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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오다]이커머스 '옥석 가리기' 본격 시동

  • 2022.05.03(화) 06:50

계획된 적자 전략 실종…수익성 강화 집중
'독자생존' 위해 새로운 길 찾는 기업도 속속
출혈경쟁, 선두권 플랫폼은 유효…승패 곧 결정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이커머스에게 코로나19는 '기회'였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며 비대면 거래가 대세가 됐고, 시장이 초고속 성장했다. 그러자 많은 기업이 시장 장악을 위한 출혈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배송·배달·중고거래 등 전 분야의 '새로운 강자'가 탄생했다.

2년이 지나자 상황이 변했다. 코로나19는 엔데믹 전환을 앞뒀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실상 종료되며 오프라인 시장에 활기가 돌아왔다. 이커머스 시장 성장세도 둔화되고 있다. 플랫폼의 경쟁 전략도 바뀌었다. 멤버십 구독료 인상, 수수료 현실화 등 수익성 개선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시장에서 '탈출'하는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

물론 경쟁이 완전히 끝나지는 않았다. 아직 확실한 흑자 구조를 정착시킨 플랫폼은 없다. 모두에게 시장 장악을 통한 '규모의 경제'가 절실하다. 시장 강자 사이에서는 아직 출혈경쟁이 유효한 셈이다. 아울러 타 플랫폼의 합종연횡 및 사업 전환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의 '진짜' 옥석 가리기가 시작됐다.

이커머스, 승자독식 시장 만들어졌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규모는 209조원이었다. 전년 대비 19.8% 성장했다. 다만 직전 해에 비하면 성장률이 절반 가량 꺾였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가 엔데믹에 접어들며 시장 성장 둔화가 예상돼서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9.1% 성장하는 데 그쳤다. JP모건은 올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 성장률을 8.2%로 예상하기도 했다.

이커머스 시장 성장세는 엔데믹과 함께 다소 낮아졌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각 이커머스 플랫폼의 명암도 엇갈렸다. 네이버·쿠팡·SSG닷컴 등 '빅 3' 플랫폼의 지난해 거래액 성장률은 전체 시장 거래액 성장률을 상회했다. 반면 경쟁사들의 상황은 반대였다. 많은 플랫폼이 거래액을 크게 끌어올리지 못했다. 일부는 역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상위 플랫폼으로의 쏠림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는 셈이다. 이는 배달·중고거래 등 타 이커머스 플랫폼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각 분야의 주요 플랫폼들의 시장 장악력이 높아졌다.

이는 '준비'와 ‘투자’의 결과다. 쿠팡은 이전부터 다져온 로켓배송 인프라의 덕을 봤다. 네이버는 국내 최대 포털이라는 강점을 살렸다. SSG닷컴은 이베이코리아(현 지마켓글로벌) 인수로 거래액을 키웠다. 쿠팡이츠는 파격적 프로모션을 앞세워 배달 플랫폼 시장을 파고들었다. 당근마켓·크림은 신뢰도를 무기로 고속 성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커머스가 주목받았다. 소비자 대부분은 '익숙한' 플랫폼을 찾았다. 승자독식 구도가 만들어지게 된 이유다.

'다른 전략'으로 여는 '경쟁 2막'

플랫폼들은 '2단계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시장 강자들은 출혈경쟁보다 수익성 개선에 무게를 뒀다. 쿠팡은 '와우 멤버십'의 신규 가입자 구독료를 2000원 올렸다. 이어 6월부로 기존회원의 구독료도 올린다. 배달의민족·쿠팡이츠는 수수료 개편에 나섰다. 요기요는 업계 최초의 구독 멤버십 '요기패스'를 론칭했다. 크림 역시 지난 21일부터 수수료를 받기 시작헀다. SSG닷컴은 상반기 중 지마켓글로벌·스타벅스 통합 멤버십 론칭을 앞두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연초 수수료체계를 개편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사업다각화에 나선 플랫폼도 있다. 당근마켓은 올 초 '당근페이'를 출시했다. 마켓컬리도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 '페이봇'을 인수하고, 상반기 자체페이 론칭을 계획하고 있다. 자체페이는 결제대행 수수료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서비스다. 실제로 번개장터의 '번개페이'가 연 100억원대의 관련 수익을 올리고 있다. 또 쿠팡·마켓컬리는 배송 인프라를 활용한 제3자물류(3PL) 사업 역량 강화도 검토하고 있다.

사업 방향을 재설정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롯데온·헬로네이처는 새벽배송을 중단했다. 투자 대비 수익성을 갖추기 어려워서다. 반면 상장을 앞둔 SSG닷컴·마켓컬리·오아시스마켓은 규모 성장을 위한 사업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위메프는 쇼핑몰 가격비교가 골자인 '메타쇼핑'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소비자직접거래(D2C) 시장에도 뛰어든다. 티몬은 '콘텐츠 커머스'를 새 비전으로 내걸었다. 소수 고객이라도 확실히 잡아 ‘내실’을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출혈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커머스의 수익성 개선 시도가 출혈경쟁의 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물론 분야별 주요 플랫폼은 어느 정도 정해졌다. 이들을 넘어서려면 천문학적 투자가 필요하지만 여력이 있는 기업은 드물다. 따라서 전체 시장 출혈경쟁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선두 플랫폼 사이의 경쟁은 예외다. 시장 성장은 정체되고 있지만 흑자를 내는 곳은 드물다. 이들은 조금이라도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해 '규모의 경제'를 강화해야 한다.

상위 플랫폼 사이의 출혈경쟁은 앞으로도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특히 이커머스는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어려운 시장이다. 한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소비자는 없다. 대부분 가격을 기준으로 상품·서비스를 '체리피킹'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커머스 플랫폼은 멤버십 혜택 등으로 고객을 록인(Lock-in)하면서 가격 경쟁력까지 갖춰야 한다. 지속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결국 소수 플랫폼의 시장 과점 구조가 완성되기까지 출혈경쟁의 유효기간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이커머스 시장 장악을 위한 출혈경쟁이 대세였지만, 시장 구조가 어느정도 만들어진 만큼 이 전략의 효과는 더 이상 크지 않다. 이제는 따라잡기 위한 비용도 지나치게 커져 감당하기 어렵다"며 "향후 이런 형태의 경쟁은 시장을 장악한 선두권 플랫폼 사이에서 펼쳐지고, 후발주자들은 각자 자신만의 방식을 찾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럽게 '옥석'이 가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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