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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광고]"삐삐리 빠삐코~" 여름이면 생각나는 그 노래

  • 2026.08.02(일) 13:00

1981년 초코맛 펜슬형 아이스크림으로 등장
'고인돌' 캐릭터와 함께 대표 브랜드로
40년 넘게 이어진 CM송과 브랜드 자산
추억을 넘어 새로운 팬덤으로 자리매김

그래픽=비즈워치

[그때 그 광고]는 우리나라 식품유통업계의 광고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광고들을 소개하고 그 뒷 이야기들을 펼쳐보는 콘텐츠입니다. 꼴찌 브랜드를 단숨에 1위로 만든 '최고의 광고'부터 잘 나가던 브랜드의 몰락을 불러온 '최악의 광고'까지, '광고의 정석'부터 '광고계의 이단아'까지. 우리의 인상에 남았던 여러 광고 이야기를 나눠 볼 예정입니다. 여러분의 추억의 광고는 뭔가요? 혹시 이 광고 아닌가요.[편집자]

"삼강, 빠삐코"라는 문구와 함께 돌고래와 백곰이 등장하며 광고의 막이 오른다. 이어 박수동 화백의 '고인돌' 캐릭터들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빠빠라 빠빠라 빠 삐삐리 빠삐코, 헤이!" 캐릭터가 들고 있던 마이크는 초콜릿맛 빠삐코로 변하고 "더울수록 시원한 맛 삼강 빠삐코"라는 중독성 강한 멜로디가 이어진다. 캐릭터들은 빠삐코를 맛있게 먹고,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먹은 뒤에는 "손이 시려워! 입이 시려!"라고 외친다. "올여름 더위는 빠삐코에 맡겨다오, 다오, 다오, 다오! 빠빠라 빠빠라 빠삐코, 삼강 빠빠 빠빠라 빠삐코." 경쾌한 노래가 끝나면서 30초가량의 광고도 마무리된다.

1989년 롯데웰푸드(옛 삼강산업·롯데삼강)가 선보인 아이스크림 '빠삐코' 광고입니다. 만화 '고인돌'의 박수동 화백이 그린 캐릭터와 "빠빠라빠빠라바~ 삐삐리 빠삐코~"로 시작하는 중독성 강한 CM송을 결합해 단숨에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는데요.

이후 빠삐코 광고는 40년 넘게 '고인돌' 캐릭터와 함께해왔습니다. 이제 고인돌 캐릭터와 CM송은 빠삐코를 떠올리게 하는 대표적인 상징이 됐죠. 오랜 시간 같은 캐릭터와 광고를 이어온 빠삐코는 수많은 유사 제품 속에서도 독보적인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하며 펜슬형 아이스크림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습니다.

초코맛 펜슬 아이스크림

대한민국 아이스크림 역사에는 특정 제품 유형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장수 브랜드들이 있습니다. 1962년 국내 최초 대량생산 아이스크림으로 출시된 '삼강하드'는 '하드 아이스크림'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됐고, 1976년 등장한 '쮸쮸바'는 튜브형 아이스크림 시장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1981년 롯데웰푸드가 선보인 '빠삐코'는 펜슬형 아이스크림 시장의 판도를 바꾼 제품으로 평가받습니다. 빠삐코가 처음 출시된 당시만 해도 펜슬형 아이스크림 시장은 과일맛 제품이 주를 이뤘습니다. 빠삐코는 당시 익숙하지 않았던 진한 초콜릿맛을 앞세워 차별화를 시도했죠. 부드러운 식감과 진한 초콜릿 풍미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출시 초기에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인기를 얻었는데요. 이후 다양한 유사 제품이 등장했지만 빠삐코는 특유의 맛과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바탕으로 펜슬형 아이스크림의 대표 주자가 됐습니다.

빠삐코의 변화 과정/사진=롯데웰푸드

빠삐코의 성공은 제품 경쟁력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데요. 빠삐코만의 독보적인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한 배경에는 시대를 앞서간 '아트 마케팅'이 있었기 때문이죠. 바로 박수동 화백의 만화 '고인돌' 캐릭터입니다.

