라는 원래 두뇌강장제로 개발된 의약품이었습니다. 콜라는 처음 개발됐을 때 남아메리카에 사는 코카나무의 잎과 서아프리카에서 자라는 콜라나무 열매 추출물이 들어갔습니다.
코카나무 잎의 '코카인'과 콜라나무 열매의 '카페인' 성분이 잠을 깨우는 등 두뇌 활동을 촉진하는 효과로 나타난 거죠. 당시에는 코카인이 마약으로 분류되지 않았지만 이후 중독성이 문제가 되면서 현재는 콜라에는 코카인 성분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콜라처럼 의약품 중에는 원래 목적과 달리 사용되면서 대박을 친 제품들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바로 '발기부전치료제'입니다. '비아그라'(성분명 실데나필)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하지만 원래 비아그라는 심장질환 치료제로 개발됐습니다.
'실데나필' 성분은 혈관 수축에 관여하는 'PDE-5(phosphodiesterase5)' 수용체를 차단합니다. 그 결과 혈관이 확장되면서 혈류량이 늘어나고 심장에 혈액 공급을 원활하게 해줍니다.
그러나 심장질환 치료제로는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남성들의 발기부전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죠. 남성의 음경에 모여 있는 평활근에도 PDE-5가 있기 때문인데요. 음경 혈관들이 확장하면서 발기부전에 효과가 나타난 겁니다. 이후 발기부전 치료제로 재개발돼 현재까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발기부전 치료제는 고산병 치료에도 사용됩니다. 고산병은 고도가 높은 산에서 저산소증으로 호흡이 가빠지고 어지러움,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고도가 높아지면 대기의 산소 농도가 줄어들고 체내 혈액과 산소 농도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때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하면 혈관이 확장돼 혈액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증상이 완화됩니다.
발기부전 치료제 오리지널 의약품은 앞서 언급한 실데나필 성분의 '비아그라'와 타다라필 성분의 '시알리스'입니다. 대부분의 복제의약품(제네릭)은 오리지널 의약품 보다 매출 규모가 작습니다. 특이하게도 발기부전 치료제는 국내 제약기업들의 제네릭 품목들이 꽉 잡고 있는데요.
지난해 발기부전치료제 매출을 살펴보면 비아그라 제네릭인 한미약품의 '팔팔'이 212억원으로 1위, 시알리스 제네릭인 종근당의 '센돔'이 102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오리지널 제품인 '비아그라'와 '시알리스'는 각각 3위와 5위였습니다.
국산 발기부전치료제들이 오리지널 제품들을 누를 수 있었던 것은 부작용 우려가 매우 낮고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SK케미칼이 2011년 세계 최초로 필름형 발기부전치료제를 개발하면서 종근당, 광동제약, 서울제약 등 다수 기업들도 필름형 제품들을 속속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필름형 발기부전치료제는 필름처럼 얇은 종이형태로, 입 속에 넣으면 금방 녹아 없어지기 때문에 휴대성이나 복용 편의성이 좋은 장점이 있습니다. 이에 오리지널 기업들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에 러브콜을 보내면서 필름형 후속 제품들을 속속 출시하기도 했죠.
발기부전치료제가 성기능 장애를 일시적으로 개선해주는 치료제이긴 하지만 남용해서는 안 되는데요. 여타 의약품 보다 부작용이 거의 없지만 지속적으로 의존하게 될 경우 심리적으로 약이 없이는 발기가 아예 되지 않는 '심인성 발기부전'으로 상태를 악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또 간이나 신장, 심장이 안 좋거나 협심증 치료제를 복용 중인 사람은 발기부전치료제를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아울러 시중에 불법으로 유통되는 발기부전치료제는 제품명을 도용한 가짜 제품일 수 있으니 반드시 의사 처방을 통해 올바르게 복용해야 한다는 것 명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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