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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무신사도 반한 '드타미프로젝트'…비결은 '컬러'

  • 2026.08.04(화) 14:17

정진주 드타미프로젝트 대표 인터뷰
동양 아이 체형·피부색 맞춘 독자적 컬러감
무신사파트너스 키즈 '최초' 투자 유치
'상품·소통·공간' 앞세워 올해 100억 목표

정진주 드타미프로젝트 대표./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아이보리, 베이지, 브라운… 일명 '아베브' 색상으로 맞춰 입은 아이들 사진이 SNS를 도배하던 때가 있었죠. 그런데 이상했어요. 서양 아이들에겐 감성적으로 보일지 몰라도, 우리 아이들에게 입혀놓으면 이상하게 얼굴빛이 푹 죽어 보이는 겁니다."

학창 시절 미술을 전공하며 남달리 색상에 민감했던 정진주 대표는 그 장면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흑백 모빌에서 컬러 모빌로 넘어갈 만큼 아이들에게 시각적 자극과 다채로운 색감 경험이 중요한데, 왜 옷장 속 색깔은 점차 사라져만 가는 걸까. 동양 아이들의 피부색과 이목구비에 어울리는 자신만의 컬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마침내 브랜드 창업으로 이어졌다.

첫째 아이의 태명인 '타미'에 자신이 직접 기획하고 만들어가는 브랜드라는 의미의 '프로젝트'를 더한 키즈 브랜드 '드타미프로젝트'는 그렇게 탄생했다. 지난 3일 서울 중구 신당동 드타미프로젝트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정 대표를 만났다. 두 아들을 키우는 엄마이자, 브랜드 디렉터인 그는 저출산 시대 아동복 시장의 변화와 그 속에서 드타미프로젝트가 성장한 비결을 들려줬다.

"패턴보다 컬러"

드타미프로젝트의 경쟁력은 단연 독보적인 '컬러'에서 나온다. 예술고등학교와 미술대학에서 공부하며 색감에 대한 감각을 키운 정 대표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컬러'를 브랜드의 무기로 삼았다. 정 대표는 "어릴 때부터 다양한 색을 접하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아이들이 옷을 통해 자연스럽게 여러 색을 경험하고 자신만의 색감과 취향을 키울 수 있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특히 드타미프로젝트는 아동복 시장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화려한 패턴'보다 '컬러'를 중심으로 상품을 구성한다. 패턴이 강한 옷은 한두 번 입으면 인상이 뚜렷하게 남지만, 색감이 다른 기본 아이템은 조합에 따라 매번 새로운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6FW 발매 예정인 헤시실키 가디건과 비니/사진=드타미프로젝트

드타미프로젝트는 자체 컬러를 개발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그는 "원단을 직접 보고 염색 단계까지 참여해 원하는 색을 만든다"면서 "미묘한 차이지만 원하는 색상이 나올때까지 몇번이고 수정을 거듭하면서 우리만의 색상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드타미프로젝트는 제품을 판매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는다. 키즈룩북을 통해 다양한 코디를 보여주며 고객들이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정 대표는 "한 가지 제품으로도 여러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을 고객에게 안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브랜드 서포터즈를 운영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정 대표는 "서포터즈들이 아이에게 직접 제품을 입히고 다양한 스타일링을 선보이다보면 자연스럽게 다른 고객들에게 코디와 사이즈 선택의 기준을 제공하게 된다"면서 "한 가지 색상이나 스타일에 치우치지 않고 여러 제품을 조합한 착장을 보여주며 기존 상품을 새롭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제안한다"고 말했다.

엄마가 직접 검증한 실용성

키즈 의류는 부모가 구매하지만 실제로 입는 사람은 아이다. 아무리 디자인이 예뻐도 아이가 불편해하면 선택받기 어렵다.

두 아들을 키우는 정 대표는 모든 제품의 세탁과 착용 테스트를 생산팀이 아닌 본인이 직접 진행한다. 세탁기를 수없이 돌렸을 때 형태 변형이 없는지, 니트의 까끌거림이나 데님 의류의 신축성이 활동량 많은 아이에게 걸림돌이 되진 않는지 꼼꼼하게 살핀다.

아이들의 반응도 상품 개발에 반영한다. 니트가 거칠어 아이가 입기를 거부하면 소재를 다시 검토한다. 정 대표는 "우리 아이들이 불편해서 입지 않으려는 옷은 다른 아이들도 편하게 입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디자인이 예뻐도 착용감이 좋지 않으면 상품으로 완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진주 드타미프로젝트 대표./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얻은 의견도 차곡차곡 쌓여 신제품 기획으로 이어진다. 올겨울 출시를 앞둔 아동용 패딩이 대표적이다. 그는 "획일화된 스포츠 브랜드 패딩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패딩을 입었을 때도 스타일이 살아 보이는 제품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많았다"면서 "어떤 형태와 디자인이 드타미프로젝트답게 보일지 오랫동안 고민했다"고 말했다. SNS를 통해 선공개한 제품은 이미 고객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런 고객 만족 전략은 대표 상품의 흥행으로 이어졌다. 시그니처 상품인 '캥거루 슈트'는 29CM에서 단일 상품 기준 3일 만에 1억2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사계절 효자 상품인 '스프링 로고 비니'도 지난해 가을·겨울 시즌 약 2만5000장, 올해 봄·여름 시즌 약 2만장이 판매되며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무신사 투자로 성장 발판

드타미프로젝트는 올해 무신사파트너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무신사파트너스가 투자한 첫 키즈 브랜드다. 투자 유치의 배경에는 1년 넘게 이어진 무신사의 러브콜이 있었다. 정 대표는 "안정적인 성장을 선호해 외부 투자에 신중했지만,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하고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투자유치와 29CM 입점은 드타미프로젝트가 한 단계 도약하는 전환점이 됐다. 기존에는 인스타그램과 자사몰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알려왔지만, 29CM 입점 이후에는 드타미프로젝트를 처음 접하는 고객도 늘었다. 성인 패션 브랜드의 키즈 협업 제안도 이어지고 있다.