롯데웰푸드와 박수동 화백의 인연은 1979년 '마니나' 아이스크림 광고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후 박 화백의 '고인돌' 캐릭터는 빠삐코와 스크류바 광고에 등장하며 롯데웰푸드의 대표적인 광고 캐릭터로 자리 잡았습니다. 1989년 처음 전파를 탄 빠삐코 광고는 특유의 태운 성냥개비 선으로 그려진 익살스러운 '고인돌' 캐릭터와 중독성 강한 CM송을 결합해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광고 속 캐릭터와 음악은 오랜 시간 소비자 곁을 지키며 빠삐코의 고유한 브랜드 자산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소비자들은 제품의 맛뿐 아니라 익숙한 캐릭터와 멜로디를 통해 빠삐코를 기억하게 됐죠.

장수 브랜드의 끊임없는 진화

장수 브랜드에는 익숙함이라는 강점과 노후화라는 위험이 늘 공존합니다. 브랜드 이미지를 성급히 바꾸면 기존 소비자와의 유대감이 약해질 수 있고, 반대로 과거의 모습만 고수하면 젊은 소비자에게 낡은 브랜드로 외면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죠.

하지만 '빠삐코'는 박수동 화백의 '고인돌' 캐릭터와 함께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자리를 유지했습니다. 초기 광고의 톤앤매너를 유지하면서 제품 패키지에도 고인돌 캐릭터를 핵심 아이덴티티로 입혔죠.

이처럼 일회성 모델 기용에 그치지 않고 한 예술가와의 인연을 45년간 이어온 사례는 국내 식품업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데요. 빠삐코는 고유의 캐릭터를 유지하면서도 시대에 맞춰 새로운 방식으로 소비자와 소통하며 장수 브랜드로서의 경쟁력을 증명해 나가고 있습니다.

2021년 롯데웰푸드가 협업 40주년 기념으로 박수동 화백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사진=롯데웰푸드

원작 만화를 접하지 못한 젊은 세대에게도 빠삐코의 '고인돌' 캐릭터는 낯설지 않습니다. 특유의 익살스러운 그림체와 레트로 감성이 새로운 친근함으로 다가갔기 때문입니다.

2008년에는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메인 테마곡과 빠삐코 CM송을 결합한 '빠삐놈' 영상이 화제가 됐습니다.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이 패러디 영상은 패러디 사진, 포스터, 벨소리, 동영상 등 2차 콘텐츠로 끊임없이 재생산되며 급속도로 확산했는데요.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빠삐코의 매출 역시 크게 늘었고 주 소비자층도 20~30대로 넓어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는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브랜드를 놀이 문화로 재해석한 대표적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과거 빠삐코 광고를 기억하는 세대에게는 추억을 불러일으켰고, 원작 만화나 초기 광고를 모르는 젊은 세대에게는 신선하고 유쾌한 밈(Meme)으로 다가간 셈입니다.

과거와 현재의 교감

최근 빠삐코는 출시 45주년을 맞아 소비자가 직접 브랜드의 새로운 얼굴을 만드는 참여형 마케팅도 선보였습니다. 롯데웰푸드가 진행한 '빠삐코 NEW LOOK 패키지 공모전'에는 총 902건의 작품이 접수됐는데요. 1만1385명에 달하는 소비자 투표를 거쳐 최종 1위로 선정된 작품은 한정판 패키지로 실제 상용화됐습니다.

당선작에는 빠삐코를 상징하는 '고인돌' 캐릭터와 현대 소비자들이 함께 어우러진 모습이 담겼는데요. 캐릭터와 소비자가 한데 모여 빠삐코의 생일을 축하하는 연출을 통해 브랜드가 걸어온 긴 역사와 현재의 소비자 문화를 자연스럽게 하나로 연결했죠.

빠삐코 기본 패키지(위)와 45주년 소비자 공모전 당선 특별 패키지/사진=롯데웰푸드

빠삐코는 '고인돌' 캐릭터와 CM송이라는 핵심 자산을 지켜내면서도 시대 변화에 발맞춘 광고 기법과 밈, 소비자 참여형 콘텐츠를 더하는 유연한 전략을 택했습니다. 과거의 유산을 단순히 반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랜 시간 축적된 브랜드 가치를 새로운 소비 문화와 지속해서 접목해 왔죠.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빠삐코는 박수동 화백의 '고인돌' 캐릭터와 함께 45년간 세대를 이어온 롯데웰푸드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오랜 시간 축적된 브랜드의 레트로 헤리티지를 현대적 감각으로 지속해서 재해석해 과거를 기억하는 세대에게는 추억을, 젊은 세대에게는 새로운 즐거움을 전하는 장수 브랜드로 계속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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