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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에 1300억 추가 베팅한 네이버…C2C 키운다

  • 2026.08.13(목) 08:00

네이버 지분율 15.4%로 상승…계열 지배력 강화
실적 개선세 속 C2C 취향 데이터 활용 가치 주목
스니커즈 벗어나 PB 브랜드·해외 협업 본격화

그래픽=비즈워치

크림이 네이버(NAVER)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투자받고 C2C(개인 간 거래) 기반의 데이터 경쟁력을 앞세워 몸집 불리기에 나선다.  스니커즈 리셀 앱으로 출발한 크림은 최근 한정판을 넘어 '종합 트렌드 커머스'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이번에 확보한 재원을 바탕으로 자체 브랜드(PB) 확장과 아시아 C2C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더 큰 베팅

네이버는 지난 4일 이사회를 열고 올 하반기 중 크림 유상증자에 참여해 보통주 3만8681주를 취득하기로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출자 규모는 1300억원이다. 이번 출자로 네이버의 크림 누적 투자금은 1800억원으로 늘어난다. 네이버가 크림에 직접 자금을 출자하는 것은 2022년 이후 두 번째다. 당시 네이버는 500억원을 투자해 지분 4.8%를 확보하고 크림의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유상증자로 네이버가 직접 보유한 크림 지분율은 15.4%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경우 네이버는 개별 주주 기준 스노우에 이어 크림의 2대 주주에 오른다. 현재 크림의 최대주주는 38.5% 지분을 가진 스노우다. 스노우는 크림이 물적분할하기 전 모회사이자 네이버가 지분 90.0%를 보유한 자회사다.

그래픽=비즈워치

유상증자 후 스노우 지분율은 34.2%로 낮아지지만 네이버와 스노우를 합친 합산 지분율은 49.6%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크림의 재무적 투자자(FI)인 알토스 계열과의 지분율 격차도 더 벌어질 전망이다. 현재 네이버 계열 합산 지분율(43.3%)과 알토스 계열 합산 지분율(31.6%)의 격차는 11.7%포인트 수준이다. 이번 네이버의 단독 증자가 완료되면 알토스 계열 지분율은 28.1%로 희석된다. 네이버 계열 지분율 격차는 21.6%포인트까지 확대된다. 네이버 계열의 지배력이 더 커진다는 의미다. 단, 최종 지분율은 향후 확정될 주당 발행가액에 따라 소폭 달라질 수 있다.

네이버가 이번에 크림의 지분율을 크게 늘리는 것은 2022년 첫 투자(500억 원) 이후 크림의 시장성과 사업 가치를 확인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향후 크림을 네이버의 'C2C 포트폴리오' 주요 축으로 키울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는 글로벌 C2C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네이버는 2023년 1월 북미 1위 C2C 패션 플랫폼 포시마크를 1조6700억원(13억1000만달러)에 인수했다. 지난해 8월에는 스페인 최대 C2C 플랫폼 왈라팝의 지분 100%를 확보하며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네이버는 2021년부터 단계적으로 왈라팝 지분을 확대해왔다. 크림 역시 지난 2023년 10월 일본 최대 한정판 거래 플랫폼 소다에 976억원을 투자해 지분 43.6%를 확보하고 연결 자회사로 편입했다.

취향이 돈이다

네이버의 크림 추가 투자를 두고 업계에서는 C2C 거래 데이터 확보를 핵심 이유로 꼽는다. 크림이 축적한 C2C 데이터를 자사 검색과 AI 서비스 고도화에 활용하려는 전략적 판단이라는 분석이다. C2C 데이터는 일반 커머스 데이터와 달리 이용자의 개별 취향과 관심사가 훨씬 정교하게 나타난다. 희소성 높은 한정판부터 일상 품목까지 거래되는 과정에서 상품 후기, 구매 대화, 검색 패턴 등 '롱테일' 데이터가 축적되기 때문이다.

최근 크림은 거래 품목과 영역을 넓히며 데이터 스펙트럼을 확장하고 있다. 초기에는 스니커즈 리셀 중심으로 사업을 했으나 최근 명품, 전자기기, 굿즈 등으로 영역을 대폭 확장했다. 야구 굿즈나 라부부, 포켓몬 카드처럼 트렌드 품목의 거래가 급증하면서 크림 거래액 중 스니커즈 외 카테고리가 차지하는 비중도 63%까지 확대됐다.

네이버 크림의 올 상반기 트렌드 리포트. / 사진=크림

실제로 네이버는 C2C 사업의 전략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앞서 왈라팝 인수 당시 네이버는 "데이터의 다양성이 경쟁력이 되는 AI 생태계에서 네이버의 경쟁력 또한 한층 더 높이게 될 것"이라고 직접 언급한 바 있다. 올해부터는 실적 발표에서도 C2C를 별도 사업 섹션으로 분리해 발표할 만큼 주요 성장축으로 다루고 있다.

크림의 실적 개선도 네이버 투자 결정을 뒷받침한다. 크림의 지난해 매출(소다 합산)은 3975억원으로 전년 대비 33.6% 늘었다. 영업손실은 81억원으로 2022년 860억원 대비 90% 넘게 줄었다. 크림이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오르면서 늘어나는 C2C 거래 과정에서 쌓일 데이터의 가치 역시 한층 더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몸집 더 키운다

크림은 이번 유상증자로 마련할 재원을 PB와 D2C 등 자체 브랜드 사업 확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중개 수수료 의존도가 높은 C2C 플랫폼의 한계를 데이터 기반 자체 상품 기획으로 돌파하기 위해서다.

크림은 지난달 C2C 거래로 쌓은 트렌드 데이터를 반영해 기획한 첫 자체 패션 브랜드 아크릴을 선보였다. 아크릴과 같은 패션 PB를 시작으로 뷰티와 식음료(F&B)로 PB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또 카테고리 확장도 지속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1월 출시한 금·은 실물 거래 서비스 크림 골드가 대표적이다.

네이버 크림의 첫 PB인 아크릴. / 사진=크림

이와 함께 크림은 인도네시아 킥에비뉴, 싱가포르 리벨로, 태국 사솜컴퍼니, 말레이시아 쉐이크핸즈 등 현지 C2C 플랫폼과의 크로스보더 협업도 검토하고 있다. 크림은 앞서 태국 1위 C2C 플랫폼 사솜컴퍼니에 지분투자를 단행하며 교두보를 마련한 상태다. 기존 투자 네트워크를 발판 삼아 아시아 시장 전반의 C2C 트렌드 데이터를 네이버 생태계와 결합할 것으로 기대된다.

크림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재원을 바탕으로 카테고리 확장 등 신규 사업 추진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며 "앞으로도 사용자 데이터에 기반한 다변화된 커머스 경쟁력을 갖추고 개인 간 거래 채널의 역할 이상으로 트렌드를 거래하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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