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GS25 등을 운영하는 GS리테일이 반려동물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했습니다.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반려동물 사업에 대한 의지를 한 번 더 드러낸 것인데요.
관건은 실적입니다. 반려동물 계열사를 인수한 지 5년이 지나고 있는데, 아직까지 적자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업 초기 적자는 불가피하지만 더 이상의 적자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시점입니다.
GS리테일은 지난 1월 어바웃펫 5만6100주를 67억원을 매입했습니다. 어바웃펫 창업자인 나옥귀·강연진 씨가 풋옵션(특정 가격에 팔 권리)을 행사했기 때문이죠. 주당 매입가는 12만원이었습니다.
어바웃펫은 반려동물 플랫폼을 운영하는 곳으로, GS리테일은 2018년 어바웃펫(당시 펫츠비) 지분 24.66%를 50억원에 인수했습니다. 작년 말 기준 보유 지분은 66.15%으로 늘었죠.
그간 GS리테일은 어바웃펫에 적지 않게 투자했습니다. 우선 GS리테일은 아바웃펫에 현금출자 방식으로 2021년 50억원, 2022년 190억원 등을 수혈했죠. 2021년엔 GS리테일이 어바웃펫에 90억원을 빌려줬는데 원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모두 주식으로 받았습니다. 대여금이 출자전환된 것이죠.
작년 말엔 추가로 100억원 빌려주기로 계약을 맺었고, 올해 1월 대출 60억원이 실행됐습니다.
GS리테일은 반려동물 용품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는 펫프렌즈에도 투자하고 있습니다. 작년 말 기준 보유 지분은 29.96%로, 2021년 GS리테일은 펫프렌즈에 90억원을 현금출자했었죠. 반려동물을 위한 로봇·CCTV를 개발하는 바램시스템에도 투자하고 있죠.
GS리테일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어바웃펫은 성장하고 있습니다. 작년 어바웃펫의 매출은 463억원으로 2021년보다 76.7% 증가했죠. 매출 추이를 보면 2019년 80억원, 2020년 118억원, 2021년 262억원, 2022년 463억원 등으로 매년 규모를 키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손실은 이어지고 있죠. 작년 어바웃펫의 당기순손실은 279억원으로 2021년(141억원)보다 손실 규모가 2배 가까이 커진 것입니다. 대규모 투자가 들어가는 사업 초기 적자는 불가피합니다. 사업 초기는 흑자를 내는 것보다 매출 성장에 집중하는 전략이 통할 때입니다.
다른 측면에선 작년 어바웃펫의 당기순손실 규모를 보면 풋옵션 계약이 아니었다면 GS리테일이 지난해 280억원 가까운 손실을 낸 회사의 주식을 이 가격대에 샀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올해부터는 잣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GS리테일이 어바웃펫을 인수한 지 5년이 지나가고 있죠. 어바웃펫의 전신인 펫츠비가 2012년에 설립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업력'이 10년이 넘죠. '사업초기라 적자가 난다'는 말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펫프렌즈의 처지도 비슷합니다. 이 회사의 작년 매출은 864억원으로 2021년보다 42% 증가했지만 작년 당기순손실은 152억원으로 손실 규모가 더 커졌죠.
반려동물 시장은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국내 펫케어 시장 규모는 2017년 14억8000만달러(1조9092억원)에서 2020년에는 17억9000만 달러(2조3091억원)로 성장했습니다. 2026년엔 27억9000만 달러까지 예상됩니다. 하지만 전체 시장의 성장이 GS리테일 반려동물 사업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내실 있는 성장이 필요할 때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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