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형제 G마켓과 SSG닷컴이 독자적인 '맞춤 멤버십'을 내걸고 충성고객 모집을 시작했다. 신세계유니버스클럽의 실패 이후 홀로서기에 나선 이커머스 계열사들이 손을 잡는 모양새다. 이커머스에 최적화된 '적립식 멤버십'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적립에 올인
G마켓은 지난 23일 자체 유료 멤버십 '꼭 멤버십'을 론칭했다. 지난해 말 유니버스 클럽 서비스 종료를 선언하고, 1월 말 '꼭 멤버십' 론칭을 알린 지 3개월여 만이다. 그만큼 이번 멤버십 론칭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의미다.
오래 준비했지만 혜택은 복잡하지 않다. 월 2900원을 내면 월 20만원까지 5%, 320만원까지 2%를 스마일캐시로 적립해 준다. 320만원어치를 구매했을 경우 총 적립액은 7만원이다. 사용 조건이 덕지덕지 붙은 할인 쿠폰도, 적립을 위한 최소 구매 금액 조건도 없다.
만약 월 6만원 미만을 이용해 적립액이 2900원 이하일 경우 차액을 캐시로 보전해 준다. 한 달 동안 G마켓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아도 2900원이 다시 스마일캐시로 들어온다. 2900원을 허공에 날릴 일은 없다. 유료 멤버십 가입비에 대한 '차액보상제'는 업계 최초다.
'신세계 형제' SSG닷컴은 1월 초 일찌감치 자체 유료 멤버십을 내놨다. 7% 적립을 강조한 '쓱세븐클럽'이다. 다른 혜택을 모두 쳐내고 구매 금액의 7%를 적립해 주는 방식을 택했다. 지난 달엔 기존 2900원 멤버십에 1000원을 보태면 OTT '티빙'을 구독할 수 있는 결합 요금제도 내놨다.
1+1=3?
G마켓과 SSG닷컴이 나란히 '적립형 멤버십'을 내놓은 건 우연이 아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유료 멤버십을 통한 충성고객 확보가 최대 과제다. 신세계유니버스클럽은 이 시장에서 다양한 카테고리의 쿠폰을 지급하는 '물량공세' 전략을 펼쳤고, 실패했다. 쿠팡과 네이버쇼핑의 직관적인 혜택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상황에 맞춰 쿠폰을 사용하는 방식을 귀찮아했다.
유니버스클럽의 실패를 맛본 G마켓과 SSG닷컴의 선택은 '단순화'였다. G마켓의 5% 적립과 SSG닷컴의 7% 적립은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단순화된 서비스다. 적립률과 월 한도에만 차이가 있다. 다른 쿠폰이나 부가 서비스는 거의 모두 없앴다.
재미있는 건 '유니버스 클럽'에서 나온 두 기업이 다시 손을 잡았다는 점이다. 양 사의 멤버십을 동시에 가입하면 각 사에서 각각 1000원씩 캐시를 돌려주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각 멤버십의 가격이 2900원이니 총 3800원에 꼭 멤버십과 쓱세븐클럽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양 사가 손을 잡은 건 같은 '이커머스'면서도 주요 타깃이 다르다는 점 때문이다. 쓱세븐클럽을 이용할 잠재 고객의 주요 니즈는 식료품이다. 이마트를 기반으로 한 신선식품은 SSG닷컴의 최대 강점이다. SSG닷컴이 2024년 내놨던 쓱세븐클럽의 전신 '쓱배송 클럽'도 그로서리 특화 멤버십이었다.
반면 G마켓은 오랜 업력으로 다져진 넓은 상품 카테고리가 최대 장점이다. 흔한 말로 '없는 게 없는' 이커머스다. 몇백원짜리 소품부터 몇백만원짜리 고가 전자제품까지 커버한다. 겉으로 보기엔 비슷한 이커머스지만 실제로는 중복 고객이 많지 않다.
이 때문에 똑같은 '적립식'이면서도 세부 구조는 다르다. SSG닷컴은 소액 구매가 많은 장보기 고객을 타깃으로 해 적립률이 7%로 높다. 구매 금액별 차이도 없다. 반면 G마켓은 '많이 살수록 싼' 구조를 택했다. 쓱세븐클럽의 최대 혜택 구간이 월 70만원인 데 비해 꼭 멤버십은 320만원이다.
이번엔 통할까
업계에서는 멤버십의 마케팅 포인트를 공급자 편의적인 쿠폰 시스템 대신, 소비자 편의적인 '적립'으로 일원화한 전략에 대해서는 좋은 선택이라고 평가한다. 여러 유료 멤버십을 동시에 사용하는 소비자가 많은 만큼 각각의 서비스가 복잡해지면 가입 허들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내부보다는 외부에 있다. 우선 쿠팡이나 네이버쇼핑, 컬리 등 강력한 외부 경쟁자가 있다. 멤버십 자체의 효율보다는 다른 멤버십과의 비교가 중요하다. 당장 SSG닷컴이나 G마켓이 근원 경쟁력으로 이들을 앞서기는 쉽지 않다. 결국 포지셔닝을 '제 2~3의 멤버십'으로 잡아야 한다. 쿠팡이나 네이버 멤버십도 사용하면서 다른 멤버십을 추가로 가입하려는 고객을 붙들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이마트나 스타벅스, 스타필드 등 다른 신세계 계열사와의 연계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서비스 외연 확장이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이커머스와의 시너지가 불확실한 오프라인 계열사와 서비스를 공유할 경우 '유니버스 클럽 시즌 2'가 될 수 있다.
쓱세븐클럽과 꼭 멤버십의 연계 혜택이 단순히 구독료 할인에 그치는 점도 아쉽다. 양 사가 별도의 캐시 시스템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쿠팡의 경우 쿠팡 캐시를 쿠팡 쇼핑에도, 쿠팡이츠 배달 주문에도 사용할 수 있다. 네이버쇼핑 역시 마찬가지다.
앞서 G마켓과 SSG닷컴은 G마켓의 우수 상품을 SSG닷컴에서도 판매하는 연동 판매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이와 같은 협업을 늘려야 한다는 조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사들은 각각의 입장이 달라 소비자들의 생각만큼 자유로운 연계가 어렵다"며 "G마켓과 SSG닷컴의 연합 작전이 어디까지 고도화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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