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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버거 시장…'쉐이크쉑', 10년 간 생존한 비결은

  • 2026.04.08(수) 15:42

SPC 도입 후 10년 만에 매장 34개
국내 버거 시장 5조원 시대 열어
'품질'과 '로컬라이징' 앞세워 성장

/사진=쉐이크쉑 홈페이지 캡처

뉴욕 메디슨 스퀘어 공원의 작은 카트에서 시작한 '쉐이크쉑(Shake Shack)'이 한국 상륙 10주년을 맞았다. 쉐이크쉑은 2016년 SPC를 통해 국내에 들어온 이후 프리미엄 버거 시장 확대에 일조했다. 이후 글로벌 경쟁 브랜드들이 잇따라 철수하는 상황에도 쉐이크쉑은 굳건하게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3일 만에 1억원

2016년 7월. 강남 신논현역 인근에 쉐이크쉑 1호점이 들어섰다. 당시 열기는 굉장히 뜨거웠다.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도 1500명이 넘는 대기 줄이 늘어섰다. 오픈 당일 첫 입장객은 버거를 먹기 위해 무려 15시간을 기다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픈 3일 만에 매출 1억원을 돌파한 쉐이크쉑 강남점은 한때 전 세계 쉐이크쉑 매장 중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쉐이크쉑의 인기는 한국 소비자의 '가치 소비' 트렌드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 현지에서만 경험할 수 있었던 브랜드가 국내에 들어왔다는 상징성이 SNS '인증' 문화와 결합하며 확산했다. 기존 4000~5000원대 패스트푸드 버거에 익숙했던 소비자들에게 단품 메뉴 가격이 7000원 이상인 쉐이크쉑 버거는 '비싸지만 경험해볼 가치가 있는 소비'로 받아들여졌다.

쉐이크쉑 1호점 오픈 당시 대기줄이 길게 늘어 선 모습/사진=SPC

여기에 고급 식재료 전략도 주효했다. 쉐이크쉑은 앵거스 비프 패티와 토종 효모 번 등을 앞세워 버거를 단순히 패스트푸드가 아닌 '요리'의 영역으로 끌어올렸다. 외식 물가가 급등해 냉면 1만2000원, 삼계탕 1만8000원 수준까지 오른 상황에서 1만원 내외로 즐길 수 있는 버거는 오히려 합리적인 식사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가성비'와 '심리적 만족'을 동시에 잡은 포지셔닝이 롱런의 발판이 된 셈이다.

쉐이크쉑은 시장 확대의 촉매 역할도 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버거 시장 규모는 2015년 약 2조3000억원에서 2024년 4조2000억원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이 커지면서 쉐이크쉑의 외형 확장도 함께 이뤄졌다. 2016년 2개 매장에서 출발한 쉐이크쉑은 현재 전국 3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부산·대구·대전 등 비수도권 주요 거점으로 확장하며 대중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버거 '각축장' 속 생존 비결

쉐이크쉑이 닦아놓은 프리미엄 버거 시장 위로 쟁쟁한 후발주자들이 잇따라 진입했다. 2022년 굿 스터프 이터리(GSE), 슈퍼두퍼, 고든램지 버거가 들어섰고, 2023년에 파이브가이즈가 문을 열었다.

하지만 경쟁 심화는 곧바로 구조조정으로 이어졌다. 굿 스터프 이터리는 오픈 5개월 만에 백기를 들고 철수했다. 슈퍼두퍼 역시 수익성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3년을 채우지 못한 채 사업을 접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결국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확보한 브랜드만 살아남는 '옥석 가리기'가 시작된 셈이다.

그런 만큼 10년간 사업을 이어온 쉐이크쉑의 생존력은 더욱 눈에 띈다. 쉐이크쉑이 시장에 안착하게 된 배경에는 '품질·경험·현지화'로 이어지는 차별화 전략이 있다. 쉐이크쉑은 원재료부터 경쟁사와 선을 그었다. 상위 10% 수준으로 선별된 블랙앵거스 비프를 사용하는 등 식재료 등급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았다. 크링클컷 프라이 등 주요 메뉴의 원재료와 레시피를 글로벌 매장과 동일하게 유지하며 '어디서 먹어도 같은 맛'이라는 신뢰를 구축했다.

'경험'을 파는 전략도 주효했다. 쉐이크쉑은 국내외 미쉐린급 셰프들과 협업을 이어가며 버거를 하나의 요리로 끌어올렸다. 시즌 한정 메뉴와 협업 제품을 통해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구조를 만든 것도 특징이다.

그래픽=비즈워치

현지화 전략도 적극적으로 펼쳤다. 글로벌 표준을 유지하면서도 한국 시장에 맞춘 메뉴 개발을 지속해온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고추장 버거, 막걸리 쉐이크 등은 단순 변형 메뉴를 넘어 한국 식문화 요소를 브랜드에 녹여낸 사례다. 이런 시도는 해외 브랜드 특유의 이질감을 낮추고 동시에 '한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메뉴'라는 희소성을 만들어 충성 고객 확보로 이어졌다.

쉐이크쉑은 현재 1000억원대의 안정적인 매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외형 성장과 별개로 수익성 개선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프리미엄 식재료를 고집하는 브랜드 특성상 타 브랜드보다 원가 부담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쉐이크쉑과 잠바주스 등을 운영하는 빅바이트컴퍼니의 매출은 2024년 1065억원에서 2025년 1251억원으로 약 17.5%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9억원에서 44억원으로 확대됐다. SPC 관계자는 "매출은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최근 치폴레 국내 오픈에 따른 초기 투자 비용과 시스템 구축 비용이 반영되면서 일시적으로 적자 폭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버거 시장은 이미 성장 초기 단계를 지나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 국면에 들어섰다"며 "브랜드 인지도보다 원가 구조와 점포 운영 효율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가져가느냐가 장기 생존 여부를 판가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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