그는 "여러 플랫폼에서 입점 제안을 받았지만 29CM 고객은 본인이 옷을 좋아하고 아이에게도 감도 있는 옷을 입히고 싶어 하는 소비자라고 봤다"며 "단순히 가격이 저렴한 상품보다 디자인과 브랜드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에게 드타미프로젝트를 알리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서울 중구 소재 드타미프로젝트 플래그십 스토어에 앉아 있는 정 대표,./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온라인에서 쌓은 팬덤은 오프라인으로도 확장하고 있다. 드타미프로젝트는 지난 5월 서울 중구 신당동에 첫 플래그십스토어를 열었다. 지하 1층은 물류 공간, 1층은 매장, 2~4층은 사무 공간으로 운영한다. 

플래그십스토어는 단순한 판매 공간을 넘어 고객의 소비 변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확인하는 창구 역할도 한다. 정 대표는 "온라인에서 반응이 좋은 제품과 오프라인에서 인기가 많은 제품이 꼭 같지는 않다"며 "사진으로는 어렵게 느껴지는 컬러가 실제 매장에서는 좋은 반응을 얻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구키즈 성수와 서울숲 매장을 통해 해외 고객과의 접점도 넓어졌다. 외국인 방문객이 많은 성수 상권의 특성상 이구키즈 성수 매장의 외국인 매출 비중은 지난 7월 60%를 넘어서기도 했다.

해외 시장에서도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현재 일본과 중국을 중심으로 홀세일을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과 러시아 등 해외 유통업체의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그는 "한국 아동복의 디자인과 품질에 관심을 보이는 해외 바이어가 많다"면서 "한국 소비자는 디자인과 품질, 가격을 모두 꼼꼼하게 따지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검증된 브랜드는 해외에서도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저출산 시대, 달라진 키즈 소비

최근 키즈 패션 시장은 저출산 속에서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장기화된 경기 침체 여파로 부모들의 구매 기준은 한층 까다로워졌다. 정 대표는 이런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매출보다 CS현장에서 가장 먼저 체감한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한두 시즌 입힐 수 있는지를 묻는 문의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단일 제품을 2년 이상 입힐 수 있는지 확인하는 문의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아이의 성장 속도를 감안해 일부러 큰 사이즈를 구매한 뒤 소매나 바짓단을 접어 입히는 소비 형태도 보편화됐다.

정 대표는 "예전에는 소재가 좋고 마음에 들면 구매했다면 최근에는 큰 사이즈를 사서 롤업 해 입히거나 성별 구분 없이 남매·자매가 함께 입을 수 있는 실용적인 옷을 찾는다"며 "경기가 어렵다는 걸 매출보다 고객상담 내용에서 먼저 체감하게 된다. 이제는 실용성과 퀄리티, 가격 삼박자를 모두 갖춰야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29CM 키즈 편집숍 '이구키즈 성수' 공간/사진=무신사

이에 따라 성별 구분 없이 남매·자매가 함께 입을 수 있는 젠더리스 제품이나 여러 계절에 걸쳐 착용 가능한 실용적인 옷을 찾는 수요도 증가했다. 아이 수가 줄어든 만큼 한 명에게 지출을 집중하는 소비 경향도 존재하지만, 대다수는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단순히 디자인만 예쁜 상품으로는 생존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정 대표는 "아이 수가 줄어 한 명에게 더 쓰는 소비도 있지만 시장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며 "실용성과 품질, 가격을 두루 갖추지 못하면 선택받기 어렵다. 패션 시장에서 아동복 분야가 성장하고 있음에도 꾸준히 사업을 영위하는 브랜드가 드문 이유"라고 말했다.

시간이 흘러 꺼내봐도 예쁜 추억으로

드타미프로젝트는 회사가 가파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도 브랜드 고유의 일관성을 지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정 대표는 회사의 규모가 커진 현재도 제품 기획은 물론 모델 착장 촬영과 전체 디렉팅을 직접 총괄한다. 브랜드의 감도와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충성 고객과의 약속이자 드타미프로젝트의 본질이라는 신념 때문이다.

그는 "매출이 늘어나면 다양한 고객층을 고려해 여러 디자인을 시도해 볼 수도 있지만, 드타미프로젝트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기존 고객들을 잊지 않으려 한다"며 "브랜드의 일관성이 흐려지면 그것을 가장 먼저 알아채는 주체 역시 고객"이라고 말했다.

정진주 드타미프로젝트 대표./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드타미프로젝트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지점은 유행만 따라가는 옷이 아닌, 아이의 일상과 기억에 오래 남는 브랜드다.

정 대표는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수많은 사진을 남긴다"면서 "훗날 아이가 자라 어릴 적 사진을 다시 봤을 때 '우리 엄마가 나를 이렇게 예쁘게 입혀서 키워줬구나' 하고 느낄 수 있는 좋은 추억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들의 일상에 가치 있는 추억으로 남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올해 목표인 매출 100억원을 향해 달리면서 상품력과 고객 소통, 오프라인 경험을 함께 강화해 오래 사랑받는 브랜드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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