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러닝화 브랜드 '호카(HOKA)'의 국내 유통사 조이웍스 조성환 전 대표가 이른바 '갑질폭행 사건' 발생 8개월 만에 공개석상에 나와 사과했다. 다만 사건의 배경에는 호카 국내 판권을 노린 전직 직원과 경쟁업체 관계자들의 '폭행 유도'가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새로운 진실공방이 예상된다.
조 전 대표는 10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개인의 불찰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폭행은 정당화될 수 없으며 법적·도의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당초 알려진 '하청업체 갑질폭행'이라는 사건의 성격에는 강하게 반박했다. 조 전 대표는 "당시 상대방은 단순한 하청업체 직원들이 아니라 회사 내부정보 유출과 경쟁업체 이직 등 이해관계가 얽힌 인물들이었다"며 "호카 국내 판권을 가져가기 위해 의도적으로 폭행을 유도한 뒤 이를 언론에 제보했다"고 주장했다.
조 전 대표 측은 이날 사건 전후 관계자들의 접촉 과정과 내부정보 유출 정황 등을 담은 자료도 공개하며 '사전에 기획된 언론 플레이'라는 주장을 폈다. 사건 이후 호카 브랜드 보유사인 데커스가 조이웍스에 계약 종료를 통보하고 국내 주요 패션·유통업체들이 호카 판권 확보에 나선 일련의 과정도 이 같은 의혹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조 전 대표 측 주장이다.
하지만 폭행이라는 엄연한 물리적 행위는 사건 배경을 둘러싼 의혹과 별개 문제라는 비판도 나온다. 조 전 대표가 폭행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회사가 처한 경영 위기와 계약 종료 문제를 상대방의 사전 기획 탓으로 돌리면서 결과적으로 자신의 폭행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상대방이 실제 어떤 의도를 갖고 접근했는지와 별개로 폭행에 대한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이 알려지면서 조 전 대표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고, 호카를 보유한 미국 데커스 브랜드(Deckers Brands)는 조이웍스에 국내 유통계약 종료를 통보했다.
조이웍스는 이에 반발해 미국중재협회(AAA) 국제분쟁해결센터(ICDR)에 중재를 신청했다. 본안 판단에 앞서 조이웍스가 국내 호카 사업권을 당분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긴급조치가 내려지면서 양측의 분쟁은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조 전 대표 측은 내부정보 유출과 판권 탈취 의혹과 관련해 배임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관련자들에 대한 법적 대응에도 나선 상태다.
결국 이번 사건은 조 전 대표의 폭행 책임과 별개로 실제 '판권 탈취를 위한 사전 기획'이 존재했는지를 둘러싼 2차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피해자 측과 전직 직원, 경쟁업체 간 고소·폭로·반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사기관의 판단과 데커스-조이웍스 간 국제중재 결과가 호카 국내 판권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관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