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김아름 기자] 월마트가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 2024에서 드론 배송, 논스톱 쇼핑, 인홈 서비스 등 다양한 기술 혁신 사례를 공개했다. 소비자들에게 쇼핑 편의성과 자율성을 부여해 '매끄러운 쇼핑' 경험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무인 결제 '끝판왕'
9일(현지시간) 더그 맥밀란 월마트 CEO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 팔라조 볼룸에서 CES 2024 기조연설(키노트)을 갖고 월마트의 혁신과 리테일 시장의 혁신에 대해 소개했다.
월마트가 가장 먼저 선보인 기술은 월마트의 창고형 대형 할인매장인 샘스클럽에서 운영하고 있는 무인 결제 시스템 '스캔 앤 고'다. 무인 결제는 현재 국내에서도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주요 대형마트에서 운영하고 있는 시스템이지만 소비자가 직접 카트를 끌고 제품을 일일이 스캔해야 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스캔 앤 고'는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 스마트폰으로 스캔해 가격을 확인하고 모바일 결제도 가능하다. 줄을 설 필요 없이 바로 결제가 가능해 매장에 들어올 때부터 결제까지 '논스톱 쇼핑'이 가능한 것이다.
메간 크로지어 월마트 수석 부사장은 "샘스클럽은 소비자들이 출구에서 영수증을 확인하는 몇 초의 시간까지 절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말까지 스캔 앤 고 매장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문 15분 만에 드론 배송
리테일의 미래가 달린 배송 서비스에서도 여러 혁신 사례를 공개했다. 월마트, 아마존 등이 도입 중인 드론 배송은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월마트는 텍사스주 댈러스에 27개의 허브를 짓고 주문한 지 15분 내에 배송해 주는 드론 배송을 테스트하고 있다. 내년 말까지 75%의 가구에 드론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필요한 시간에 따른 맞춤형 배송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예를 들어 다음날 이후에 받아볼 상품은 날짜 지정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고 오늘 저녁 반찬거리를 주문할 때는 익스프레스 서비스를, 요리 중 갑자기 필요한 재료가 생겼을 때는 드론 배송을 선택하면 된다.
맥밀란 CEO는 "이렇게 많은 가구에 드론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월마트가 처음"이라며 "드론 배송은 미래가 아닌, 오늘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집 안, 냉장고에 직접 주문한 상품을 넣어 주는 '인 홈(In Home)' 배송도 강화한다. 월마트는 지난 2017년부터 스마트 자물쇠 업체인 어거스트와 손잡고 인 홈 배달 서비스를 테스트해 왔다.
자주 구매하는 제품을 미리 등록해 두면 AI가 구매 패턴을 파악해 스스로 생필품을 보충 주문, 인 홈 서비스를 통해 냉장고에 채워 두는 '개인화 자동 쇼핑'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월마트는 이밖에도 다양한 에너지 혁신안도 선보였다. 지난 2013년 이마트는 사용하는 모든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날 키노트에서는 2025년까지 50% 이상의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바꾸고 203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맥밀란 CEO는 "월마트가 추구하는 것은 사람이 주도하고 기술로 구동되는 옴니채널 리테일러"라며 "소비자의 돈과 시간을 절약하는 데서 만족하지 않고 소비자와 직원을 포함한 모든 사람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